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평소에 친구들 선후배들 엄마 시댁 모든 사람들 이야기들을 잘 들어주는 편이에요 사람이 모이는 스타일이고요
저도 어디서든 말 적게하딘않는데
유쾌하고 웃겨주고 하는 게 기본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통찰을 내어주면서 같이 깨달아가는 이야기를 보통 하지,
내 힘든거 낱낱이 호소하고 그러지는 못해요
그런쪽으로는 내향형이에요.
발화하는 순간 그 내용이 저를 압도하는 느낌을 받거든요
요즘 저에게 힘든 일이 있는데
주변에서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친구들이나 주변에서도 덜 연락하려고 하는지 이전보다는 모두에게 연락이 뜸해요. 평소에 전화를 워낙 많이 받는 편이거든요.
그렇게 뜸하게 지내다 제 안부가 궁금했는지 몇몇 친구들이 용기내(?)전화를 걸었더라고요
30년지기 친구, 20년지기 친구, 등등 오랜만에 연락을 줘서 반갑게 통화하고 어찌지내냐는 물음에 애쓰고 있고 생각보다 잘 견디고 있다고 했어요.
제가 워낙 무던하고 감정기복 없는 이상순 같은 인간이라(제 남편이 이효리처럼 화려하고 잘나가고 업다운 심한 사람이라 이런이야기들을 친구들이많이했거든요)
제가 잘 견디고 있다는 말이 진심이라 느끼고 안도하면서
그때부터는 또 자기들 힘든 이야기하더라고요
관성으로 돌아간거죠
늘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었으니..
그렇게 3명으로부터 전화를 끊고나니
인간은 아무리 남을 생각한다고 해도
정말 이기적이구나
결국 자기이야기 못해서
자기이야기 밀려서 연락텀이 길어지는걸 못견딘건가 싶고..
내 아픔과 삶의 버거움을 그 누구도 헤아리지 못하는 인생의 고독한 무게에 그냥 또 무릎을 꿇어버렸어요.
인생은 정말 혼자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