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리를 잘 못해요. 귀찮기도 하고.
그래서 대충 먹고 살아요.
너무 대충 살다 보니 요즘은 거의 음식을 안 하죠.
그러니 다른 분들이 저에게 도대체 뭘 먹고 사느냐고 하고, 저도 저이지만 남편은 뭘 먹고 사느냐고 해요.
그래서 제가 먹는 음식에 대한 고찰을 해봤습니다.
거창하게 고찰씩이나.
보통은 밥과 김치와 계란후라이와 김 등에 먹습니다.
그러다가
황태무침이 먹고는 싶은데 만들기 귀찮으면
냉동실의 약간 촉촉한 먹태 꺼내서
참기름 넣은 고추장에 찍어 먹어요.
밥, 김치, 고추장 황태와 곱창김이면 훌륭한 한 끼가 됩니다.
다시마를 사서 물에 담갔다가 초고추장과 함께 밥에 싸먹고
상추에 밥 얹어서 쌈장에 싸먹고
기름기가 부족하니까 이럴 때는 계란 후라이를 해서 먹어요.
밥, 다시마쌈, 상추쌈과 풋고추, 계란 후라이... 역시나 저에겐 훌륭한 밥상이고요.
고기를 싫어하긴 하지만
냉동돈까스 정도는 냉동실에 쟁여놨다가 에어프라이에 구워서 한 끼 먹고
조리를 하는 과정이 거의 없네요. 귀찮아서 ㅋㅋㅋ
그래도 가끔씩
예를 들어 갑자기 콩나물국이 먹고 싶은 날엔 콩나물국을 끓여요.
콩나물 국을 끓이고
밥에 콩나물, 김치, 찢어넣은 상추, 김가루, 계란후라이에 고추장과 참기름 넣어 비벼먹으면 저에겐 근사한 한 끼가 됩니다.
김치볶음밥이 먹고 싶으면
무쇠냄비에 참기름 깔고 김치 깔고 고추장 올리고 뚜껑 덮어서 약불에 올려놓고
두부 한 모 그대로 전자렌지에 데워서 간장 찍어 먹으면 한 끼가 됩니다.
모든 과정이 초간단입니다.
정말 대충 먹어요.
음식을 하는 시간이 거의 안 들어요.
그래도 아주아주 가끔 나물도 있고 생선구이도 있고 된장찌개도 있는 밥상을 차리기도 하죠.
우리집에선 이게 진수성찬입니다.
네, 내일은 생선도 굽고 된장찌개도 끓이고 오징어전도 해서 한 끼 먹어봐야겠어요.
요리 잘하시고 좋아하시는 분들을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