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뜨겁지만 밤과 새벽에는 선선한 계절이 되었어요
여름이 서서히 물러가나봅니다
여름을 보낼 준비를 하며 올 여름에 무엇에 내가 열중했지?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저는 이번 여름돌이켜보니 딱 떠오르는게
. 복숭아
. 고양이
. 마당 잔디밭 정리
. 매실 오이지 등..
(매실효소와 매실장아찌, 개복숭아 효소와 장아찌, 오이지 100개 등..)
올 여름엔 맛있는 복숭아를 상자째 저렴하게 살 기회가 많았는데요
저는 이번에 복숭아의 진가를 처음 느껴본거 같아요
여름동안 혼자서 예닐곱박스는 먹은듯 합니다
몰랑한것 딱딱한것.. 다 너무 맛있어요
복숭아만 며칠 죽 먹기도 했고 식사대용으로 먹는건 기본이고요
신기한건 그렇게 먹어대도 복숭아가 질리지가 않더라고요
맛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고 향기로와서 그런가봐요
사람은 먹는것에 따라 성격이 많이 바뀐다는데
이번여름 복숭아를 그리 대량 흡입했는데 제 안에도 그런 품성이 조금은 길러졌으면 좋겠어요
강하지 않고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뭐 그런.. (왠 궤변을 ㅋㅋ)
냥이.
올 여름엔 고양이도 제 삶에 처음으로 등장했고 완전 신세계였어요
평생 길거리에서 고양이 한마리 발견해본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너무나 예쁜 새끼고양이가 우리마당에 나타난 이후로 새로운 세계에 눈이 열렸죠
이것도 쓰자면 할말 많지만 이건 담에 하기로 하고.. (분량조절 안될듯 해서요)
이건 진짜 이런저런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거든요
사람에게는 정을 나누고 소통할수 있는 대상이 인간관계만 있는것이 아님을 저는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고양이라는 대상을 넘어서 다른 동물들 곤충들도 더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리고 잔디밭..
올 여름엔 진짜 완전 잡초와의 사투였어요
아침에 일어나 눈뜨면 바로 잔디밭에 잡초 뽑으러 달려갔고요
삘 받으면 정오까지 정신없이 뜯고 뽑고..
비온 다음날에는 더욱 열심히 뽑아야했고..
잔디깎는 기기가 없어 거의 맨손으로 뽑고 정리하고
가슴팍 까진 잡초가 있는곳도 맨손을 정리하고..
잔디도 수목도 전부 가위와 호미로 해결했네요
호미가 이렇게 좋은줄 알았으면 첨부터 호미질을 했을텐데 나중에 알았어요
그래도 이건 노하우가 남았어요
별다른 전문 장비 없이도 잔디밭을 관리할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고
힘들긴 해도 무섭거나 겁나지는 않게 되었어요
깨끗해진 잔디밭을 볼때바다 정리된 마당을 볼때마다 얼마나 기분좋고 개운한지 몰라요
매실, 개복숭아, 오이
요것들로 효소 장아찌 만드는것도 처음이었는데 넘 재미들려서 양도 엄청 많이했어요
오이지도 첨 해보는데 맛들려서 대량으로 해보고 선물하고요
각종 효소는 무르익어 약이되어가고 있고요
장아찌는 넉넉하게 만들어놔서 너무나 든든합니다
올 여름 너무너무 더웠는데 어찌 이런것들을 차도 없이 손으로 날라다가 했는지..
여름이 준 선물로 남은 것들을 보면서 보람차고 뿌듯합니다
문득 작년 재작년 여름에는 뭐했나 생각해보니
책을 많이 읽었었어요
분위기 좋은 예쁜 까페 다니면서 맛잇는 커피 한잔씩 마시면서 책보는게 그렇게 재밌어서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마실 많이 다녔드랬죠
바닷가 맨밭걷기도 많이 다니고요
또 거의 매일 성당에 나가서 매일미사를 드리고 하루에도 몇번씩 기도하고..
그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것에 열심히고 관심이었는데
돌이켜보니 올해는 갑자기 성격이 확 달라졌어요
아무튼 이렇게 25년의 뜨거웠던 여름을 돌이켜보며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관심사가 매해 달라지는것들이 신기하고요
그것을 미리 알수 없다는 것도 재미있어요
내년에는 무엇에 꽂혀서 이 뜨거운 여름을 보낼런지 궁금해집니다
여러분들은 올 여름 어떤 것에 열심히셨나요?
무엇에 꽂히셔서 이 뜨거운 여름을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