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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2년간의 결혼생활, 남편에게 벗어나고 싶은데 쉽지 않습니다.

... 조회수 : 2,765
작성일 : 2025-08-08 18:39:07

저는 결혼한 지 22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 남편은 분노 조절이 전혀 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1, 2, 3, … 10으로 간다면, 이 사람은 1, 2에서 바로 10까지 뛰어갑니다.
상황의 인과관계나 합리성을 따지지 않고,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 아닌데도 폭발하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해하려고 노력도 하고, 설명을 해보기도 했지만,
세월이 지나니 이건 누가 뭐라 해서 바뀌는 성격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알게 되었습니다.

화를 낼 때는 매우 폭력적입니다. 신체 폭력도 있었고, 집기를 던지는 일도 많았습니다.
오랫동안 저는 주눅 들어 살았고, 그의 비위를 맞추며 지냈습니다.

 

그리고 화가 나면 늘 생활비를 끊었습니다.
돈을 못 버는 사람도 아닌데, 생활비를 무기 삼아 통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사과할 줄도 모릅니다.
분노가 터질 때마다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끌어다 붙이고, 오래된 일까지 들먹입니다.
거짓말도 자주 합니다.

 

기억에 남는 많은 일이 있는 데, 그중 하나는 제가 첫 아이를 출산하고 산후조리 중일 때였습니다.
갑자기 제 아랫부분을 보자고 했고, 저는 너무 수치스럽고 싫어서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화를 내며 끝내 보여달라고 압박했고, 친정엄마가 문 밖, 거실에 있는 상황에서도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 결국 울면서 보여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는 이유를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출산 장면을 지켜본 뒤 ‘다시 성관계가 가능한 상태인지’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더 씁쓸했던 건, 당시 그 상황을 모두 보았던 친정엄마가 제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당시 친정아빠 사업이 망한 상태였고, 엄마는 남편이 종종 목돈을 주는 것에 의존하던 상황이라, 오히려 남편 편에 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엄마와 남편 사이에서 점점 고립되고, 마음이 피폐해졌습니다.

 

이 관계에 변곡점이 있었던 건, 큰아이가 좋은 고등학교에 합격했을 때였습니다.
저는 기뻤지만, 남편은 어딘지 불편해 보였고, 며칠 후 법원에서 이혼 신청서를 가져와 ‘이혼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 입학 준비며 학원비 등 돈이 필요한 시점에 생활비를 끊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주도권을 빼앗긴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저는 변했습니다.
친정엄마에게 속상함을 털어놓고 오회려 더욱 정서적으로 당한 듯 하였습니다. 
깊이 생각했고,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과외를 시작했고,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자리를 잡았습니다.
돈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아이들도 거의 다 키웠습니다.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우울감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친정엄마와는 거의 연을 끊었고, 그 후에도 마음이 약해져 다시 연락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 엄마 역시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한 달 전쯤, 남편이 예전처럼 별일 아닌 걸로 전화로 욕을 하고 고성을 질렀습니다.
질리더군요.
다음 날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더니, 머리가 아프다며 다음에 얘기하자고 하더군요.
그걸 계기로 저도 입을 닫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도 생활비를 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돈을 벌더라도, 이게 은근히 기분 나쁩니다.

 

남편은 일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늘 그랬듯,  괴로운 척, 아픈 척, 술·담배를 더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약봉지를 보이는 곳에 두고,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아들이 군대에 갑니다.
요즘 남편은 집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저도 그에 대해 반응하지 않으며, 말도 하지 않습니다.
설명해주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늘 그랬습니다. 감정적 골을 본인이 만들어놓고, 풀어주지 않으면 온갖 괴로운 척, 아픈 척을 하면서 주변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남편의 성향상, 실제로 제가 ‘이혼하자’고 하면 겉으로는 그러자고 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저를 말라죽이듯 괴롭힐 것 같습니다.
아직 제가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오랫동안 눌려 살아서일 수도 있지만, 정말 그렇게 느낍니다.

 

그리고 요즘은 다툼이나 감정의 골이 없는 상황에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남편이 매우 잘하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다고 해서 마음이 열리진 않습니다.

최근 뉴스에 나온 ‘송도 총기 사건’을 보면서도, 그 일이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남편도 그런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정말 그 선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두렵습니다.


이 관계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말을 안하고 풀어주지 않으면 본인이 만든 이유나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또 분노를 폭발하고, 상대의 감정을 계속 고조시켜서 동요하게 만들고 
똑같은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려 하는 못된 습성이 있습니다 

이혼이 답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고, 어떻게 제가 좀 인간답게 살 수 있을지 고민이 큽니다. 

IP : 175.126.xxx.4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라면
    '25.8.8 6:50 PM (58.29.xxx.96)

    남편과의 일을 년도 별로
    쭉 써보겠어요.

    그리고 남편은 돈을 벌잖아요
    그러니 열등감은 없겠지요
    아픈척 괴로운척 쫄보들의 특징입니다.
    약한사람들이 화를 잘내요

    소송을 하시든
    별거를 하시든
    법원은 저정도의 첫에피소드로도 충분히 이혼하라고 할껍니다.

    그냥 살아라 하지는 않습니다.

  • 2. ~~
    '25.8.8 7:05 PM (118.235.xxx.69)

    울집 찌질이가 왜 거기 가 있나요?
    분노조절 안되고 자존감 낮고 아이가 잘되면 질투하고 아프면 관심끌려고하고 생활비로 협박하고ㅡ
    저는 아이 대학 자취하자마자 집나와서 별거중입니다.8년차예요.
    등록금 생활비 공과금 죄다 제가 다 부담.
    이혼하자하니 제가 그말 꺼낸순간 약점잡은듯 약올리는거도 아니고 절대 안해주네요.
    시집식구들하고도 연락 끊었어요.
    소송해서 이혼할거다 하니까 남편은 간간이 전화 오던거도 안합니다.
    속시원한데ㅡ제가 가진것 노리고 저러는가 싶어서 더 정이 떨어지네요.

  • 3. 슬프네요
    '25.8.8 7:07 PM (218.154.xxx.161)

    원글님 결혼 연차가 저랑 같은데 부부의 소통과 삶은 오래전 세대 사람 같아요. 원글님 참 좋은 분 같아요. 그만큼 참고 살았으면 잘 사신겁니다. 이제 능력도 되니 좀 더 편하게 사셨으면 해요.

  • 4. ---
    '25.8.8 7:08 PM (211.215.xxx.235)

    햐.. 윗님 말씀데로 남편과의 일을 상세히 작성해서. 변호사와 상의해 볼것 같아요.
    화를 잘 내거나 감정의 업다운이 있는 것보다
    남편의 행동이 매우 특이한것 같아요. 출산후, 아이 고등합격후 등.
    어떻게 결혼에 이르게 되었는지 남편과 감정교류나 일상을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 5. ,,
    '25.8.8 7:13 PM (223.38.xxx.26) - 삭제된댓글

    혹시 b형일까요?
    혈액형 안 믿고 싶지만 b형이 잔잔하다 갑자기 폭발.

  • 6. ㅌㅂㅇ
    '25.8.8 7:23 PM (182.215.xxx.32)

    나르시시스트네요..

  • 7.
    '25.8.8 7:24 PM (121.167.xxx.120)

    아이가 한명인가요?
    군 입대 한다면 군 제대하고 나온 다음에 이혼 하세요
    그 동안 이혼 할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 보세요

  • 8. 생활비 안주는거
    '25.8.8 7:28 PM (115.137.xxx.164)

    평생 얼마버는지도 모르고
    주는대로 받아 쓰다가
    기분나쁘면 생활비 안주고 몇달씩 말안하고
    그러던 남편과 결혼30년차에
    제가 소송해서 이혼했어요
    힘드시겠네요

  • 9. 이런 미 ㅊ
    '25.8.8 7:37 PM (211.208.xxx.87)

    ㄴ들도 다 결혼해서 자식이 있으니

    여자 인생을 갈아넣어 유지 되고

    지금 젊은 여자애들이 치를 떨고 결혼 출산을 안하는 거죠.

    개 ㅈㄹ을 있는 대로 떨어놓고 뭔 불쌍한 척이랍니까.

    보는 앞에서 칼 물고 죽어도 비웃으며 그냥 놔두겠네요.

    친모도 끔찍하긴 마찬가지고...그러니 기댈 데 없이 지금까지 왔겠죠.

    적어둔 일화 2개만으로도 머리가 어질할 수준의 미친 짓이네요.

    소리 지르고 돈 끊고...이 폭력을 당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울 텐데

    어떤 상상력 좋은 작가도 창작할 수 없을 수준의

    정말 미친 ㄴ이라 가능한 짓을...같은 여자로서 모멸감을 느낍니다.

    시작은 당연히 변호사 상담부터죠. 정리하고 증거 모으세요.

    전문가가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당연히 돈도 많이 들고요. 하지만

    세상살이 돈으로 해결되는 게 제일 쉬운 겁니다.

    무기력해진 것도 있겠지만 님은 순종적으로 착한 사람일 거예요.

    기가 막히게 뻗을 자리 보고 눕거든요. 그게 포식자고 사냥꾼이죠.

    남편이나 친모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러다 님 암 걸려 죽어요.

    너무 억울하지 않으세요? 하루라도 내 인생 제대로 사세요.

    미친 ㄴ이니까 이혼해서 벗어나야죠. 같은 집이면 바로 당하고

    법이 정한 보호자의 권리가 있는데, 그 아가리에 갇혀 있으면서

    물려 죽을 것 같아...하고 있냐고요. 뉴스에 안 나오는 해방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요. 교통사고로 죽어도 차, 비행기, 다 이용하잖아요.

    저라면 밥에 약 타서 잠들었을 때 목을 찔러 죽였을 것 같아요.

    본인이 얼마나 끔찍한 일을 당하고 살았는지 객관화가 안되시나봐요.

    그래서 그냥 제 주관적인 분노를 그대로 적었습니다. 화내세요 제발.

    그리고 탈출하세요. 애들은 애들대로 지 인생 삽니다. 어쩌면

    님이 그런 애비 만들어준 게 애들한테 죄지은 거예요. 분리시키세요.

  • 10. ..
    '25.8.8 7:39 PM (39.115.xxx.132)

    저도 분노조절장애 남편과 26년차에요
    강약약강의 전형이죠
    말도 안되는 분노는 저에게만
    요즘 아이가 배속에 있을때 맨몸으로
    나와서 살았으면 지금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요
    그때 하지 못한일을 어쩌면
    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 11. ..
    '25.8.8 7:41 PM (118.219.xxx.162)

    아이들이 미성년자가 아니라면, 더 신속히 끝낼 수 있을 겁니다.
    이혼 소송은 몇 년이 소요될 수도 있으니, 원글님 같은 케이스라면...가장 좋은 방법이 조정이혼이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혼에 대한 확고한 의지겠죠.
    지금이라도 훌훌터시고 평온한 삶 사시길 바래요.

  • 12. ㅠㅠ
    '25.8.8 7:58 PM (172.225.xxx.230)

    출산후 일 정말 미친싸이코네요
    꼭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 13. ..
    '25.8.8 8:02 PM (211.234.xxx.142)

    도대체 어떻게 사실 수 있으셨나요?
    읽는 중간중간 음식에 수면제라도 타고 칫솔을 변기에 넣기라도 하지않고는 살 수가 없겠다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수면제 타서 잘때 청테이프로 꽁꽁 묶어서 막 때리고 싶네요ㅠㅠ
    어서 안전 이혼하세요.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친모도 손절하시고요

  • 14. B n
    '25.8.8 8:21 PM (223.38.xxx.166)

    저랑 비슷하네요.
    저는 이번 달 이혼합니다
    제가 암걸릴것 같아서
    자녀 한명은 대학도 군대도 안간 어정쩡한 상황인데도
    합니다
    돈도 없는데 합니다..
    25년..

  • 15. ,,
    '25.8.8 9:54 PM (211.243.xxx.238)

    변호사하구 상담해보세요
    남편은
    변하지않을텐데
    어찌 앞으로 같이 살수있겠어요
    진짜 저런 남편하구 살다 암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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