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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꽃게 사와서 해먹는데

에헤라이 조회수 : 3,546
작성일 : 2025-09-04 01:27:33

 

두 시간 걸렸어요.

꽃게탕을 좋아해요.

그래서 오늘 놀고 있는 남편까지 끌고 가서 꽃게를 한박스 사왔는데

집에 와서 상자를 열어보니 톱밥 안에 감춰져 있던 꽃게들이 

움직이더라구요.

이제까지 죽은 꽃게만 사서 먹었는데

처음으로 살아 있는 걸 사오긴 했는데 정말 저 게를 처리하는 일이 일이겠다 싶더라구요.

그래도 맛있게 먹겠다는 일념으로 가위로 집게발을 잘랐는데 

오나전히 자른 건 아니고 끝부분만 날렸거든요.

그러고 나서 다시 게딱지 떼고 솔질 좀 하려고 잡았더니

그 잘린 집게발로도 날 얼마나 강하게 잡는지

아픈 거 반 놀란 거 반해서 소리를 꽥 지르니 남편이 뛰어나와서

결국 남편이 집게발은 다 잘라주었죠.

그러고도 게들이 얼마나 강한지 계속 움직이고 그런 게를 저는 붙잡고 다른 발도 끝부분은 날리고

그랬는데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보아오고 먹어온 게라 그런지

저는 그냥 익숙한 식재료일뿐 아무 감정도 안 들더라구요.

근데 남편은 계속 미안하다고 내가 먹을려니 어쩔 수 없다는둥 

저는 뭔 소리야, 자연의 질서가 그런거지 무슨 미안이라느니 그만해 그러고도

다듬는데 무려 한시간 걸렸어요.

그 이후로 또 같이 넣을 다른 식재료 다듬고  해서 꽃게찌개 끓여서 먹기까지

또 한 시간이 소요됐지만 맛있는 식사였어요.

그거 안 한다고 내가 특별히 더 할 일을 더 할 거 같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때 

먹고 같이 먹을 사람이 있을 때 먹고 

제철에 먹는 게 남는거지 라는 마음으로 먹었는데

글 쓰면서 내려다 보니 손에는 여전히 아까 처음에 찝었던 그 꽃게집게발의 흔적이 남아있네요.

다음에는 냉동 꽃게를 살까 싶기도 하네요.

IP : 49.164.xxx.11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9.4 3:17 AM (219.254.xxx.170)

    전 그 살아 있는거 죽이는거 못하겠더라구요.
    냉동해서 기절 시키라던데..그것도 번거롭죠.
    그냥 손질해서 냉동된거 한번 사다가 양념게장이나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 2. ..
    '25.9.4 6:31 AM (61.43.xxx.11)

    대충 톱밥 덜어내고 박스 그대로 냉동실에 넣어서 얼려서 먹어요
    그냥은 도저히 손질 못하겠더라구요

  • 3. ㅇㅇㅇㅇㅇ
    '25.9.4 7:44 AM (175.199.xxx.97) - 삭제된댓글

    저도 어제 톱밥 게 먹었어요
    저는 장갑끼고 톱밥에서 살살 꺼내서
    싱크대 안에 다넣고
    물로 씻어내리고 씻을동안
    바로 찜통올려 끓을때
    째반에 뒤집어 넣고 뚜껑닫음

  • 4. ㅐㅐㅐㅐ
    '25.9.4 7:47 AM (61.82.xxx.146)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을 읽으니
    뜨거운 해물탕에 들어간
    발버둥치는 산낙지를 보고
    어릴때 너무 무섭고 충격받아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 산낙지와 냉동낙지의 맛차이를 알게 된 후
    사는게 다 그렇다는둥, 자연이 원래 그런거라는둥 하며
    양심의 가책없이 먹고 살고 있습니다 ㅠㅠ

    냉동꽃게는 단맛이 부족해 감칠맛이 없어요
    저희도 엊그제 중사이즈 열마리 손질부터 시작해
    남편과 둘이 먹고 치우는데 2시간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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