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끝났어요
은중이도 상연이도 연기 참 잘하네요
그런데 나도 모르게 눈물 흘린 3개 씬은 모두 상연이 씬.
오빠가 찍은 사진들 한장한장 넘기며 울 때
오빠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산에 앉아서 짐승처럼 통곡할 때
엄마 시한부인 거 알고 무너져 은중이한테 전화하며 흐느낄 때
매번 나도 따라 울었어요.
그때 극장에서 상연이의 전화를 받았으면 둘은 무언가 달라졌을까.
적어도 은중이가 그렇게 상처받으며 헤어지지는 않았을까.
호흡이 느린 드라마인데 의외로 몰입이 너무 잘되고 두 사람의 섬세한 감정선이 그대로 전달되었어요.
상연이가 산에 앉아 통곡할 때 그녀의 뒷모습을 보던 상학선배의 눈동자가 흔들렸던 것, 마음도 따라 흔들렸던 것.
그것도 너무 이해가 갔어요.
그건 양다리도 아니고 은중이를 덜 좋아해서도 아니예요.
무니형에 대한 감정, 숭배? 애정?
그의 불행한 비밀과 죽음, 그의 여동생.
상학선배는 상연이의 아픔을 정말 고스란히 느꼈다고 생각해요.
어짜면 그 순간에 은중이가 거기 있었대도 그 정도도 상연의 절절한 아픔을 느끼진 못했을 것 같아요.
니가 자격지심, 열등감을 누구한테 느끼냐고 묻던 은중이 말에 상연이는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그건 당연히 은중이겠죠.
가난하지만 밝고 건강한 엄마의 사랑 속에서 구김살없이 자란 은중이.
내 엄마가 아끼고 좋아하는 은중이.
내 오빠가 사진을 가르쳐주고 카메라를 선물할 만큼 좋아하는 은중이.
상학선배가 사랑하는 은중이.
그 은중이가 상연이는 부럽고 때로는 밉고 그랬나봐요.
하지만 사실은 미워하지도 못하죠.
아마 한번도 미워한적이 없을 거예요.
상연이 자신도 은중이를 너무 좋아했으니까요.
이제 다음편 보러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