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김치를 한통씩 담가서 가져옵니다.
원래 어머니도 김치를 맛있게 잘 담그셨는데
나이드시니 귀찮다하시고
명절되면 한봉지씩 사다 놓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명절 준비 겸 담가온지 몇해 됩니다.
오늘아침 차례상 치우고 밥상 차리다가
김치를 한 쪽 꺼내려니
어제 먹던거 먹어버리자고 못꺼내게 하시네요.
어제 먹던게 많으면 그럴만도 하지만
겉잎 세장정도 남은거 잘라서 담아놓은터라
양이 많지가 않았거든요.
근데 계속 고집피우시길래 제가 신경질을 냈어요ㅋ
어차피 쌈배추 반 갈라 포기채 담근거라
반포기가 크지도 않고 식구들 먹기에 딱인데
왜 그러셨게요?
한쪽이라도 더 남겨서 딸 오면 주려고!
어머니 84, 딸 59, 저는 55입니다.
59 정도면 김치담가다 엄마 드리지는 못할망정
겨우 걸어다니는 엄마가 주는 김치 받아먹고 싶은지..
속이 없는 어머니 딸. 제 시누입니다.
몇해전부터는 김장도 버거워하시길래
제가 두 통씩 담가다 드리는데
딸은 친정에 와서 김장해가요. 혼자 못한다고..
절임배추 배달시켜 놓는다지만
장봐다 손질해서 양념만들어 두는건 어머니 일이고
딸은 아침에 빈통 들고와 비벼가면 끝!
솔직히 김장은 양념만드는게 힘들지
비비는건 상대적으로 일도 아니젆아요.
이머니 힘드니 하지말자고 말하면
시누이는 자긴 김장할줄 모르니 할수 없대요.
그렇다고 제가 담가주거나 시누집 출장 갈 생각은 없고요.
어머니도 그 김장에 절 부르진 않으시니
저는 모르쇠 하긴 하는데
속없는 시누이때문에 오늘 짜증나서 주절거려요.
못담그면 그냥 사먹어요.
엄마 좀 어지간히 부려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