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골공항행 철도는 두 갈래로 갈라져요
잘 골라 탔는지라 안심하고 앉아있는데
순 프랑스어로 뭐라뭐라 안내방송 나오더니
50프로 승객들이 우르르 내려요
무슨일인지 영문몰라 앉아있으니
맞은편 앉았던 40중반 프랑스아재
뭐라 말해주고싶은 눈치더니 그냥 내리고
결국 갈림길 정류장 도착하니 모든 승객 내리라고..
아마 공항까지 못가니 중도 내려 다음 차 타란 소리였던가 봐요
3분여 서있다 타니 기존 먼저 내린 승객들까지 합세한 만원 철도 탑승해 트렁크 붙잡고 서가야했죠
아까 맞은편 한 정거장 먼저 내렸던 프랑스인 아재는 4좌석 마주보는 의자에 앉아있더라구요
근데 할아버지가 같이 탑승했는데
그 4좌석 서로 마주본 데에 뚱뚱한 흑인여자가 앉아 2자리 차지하고 앉아있었고
그게 못마땅했는지 할아버지한테 좌석 내주라고 40대 아재가 한 소리 한 모양예요
흑인 여자 자기 다리 가리키며 자긴 못들어간다고. 덩치가 정말 커서 옆에 누가 앉기가 힘들어요
할아버지 난처해하고
눈치빠른 구석 남자분이 재빨리 퍼즐맞추듯
흑인 여자 옆좌석으로 옮겨앉아요
할아버지는 기어코 40대 프랑스인 옆 자리로 들어가 앉아 평온을 되찾은 듯 보였죠
사실 의자 구조가 한국처럼 일렬이 아니라
모르는 이들끼리 마주보는지라 다리가 맞닿아 좁고 불편해요
문제는 터미널역 도착 내리려 다 서는데
흑인 여자가 갑자기 언성 높이며 40대 프랑스아재한테 한대깔해요
뭐라뭐라..1미터 앞에 있었던지라 그녀 눈 보니 핏대가 서려있더라고요
둘이 맞장뜨며 싸우니 모든 사람 놀라 쳐다보고
내려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오르는 내내 싸우고.얼굴보니 40대 아재 역시 노기가 서려있는데 아침부터 정말 ㄸ밟았다 싶을 듯요
전철에서 그렇게 싸우는 건 한국포함 처음 봐요
그 상황에서 그냥 할아버지한테 자신이 양보하든가 아님 남의 일이니 모르쇠 하든가 해야할 듯
잘못 건드려 흑인 여자 폭주하는 꼴 보고 기분 완전 잡쳐 비행기 탑승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