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이가 고3이고, 이번에 수시지원 하는데,
전부터 조언 구하는 전화가 종종 와요.
제가 어쩌다보니 애들 대학 보내고나서 좀... 보이는것이 많아요...
오늘 오전에 전화 받고 하루종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친구 아이는 내신이 안좋은 쪽이에요. 반면 모고는 좀 나은것 같고..
친구는 눈이 높습니다. 본인이 정한 라인 대학이 있어요. 그 밑으로 보낼 생각이 없는듯해요.
몇달 전에 컨설팅 물어볼때는 제가 아는 한 제법 현실적인 조언을 하는 샘을 소개시켜줬어요.
친구도 그 분 조언을 듣고 안정카드를 정했다고 했어요.
문제는 그 담에 친구가 알아서 컨설팅 받은 사람인데, 그 사람은 있는 그대로 친구의 말을 빌면, ㅇ와 ㄱ와 ㄹ 중 하나는 교과(추천서 필요)를 마지막날 오전 경쟁률 보고 ㅁㅁㅁ하면 넣어라, 빵꾸나면 추합 두바퀴 돌면 가능성있다, 했대요.
솔직히 제가 보기엔 말도 안되는 조언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건 우주상향 정도가 아니라 초우주상향이에요.
그 사람 누군지 물어보고 따지러 가고 싶더라고요.
올해 07이 인원도 많고, 제가 알기론 그 학교가 절대로 거기까지 떨어진적이 없어요.
마침 아이 학교에 그 라인 학교 추천서 희망자가 없어서 성적이 부족하지만 우선 그 중 두장을 받기로 했대요.
그리고 자기는 추천서 두장을 우선 쥐고 있다가 컨설턴트 말 듣고 경쟁률 보고 둘 중 하나를 쓸지 둘 다 쓸지 결정한대요.
안정카드와 이 카드 제외하고는 모두 논술 쓰는 아이에요.
근데 학교에서 담임이 그 학교 학생 중에 이 아이보다 내신 좋은(붙을만한)애가 뒤늦게 추천서를 달라고 했나봐요.
그래서 담임이 양보해달라고 아이를 붙잡고 얘기를 했대요.
그 소식을 들은 제 친구는 불같이 화를 내며 그럴거면 미리 말을 할것이지, 자긴 죽어도 포기 못한다고 하거든요.
저한테 온 전화는 담임한테 어떻게 설득력있게 내 이 의견을 피력하랴, 자긴 죽어도 포기 못한다.
즉, 저한테 속상한거 털어놓고 지지를 받으려는거죠.
근데 저는,
우선적으로 추천서를 미리 챙기지 않은 그 모르는 어떤 아이와 그 엄마가 잘못한것은 맞는데,
제 생각엔 친구 아이 절대로 그 카드 쓰면 안되거든요.
제가 보기엔 그냥 원서 한장 날리는건데, 자기만 날리는게 아니라 어떤 아이의 기회도 빼앗는것이라..
거기다가 보험이라고 쓴 카드도 제가 보니 보험이랄수도 없어요..자세하겐 말 못하지만.. 그 전형이 그래요..
제 눈에는 6광탈 조짐이 보이는데...
근데 편들어달라고 온 전화에 대고 팩폭을 할수가 없었어요...
그냥 애둘러, 그럼 굳이 두장 다 쥐고 있지 말고 한장이라도 양보해주지.. 했더니 펄펄 뛰네요.
이럴땐 참 안타까와요.
차라리 물어보지를 말던가...어쩌란건지...
그냥 입 다물고 있는게 좋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