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우리가족의 문제점-초예민

ㅁㅁㅁ 조회수 : 1,937
작성일 : 2025-08-31 18:46:34

우리가족은 대략적으로 원만하게 잘 산다

큰 싸움은 없다
특히 애들이 7살 차이가 나는데 큰 애가 초6, 작은애 입학 전까지는

아주 잘 지냈다.
화목해보이는 모범 가정인 편.

부부나 첫째는 범생이 기질이다
둘째가 겁나 산만하고 경계를 넘고 뭐든 좀 뒤죽박죽이다.

그때 우리 가족의 한계가 드러나더라

쉬운 문제까지는 잘 풀어왔는데,
이제 난이도가 올라가니깐 바닥이 드러났고,
가족 구성원 각자의 인내심 한계도 명백해졌다.
둘째가 트리거가 된 셈인데,
둘째도 그렇게 태어난 것이니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부모로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미리 몰랐다는게

불행의 서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자기 객관화가 안되었다는 것.

암튼, 초등 입학서부터 둘째는 좌충우돌이 시작된다.
여기서 말하는 경계선 지능쯤에 해당이 되고, adhd이며

충동성이 높으니 말다했지...

다행히 폭력적이진 않았지만

자잘한 문제가 매 학기 났다.

무인가게에서 물건 훔치고, 허풍 쳐서 따 당하고,

관계에 목마르니 매달리고, 매달리니 더 내쳐지고,
내쳐지니 찐따그룹에서나 받아들여지고

그러다보니 판단력이 좀 엉성한 아이들끼리

사고를 또 모여서 친다.

집에서는 또 어떨까...

모든 뚜껑, 모든 문, 모든 불이 늘 다 켜있고

양말과 옷과 가방은 늘 동선대로 내팽겨쳐져 있고

방에서는 곰팡이난 음식과 그릇이 몇개씩 나오고

바닥에 옷이 35벌쯤 흩어져 있으며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서 이탈해있고,

화장실 쓸때도 자신의 분비물을 여기저기 흘리고 묻히고,
그런다..

교육의 영역으로 잘 안잡히더라.

2-3번이면 듣겠지 싶은 쉬운 것도 한 50번 말해도 여전하다.

학교 공부는 말모...

문제 읽는 것조차 어렵고, 아직도 영어 파닉스가 안된다

한글도 여전히 많이 틀린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다른 가족 구성원은 모두 소진되고 있으며

둘째 본인도 자존감이 마구 낮아졌고

부모는 감정의 여력이 없어지는 사이 갱년기가 도래했다

 

오늘 가만히 보니 우리 가족은 지금 온몸과 정신이 덧나있는 상태같다.

작은 말 한마디에 서로 벌컥벌컥 화가 나고

화가 났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화가 나서는

자기 굴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러니 집안 분위기가 침통하고,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알겠지만

여전히 이 시간이 견디기 힘들고

내가 성인 Saint 처럼 무한한 사랑이 없다는 사실에 진저리가 난다.

오늘, 부부+둘째가 간만에 대형마트에 가서 서로 피곤한 상태인데,
차가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하니

그제서야 잠에서 깨서 신발 꿰어 신고 꾸물거리고 늦게 나오는 아이, 
물건을 들고 후덥지근한 주차장에서 빨리 안내린다고 짜증내는 아빠,
그런 아빠에게 재촉하지 말라고 방귀+성까지 내는 아이,
그런 둘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는 나,
그런 둘째에게 '네' 라고 먼저 대답을 하고 빨리 나오라며 버릇없는거 용서못한다는 아빠

그런 남편을 보며

아이에 대해 저렇게 표준답안을 가지고 있으니 그게 더 열받지 싶어 짜증나는 나

아 총체적 난국......내 다시는 주말에 마트 가나 봐라

우리의 주말 나들이는 서로에 대한 혐오를 다시 하나 싹틔운채 마무리

 

우린 서로 관대하지 않다

예민하고, 소갈머리가 없으며, 서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지 않는다.

사랑은 아직도 너무나 멀기만 하다.

1차 방정식은 잘 풀었는데, 2차방정식, 3차 함수는 너무 어렵다

그래도 수포자는 될 수 없으니

일단 고

 

IP : 222.100.xxx.5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아아아
    '25.8.31 7:00 PM (61.255.xxx.6)

    오~ 단편소설보는거 같네요! 필력 굿!

  • 2. 꽃피고새울면
    '25.8.31 10:25 PM (125.131.xxx.131)

    어쩌면 여러모로 힘듦의 한가운데에
    있을법 한데도 그나마 원글님이 객관적 사고로
    중심을 잘 잡아가실 듯 하네요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아빠도 둘째딸도 내려 놓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원글님 글 정말 잘 쓰시네요
    필력 부러워요^^

  • 3. 감사합니다
    '25.9.1 8:13 AM (222.100.xxx.51)

    다시 맘 잡고 살아가야죠

  • 4.
    '25.9.1 10:17 AM (121.167.xxx.7)

    통찰력 있으십니다.
    병원은 다니시나요?
    약 처방 받고, 놀이 치료, 상담 치료 받으시면 도움되어요.
    아이가 지금은 어리니까 자기 할 얘기 다 하고 할 짓 다 하지만, 부정적 피드백을 받으면 사춘기에는 우울증 겪게 될 확률이 아주 높아요.
    남편분의 정해진 답 ...스스로 내려 놓으셔야 관계 개선에 도움되고요.
    굉장히 긴 시간 상담 치료를 부모도 받아야 변해요.
    역량이 부족하다 느끼시니 키우면 되어요.
    형제도 힘들겁니다.
    저도 같은 경우인데, 이제 아이가 대학 졸업도 하고 밥벌이도 해요. 긴 세월 동안 저는 많이 유연한 사람이 되었어요. 힘들었고, 지금도 힘든 점이 있지만, 그래도 나름 복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 5. 네.
    '25.9.4 12:45 PM (210.223.xxx.251)

    복이라 생각흐고 지금의 내가 좋고 아이도 귀하다가
    슬프고 버겁고 화나고
    이렇게 감정 시소를 탑니다.
    아이가 독립적으로 잘산다니 부럾.ㅂ니다.
    우리 모두 수고 많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8647 북해도 2박3일 5 ... 2025/08/31 2,163
1748646 손재주 있는 사람들 엄지모양 28 재주 2025/08/31 5,342
1748645 나이 차이 많이 둬도 첫째가 상처가 클까요? 20 ㅇㅇ 2025/08/31 1,738
1748644 VO 개사과부터 심상치 않았네요 2 ........ 2025/08/31 2,038
1748643 목요일 살인클럽 넷플릭스 추천 12 2025/08/31 3,954
1748642 엄마들의 딸자랑은 11 .. 2025/08/31 3,589
1748641 올해 3개월 남았어요!! 12 000 2025/08/31 3,145
1748640 화재보험 급배수특약 3 2025/08/31 960
1748639 대학 얘기 하니까 3 새가슴 2025/08/31 2,285
1748638 뭐 했다고 저녁밥 하기 싫은거죠? 5 와우 2025/08/31 1,472
1748637 추석 때 벤쿠버+밴프+제스퍼여행에 씨애틀 추가? 12 2025/08/31 1,412
1748636 자식이 나이차이 별로 안나는 둘일때 맏이를 진짜 잘 키우기가 쉽.. 3 dd 2025/08/31 1,645
1748635 길거리 포장마차있는곳 어디일까요? 3 포차 2025/08/31 872
1748634 송다은 라방 유료결제화로 바꿨대요 27 2025/08/31 6,586
1748633 정형외과 물리치료시 초음파 치료요 5 촘파 2025/08/31 1,206
1748632 소소한 반찬이 맛있어요 12 ,, 2025/08/31 5,796
1748631 우리가족의 문제점-초예민 5 ㅁㅁㅁ 2025/08/31 1,937
1748630 우리나라 사법부를 장악하고있는 집단 2 2025/08/31 1,119
1748629 40대 중후반인데 이렇게 먹었다고 벌써 속이 부대끼네요 1 ㅇㅇ 2025/08/31 2,333
1748628 내신 2.35로 갈 수 있는 서울권 대학이 없네요. 18 . . . 2025/08/31 4,787
1748627 오징어튀김할때 안튀게 하려면 8 오징어 2025/08/31 1,957
1748626 경복궁에서 한복입어보신분 2 한복 2025/08/31 889
1748625 중하위권 수시 써야 되는데 학과 취업률? 1 수시 2025/08/31 1,190
1748624 망붕을 제가 할줄이야 4 망붕러 2025/08/31 2,299
1748623 인구 피라미드 보면 아찔해요 11 .. 2025/08/31 2,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