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씁니다.
그렇게 돌아왔는데 가격은 계속 오르더라고요. 사실상 포기를 했고요.
그렇게 애들 엄마로 정신없이 살면서 뉴스도 제대로 안 봤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안 거예요. 은마 아파트가 크게 하락겠다는 거를..
뉴스에서 구체적인 급매 가격까지 알려주더라고요
저 가격대라면 정말 영끌영끌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욕심도 생기고요.
그래서 급히 그 명함을 찾았어요. 그것도 제대로 두지 않아서 한참을 뒤져가지고 겨우 찾아서 전화를 하니까 그분이 저를 겨우 기억을 하시더니
아 누군지 알겠다. 하시더니
아이고 그 급매들은 다 나갔지. 이제 없어.
이젠 다시 다 올랐어.
아이고 어떡하나.
하시는 거에요.
그러더니 떨어지면 연락 꼭 줄게 이러시는 거예요.
그런데 그때부터 내가 이렇게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믿을 사람이 없다. 집은 내가 뛰어 찾아야겠다.
이런 생각이 확 드는 겁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생각을 바꿨어요. 어차피 8학군에서 애들 키우는게 목적이니까 굳이 은마 아파트가 아니어도 된다. 범위를 더 넓혀보자.
범위를 넓혀 보면 그래도 감당 가능한 곳이 한 곳이라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바꾼 거죠.
그리고 인터넷으로 8학군 공부를 했어요.
지금처럼 부동산 카페나 이런 게 없던 시절이거든요.
일일이 제가 다 뒤져가면서 찾기 시작했어요!
초중고 무난하고(8학군이면 나빠봤자 얼마나 나쁘겠어)
거기다 대치동 학원은 버스타고 그리 멀지 않게 이용할수 있는곳.
이렇게 찾으니까 드디어 저희 영끌로 감당해 볼만 한 곳들이 몇 군데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세곳을 추려서
남편한테 들이밀었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딱 한 곳을 찍더라고요. 여기는 그래도 괜찮은편이라고. 우리 남편이 실은 강남 8 학군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그 시절에 전세로 강남 8 학군에서 시부모님이 자식들 학교를 보내는 분들이었던 거죠.
그런데 지방에서 학교를 나온 백프로 지방 촌닭인 내가 8학군에 전세도 아닌 매매를 어린 꼬맹이들을 위해서 매매를 하겠다니 기가 막혀 하셨던거죠.
그렇게 남편이 딱 찍어준 그곳을 토요일 오후 드디어 애들을 태우고 남편 차를 타고 4명이 갔습니다.
동네를 둘러봤는데 역시나 그 가격이라는 느낌은 들었어요.
가격이 싼 건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ㅠ.
그래도 학군 하나 보고 들어가는거라 다른 단점들은 어쩔수 없다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지독한 길치인데 바로 앞은 아니더라도 좀 걸으면 지하철역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거.
이것도 무척 맘에 들었고요.
그렇게 남편과 애 둘 데리고 그냥 눈앞에 있던 아무 부동산엘 들어갔어요.
이 부동산 아주머니는 그때도 느낀 거고 지금 기억에도 그냥 이글거리는 늑대의 눈빛이랄까.
어떻게든 우리 예산에 맞는 좋은 집을 꼭 찾아주겠다고 동네 잘 골랐다고 막 칭찬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드디어 딱 우리 예산에 맞는 집을 하나 보여주는데
와 솔직히 내가 웬만하면 살려고 했는데 마음에 안 들어도 너무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자세하게 쓰면 좀 그래서 더 이상은 안 쓸게요. 남편도 많이 고민되는 얼굴이고요. 한마디로 싼 그 동네에서도 젤 싼 아파트. 그 아파트 중에서도 제일 싼 집.
그래서 한 번만 더 생각하겠다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시부모님께 어느 동네 부동산까지 갔는데 우리 가격대 맞는 집이 그 중에서도 너무 허름하고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나왔다고까지 말씀을 드렸어요.
여기까지 말씀을 드리니까 시부모님이 막 화를 내는 거예요.
지금 생각해도 우리 남편이 되게 순진한 스타일이었고 저 역시 세상 물정 모르고요. 서울물정은 더 모르고요.
그러더니 아버님 친척 중에서 강남쪽에 부동산 하시는 분이 계셨나 봐요. 그분께 연락을 하고 그분이 다시 그 동네 부동산들하고 컨택을 해서 그 동네에서 가장 괜찮은 아파트지만 그 아파트 내에서는 가장 싼 매물을 찾은거에요!
그리고 계약할거냐고. 근데 그것도 원래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빚보다 더더 빚을 내야 되는 거예요. 정말 정신이 아득한데
이것 까지 놓치면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하자고 했어요.
그리고 계약서 쓰러 그 친척 어르신과 그 동네 부동산을 갔어요.
얼마후 용인 산다는 집주인이 왔습니다
와 근데 집주인이 진짜 거들먹거리더라고요. 그러니까 용인에 대형 아파트 한 채 사서 살고 있고 또 여기도 집주인이었던 거예요.
그리고 어서 계약서 도장이나 찍었으면 좋겠는데
도장은 안 찍고
우리 남편보고 뭐하는 사람이냐 어디 살고 있냐 그래서 노도강 살고 있다고 하니까 아 거기가 살기는 좋은데 가격이 안 오르죠. 이런 쓸데없는 얘기만 계속 하고.
진짜 애가 타더라고요.
그러면서 아 더 오를 거 같은데. 팔면 안 될 거 같은데.계속 이러는 거예요.
그 순간 이것도 못 살려나
이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옆에 있는 남편 팔을 제 두 팔로 꽉 끌어잡았어요.
그리고 얼마 후 드디어 그 집주인이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남편이
이 부분을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남편이 전형적인 공대 스타일이거든요. 딱 정해졌으면 해야 되는 거예요. 갑자기 말 바꾸고 잔머리 굴리고 이런 거 되게 싫어하는데 그 집주인이 딱 그런 스타일이었던 거죠. 그래서 계약 안 할랍니다 하고 일어날라고 했대요. 근데 갑자기 제가 두 팔로 본인팔을 꽉 잡는 거 보고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몇천 더 부르면 더 주고 그냥 계약서 쓰자. 이렇게 생각이 그때 급 바뀌었는데 집주인이 순순히 도장을 찍더라.
그리고 계약서 다 쓰고 마무리하고 남편 차타고 강남에서 강북을 건너오는데 압구정동 쪽을 거쳐서 왔거든요 그때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이제 우리 애들이 평생 이사 다니지 않고 살 집이 생겼구나
빚을 어떻게 갚나 정말 깝깝하긴 했는데
솔직히 너무 기뻤어요.
시어머니는 그래도 응원해 주셨는데 시아버님은 계속 한숨 푹푹 쉬시더라고요. 아들목에 빚이라는 커다란 쇠사슬을 걸었으니 한숨만 나오셨던거죠
그런데
6개월 쯤 후에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 터집니다.
그리고 눈물로 수많은 날들을 지내게 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저는 이후 7~8여 년간 아파트에 학을 떼고 아예 쳐다도 안 보게 됩니다. 원래부터 별 관심없던 부동산. 아예 굿바이.
그렇게 7여년쯤 지난 뒤 다시 부동산중개소에 전화 돌리기 시작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번에 또 쓸게요.
글 쓰는것도 힘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