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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인간이 했다고 믿기 힘든 잔혹함”
팔다리를 구속당한 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원숭이. 말도 못 하는 동물이지만,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물론 그 정체를 알면 더 잔혹하다. 이는 미국에서 진행된 동물실험의 모습. 원숭이를 굶기고 강제로 코카인을 주입해, 뇌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이다.
원숭이들의 최후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실험 내내 탈수와 함께 심각한 뇌 손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과량의 마약 탓에 사망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문제는 이같은 실험에 정부의 승인이 이뤄진 데다, 수십억원 규모의 지원금까지 지급됐다는 것. 정부가 나서서 ‘학대’와 다름없는 실험을 도운 셈이다.
원숭이에 마약류를 주입하는 실험은 유독 잔인하다. 해당 실험을 위해서는 최소 수개월에 걸친 반복적인 약물 투여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원숭이들은 고통을 동반한 금단 증상을 경험하고, 과다 약물 투여로 인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암암리에 실험이 강행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11월 미국 비영리단체 White Coat Waste Project(WCW)는 미네소타 대학에서 원숭이들에 코카인을 주입하고, 도박을 강요하는 등 비인도적인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해당 실험이 화제가 된 이유는 유독 잔인한 실험 과정. 우선 연구진은 원숭이의 머리뼈를 열고, 독성 물질을 주입한 뒤 판단력을 흐리게 했다. 또 물이나 음식을 지급하지 않고 극심한 탈수 상태에 놓이게 했다. 그리고 도박을 통해 물을 지급하는 등 보상-벌칙 구조를 도입했다.
이 상황에서 코카인을 반복적으로 투여해, 중독 상태에 빠지게 했다. 그리고 다시금 도박에 참여하도록 했다. 중독 상태가 뇌의 의사결정 과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고자 했다는 게 연구진의 입장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만 약 460만마리의 동물들이 각종 실험에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고 고통을 유발하는 실험 비중이 50%를 넘어서며, 미국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동물실험을 제한하고, 대체 방안을 적극 도입하는 방향의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