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580706?sid=105
“서울대 공대 입학 정원 850명 중 매년 100명 이상의 학생이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둡니다. 대부분 수능을 다시 봐서 의대로 가기 위해서지요.” (김영오 서울대 공대 학장)
대한민국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요람인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의 현주소가 공개됐다. ‘의대 쏠림’ 현상이 임계치를 넘어서며 국가 핵심 산업의 미래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관훈클럽은 지난 24일 제주 서귀포 KAL호텔에서 ‘과학기술 인재육성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첫 발제에 나선 김영오 서울대 공대학장은 이공계 인재 유출 실태를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김 학장에 따르면 서울대 공대 입학 정원 850명 중 매년 100명 이상이 1학년 때 학교를 떠난다. 2015년부터 급증한 이탈자는 최근 연간 120명을 넘어섰다.
김 학장은 “특히 화학생물공학부는 화학과 생물을 다룬다는 이유로 의대 준비에 유리하다고 인식돼 신입생의 25%가 1년 만에 자퇴하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28%를 차지하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인재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은 국가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발제에 나선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현상의 기저에 문화적 특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네덜란드 사회심리학자 G. 홉스테더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은 세계에서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가장 강한 나라 중 하나”라며 “이런 문화적 특성이 실패 위험이 있는 과학기술 분야보다 안정적인 고소득이 보장되는 의사, 변호사 같은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