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까페에서 컴작업을 자주 합니다
주로 가는 까페와 앉는 자리가 정해져 있는 편이에요
벽쪽 구석자리에요
제 자리 옆옆자리에 어떤 할아버지가 매일 와서
커피 한잔 시켜놓고 앉아 있는데
자주 보니까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는 있었어요
저야 일을 하는 중이지만
그 할아버지는 그냥 멍하게 앉아서 사람들 구경합니다.
놀러 갈데가 없는 외로운 노인인가보다 생각하며
아버지도 생각나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 할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제 쪽으로 몸을 틀어서 허리띠와 지퍼를 열어
바지춤은 허벅지 보이게 내리는데,
제가 옆눈으로 보이는 장면에 놀라서
일부러 못본척하며 벽쪽으로 몸을 확 틀어 등을 돌리고
노트북만 바짝 들여다보며 일하는척 했어요
옆눈으로 보니 냐렸던 바지춤을 올려
지퍼도 올리고 허라띠도 잠그고 옷을 고쳐입더라구요
설마 저에게 뭘 보이려는 노출증 바바리맨은 아닌것 같고
아마도 바지입은게 뭐가 불편하던가 하여
바지춤을 정리해 다시 입으려고 한 행동 아닐까 싶은데요
오픈된 까페 공간에서 할 행동은 아니잖아요
치매 아니라도 나이 들면 판단력도 흐려지고
때와 장소에 맞는 예의 차린 행동도 헷갈리는걸까요?
우리나라 노인문제 심각한것 같아요
요양원이나 주간센터 못가는
어느정도 건강이 유지되는 노인들은
마땅히 갈데도 없고 소일거리도 딱히 없고 외로워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