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무료 전시회 추천글 썼었는데, 다들 좀 가보셨나요?
하나 더 알려드릴까 합니다
'The Hidden Chapter - 오백 년 만에 돌아온 조선서화'
http://www.poscoartmuseum.org/S91_010/S91_010010/front/exhibitions.do?mid=107
대치동 포스코 미술관에서 8월 19일부터 11월 9일까지 열리는 전시회로 일본 유현재 컬렉션 중 일부가 최초 공개되는 전시회입니다.
유현재는 일본 교토에서 한국 고미술점을 운영하며 한국미술품을 수집하던 일본인의 자택 당호로 이분 사후에 컬렉션의 일부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열리게 된 전시회입니다
전시된 작품은 주로 17~19세기 작품들인데 우리가 박물관에서 보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작품들도 많아서 흥미롭고 재미있는 전시회였습니다
제 흥미를 끌었던 작품은 연지색 비단에 금니로 그린 화조도였습니다
금니, 즉 금가루를 개서 물감처럼 그림을 그리거나 먹처럼 글씨를 쓰는데 사용하는데, 여태 불경을 사경한 것밖에 못 봤는데, 처음으로 금니로 그린 그림을 보았다죠
금빛 글씨와 그림을 확 두드러지게 표현하기 위해 연지색(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밝고 화려한 자주색?쯤 되는 듯) 비단을 화폭으로 삼아서 그 화려함이 100미터 밖에서도 보이겠더라구요
금가루 그림, 그것도 병풍그림만큼 큰 사이즈에 8폭이나 되니 얼마나 호사스럽습니까?
금니를 농도짙게 사용했는지, 굵고 진득한 필치로 그려낸 새들을 크로키처럼 휙휙 그린 듯 해서 어찌보면 반추상처럼 보이기도 해서 화려할 뿐만 아니라 독특해서 확 주목을 끄는 그림이었습니다
도록으로만 전해졌던 그림들이어서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그림들이라 궁금증이 많이 생기는 그림들이 많았습니다. 도슨트 시간과 맞지 않아서 설명을 듣거나 질문할 수는 없었지만, 중요한 대작 두가지는 전문가의 설명을 tv로 계속 틀어주어 끝까지 다 보고 나왔습니다
특히, 영남지방의 37개 명승을 그린 명승도는 따로 방 하나를 구획해서 자세히 전작을 전시해놓았는데, 특별히 미술사학자인 명지대 이태호 명예교수의 해설을 계속 틀어놓고 있습니다
약 15분 정도 되는 이 해설을 모두 다 듣고 나서야 이 그림의 진가와 중요성을 제대로 알 수 있으니, 혹시 전시회 가게 되면 다리가 아파도 이 해설 동영상을 꼭 다 보고 다시 한번 그림을 또 보시길 바랍니다
50여 점이 전시되었다고 하는데, 전시장 규모가 아주 크지도 않았지만, 저는 거의 2시간 쯤 걸린 듯 합니다
테헤란로 삼성역 부근에는 자주 다니기도 했고, 포스코 빌딩 뒤에 좋아하는 음식점이 있어서 가끔 가보기도 했지만, 여기 미술관이 있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전시기간동안 휴관일은 없지만, 요일별로 개관시간이 다르니 잘 확인하고 다녀오시길...
공공 박물관 미술관도 아닌 사립 미술관의, 이정도로 퀄리티있는 전시가 무료인 것이 참 놀라운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