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오늘 내일 하는데 남편

[ㅇㅇ]

엄마가 호스피스에 계세요. 24시간 간병인 상주하는 병원이라 병원에서 숙식할 일은 없고 언니랑 번갈아 찾아뵙고 있어요. 일하고 퇴근후에는 병원 가느라 제 생활도 정신도 없지만 괴로워도 묵묵히 견뎌내는 중이에요. 이 와중에 남편 새벽에 비즈니스 골프 가서 낮부터 내리 10시간 술마시고 지금 들어온다고 연락왔네요. 진짜 이럴 때보면 남이 맞구나 싶어요. 정말 그러고 싶을까요? 시어머니 위중하실때 저도 속모르고 나가서 친구들이랑 3차까지 술 마시러 다닐까요? 저라면 못그럴것 같은데 섭섭해요.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걸까요. 언제 돌아가실지 모를 상황이라 항상 어느 자리에서도 정신 놓고 취하지는 말라 했는데..속상하네요. 

[ㅇㅇ]

남의 편이라지만 너무 한데요?

[ㅇㅇ]

내 엄마지 자기 부모 아니니까 너도 돈벌고 모임도 하며 일상 살아야지 싶다가도 오늘은 멀쩡히 낮부터 지금껏 술먹고 대리 불러 오고 있다는데 속이 끓네요.

[ㄱㄴㄷ]

힘들때 섭하게하면 평생 맘에 남는데
남편분 참 그렇네요..

[Tyu]

언제 돌아가실지 모를 상황이라 항상 어느 자리에서도 정신 놓고 취하지는 말라 했는데..속상하네요.

기대를 놓으셔요.... 글구 언제갈지 아무도 몰라요...
내부모니까 내가 챙기는걸로 가셔요.
그와 내가 다른걸 어쩝니까!
나 괴로우니 너도 괴로워라... 그러면
나도 너도 힘들어져요.

날 이해하면 좋으나
어쩝니까! 그렇게 생겨먹은 인간인 것을,
그냥 나는 내 노선대로 가셔요.
남편 신경 쓰지 말구요!

[...]

에구 맘 풀어요. 어짜피 내 엄마일 뿐. 남편에겐 엄밀히 와 닿지 않을지도 ㅠ 섭섭하다 진짜..

[네]

님도 그때 무심하게 해도 괜찮아요...

[아]

근데 호스피스 계신다해도 오늘낼 돌아가시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 네분 돌아가실 때마다 일상 올스톱할순 없어요
저는 돌아가시고 한두달 정도는 좀 숙연히 지냈는데 남들보면 바로 여행가고 친구모임하고 놀아요

[ㅇㅇ]

맞아요. 저는 제 노선대로..
나 괴롭다고 너까지 괴로우라는 법은 없겠죠.
서운한 건 어쩔 수 없지만 강요하진 못할 것 같네요.
저도 사실 시어머니 일이라 생각해도 내 엄마보다는 훨씬 와닿지 않겠지요. 그러나 괴로워하는 배우자 보면 저는 그때만큼은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을 것 같거든요? 아 이것도 저만의 생각이겠죠..ㅎㅎ 정말 쉽지 않네요. 이심전심..결혼..

[.....]

부모님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데 친구랑 3차까지 술마시는건 좀 너무하긴 하네요...
그래서 일상생활 할 수 있으면 해야죠.
전 20대 때 아빠 돌아 가시고 제일 비현실적이고 이상했던게
배도 고프고 음식도 맛있는건 맛있다고 느껴진다는게 제일 낯설었어요.
50대에 친정엄마 돌아 가셨을 때는 그동안 주위에 어른들의 많은 죽음을 겪어서인지
20대 때 겪었던 죽음과는 다르게 좀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어요.
그러면서 산사람은 계속 살아가야 하는거구나, 일상은 계속 되는거니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 슬픔은 내가 이겨내는거고 한 치와 두 치는 전혀 다른거니까요.
남편분한테 너무 서운해 마세요.
어차피 님도 시부모님 돌아 가시면 남편만큼 슬프지 않을거고
임종도 지키는사람은 따로 있다고 하니 혹시 임종을 못보시더라도 자책하지 마시고요.....
그냥 각자의 방법으로 보내드릴 준비만 하시면 될듯하네요.

[ㅠ]

저도 비슷했어요 당시 엄마가 해외서 돌아가셔서 힘들때 위로도 안되고 그래서 시어머니 아플때도 저도 무심하게 대하고 돌아가셨을때도 딱 며느리도리까지만했어요

[저도]

친정아버지 돌아가실때 남편과 시집에 넘 섭섭한게 많아서 시부모 돌아가실때 똑같이 하려구요.
자기들이 한짓이 있으니 나한테 바라지는 않겠죠 인간이라면

[그런갸봐요]

장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해서 연락했더니
헬쓰장에 운동 갔다고 해서 기함을 했어요
어떻게 장모님 돌아가신 날에
헬쓰장을 가고 싶을지 ㅠ

[ㅇㅇ]

댓글 써주신 분들의 따뜻함이 느껴져서 위로가 돼요. 그래도 평소 나름 자제하려 애쓴 사람인데 오늘은 정말 빠지면 안되는 모임이었거든요. 회비가 비싼 비즈니스 모임.. 자기도 답답했을테니 나간 김에 신도 좀 났겠죠 뭐.. 제 감상에만 빠져 저의 슬픔과 괴로움을 똑같이 남편에게도 느끼길 강요한 건 아니었나 싶기도 하네요.

[..]

마음이 힘드시겠어요...
님도 나중에 똑같이 해주세요

[휴식]

호스피스 병동에 계셔도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잖아요.
화는 나겠지만 어쩌겠어요.
저도 시어머니 돌아가실때까지 내할일 하며 지냈고
부고소식듣고 갔지만 마음또한 덤덤하더라고요.
나또한 이런데 남편 또한 그러겠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친정 엄마는 내가 꼬박 간호하고 임종지키고 그렇게 불쌍하고 슬프더만 ᆢ

[ㅇㅇ]

순수한 놀기가 아닌 뭔가 일과 얽혀있으니
이미 벌어진 일,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오늘 내일 해도 그게 그러시면서도
오래 버티시기도 하니까요.
보통 호스피스 계셔도 위독하다고 대여섯번 이상을 집합하고 그러시다가 돌아가시고 그러셔요.

[ㅇㅇ]

네 그래야지요. 호스피스에서 자꾸 내일이다 모레다 머지 않았다 이러니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불안해요. 엄마 불쌍해서 눈물도 나고요.. 이미 벌어진 일이니 이해해야겠어요. 그치만 저도 나중에는 그냥 제 할 도리만 하고 덤덤하게 대할래요.

[ㅇ]

내 부모 나만큼 마음 아프겠나요
그려려니 하시고 원글님 받은만큼 돌려주세요
당해봐야 알겠죠

[남이라그래요]

남편은 남이예요
웍글님도 나중에 남처럼 똑같이 해주심 되세요
서운한맘 잘알아요

[남편만]

제 주변 친구들 보면 시엄니 아프니 언제 돌아가실까 욕하고 장례식에서 웃고 있고 …그런 거 많이 봐서 남편 그닥 나빠 보이지 않네요
친정 아버지 돌아가셔도 계획한 여행 못가는거 걱정에 갈까말까하던데 결국 간걸로 아는데 ….
난 이해가 너무 안되고….
자식들이 어찌하나 보면서 참 인생 허망하다 생각될듯요
인성 거기서 보이는것 같기도

[제 경험]

저는 20년전 남편 부모님 돌아가셨을때 같이 울어주고 손잡아주고 3일간 쉬지않고 일했어요.
몇개월 못뵌 분이고 새댁이었지만 최선을 다했어요.
장소만 대여했지 집에서 장례 치룬 정도의 노동이었구요.
염할때 망자 손 붙잡으라 해서 했고, 장지로 가기 전 집 앞 골목에 제사상 차리고 곡하라 해서 했고, 선산에 모시고 난 뒤에 동네 어른들에게 수건 돌리고 당산나무 아래 땅바닥에 상 차리고 식사대접도 했어요.
삼우제까지 잘 보내드리고, 보름마다 제사상 차려 49제도 했고, 매년 한여름에 제사... 한번은 아이가 열이 40도가 넘는데 거짓말 아니면 약봉투 들고 오라고... 왕복 8시간 애 잡을 각오하고 갔어요.

최근 저희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남편은 어떻게 했을까요?
20년을 살았는데도 공감과 위로는 전혀 없고요.
각방 쓰고 있어서 몰랐을까요?
1년 넘게 매일 밤마다 남모르게 울고. 혼자 있으면 낮에도 울고, 덤덤한척 했지만 제 정신이 아닐 때였는데요.
9일째날 아침에 톡으로 한번 하고 같이 씻자고..... 애들도 없잖아..좋지? ^^♡ 라고.
(3-5일쯤에도 말로 희롱했던거 같고.... )
발정난 짐승 새끼 같았어요.
유일한 오락이 그것뿐이 없는 무식한 원시인.
정내미가 뚝 떨어졌어요.
어린 아이도 엄마 슬퍼? 묻는데 남편만 모르더라고요.
어쩌면 *남*의 일로 일상이 깨지는게 싫은 이기적인 인간이라 일부러 모른척했을수도요.

[ㅌㅂㅇ]

ㄴ 너무 화나네요 ㅠㅠ

[ᆢ]

사위나 며느리는 남이예요ㆍ
뭘 기대하고 속상하고 서운해하세요?
님이 딸로서 할 수 있는것만 하세요ㆍ
배우자에게 강요할 수 없어요ㆍ

[..]

저는 친정모 돌아가실때 장녀라서 밀착 간호 했는데
제동생들은 저 남편처럼 행동 했어요
개인 성격일수도 있어요
제 여동생은 엄마 밤에 돌아 가셨다 병원와라 하니
어디가서 처 자빠져 자는지 아침에 나타나더라고요

[..]

내부모 안쓰럽고 안타까운건 나만 그런겁니다 내감정을 강요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입장바꿔서 시부모님 아프시면 애닳는거 아니잖아요 돌아가신것도 아닌데 나처럼 자중해라 강요하는건 말도 안되요 돌아가시고 예 차리는것만 해도 되요 시댁에 효 강요하는 남편과 다를게 뭐가 있나요 남자들 부인이 애낳았을때도 핑계삼아 친구들이랑 술퍼마시잖아요 나랑은 다른사람이다 이렇게 인정해야 마음이 편합니다 내부모와 나만의 역사 ,스토리를 남편은 그 감정을 모르잖아요 모르는게 당연하구요 우리도 시부모가 막 좋고 돌아가실때됐으니 자중하자 그러고 사나요? 쉽지않아요 감정이 다른데요

[..]

이 글이랑 일기처럼 써두셨다가
남편이 요구가 많고 강요할 때 읽어보라고 던져주세요.

[상식]

남이죠 당연히 그러나 처의어머니이면 그러한 행동은 자제해야죠 인간적이지못하네요

[...]

일상을 살아야 하는 건 맞지만
일상이 그 모양인 건 문제가 있죠

[오늘]

일 기록해두시고 나중 똑같이 해야 조금 아차 싶겠죠

[남이에요]

조그마한 기대라도 내려놓는게 좋아요
나와는 가족이지만 내 부모, 형제와는 남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하는게
서로에게 편하고 맘 상할일 없어요
그리고 원글님도 나중에 그렇게 하시고요

[시누이남편]

시누이 남편(시누부)은 자기 엄마가 중환자실 입원해서 위독한데

장모(시누이 엄마, 제 입장에선 시모) 생일 호텔부페에서
밥 먹어요.
미친.

[제 친구가]

암으로 갔어요
친구 남편도 그러구 다니더군요
사위한테 뭘 기대하겠어요
친구는 가면서 많이 쓸쓸해했어요
어머니한테는 따님이 있잖아요
남자들은 공감능력 많이 떨이지고
속으로 삭히는 연습을 많이해요
섭섭한 마음 얘기는 하세요
미안하다 할거여요

[음...]

10년 전 일이기는 한데, 저희 시아버님이 토요일에 가셨거든요. 화요일에 장례 마치고, 저랑 아이들은 수요일에 올라오고, 남편은 하루 더 시어머니 옆에 있다가 목요일에 올라왔던가 금요일에 올라왔던가 했는데... 선명하게 기억나는 게 그러고 바로 토요일에 골프치러 가던 거.
전 진짜 놀랐었고, 그때 82에 글 올려 물어봤을 때도 다들 말도 안되는 짓이다, 하기는 하셨지만, 음... 저희 남편이 개차반이고 쓰레기냐 하면 전혀 그런과 아니고, 아주 노말하고 젠틀하고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장인도 아니고 제 아버지 죽음에 그렇더라고요. 그냥... 뭐랄까.. 음.... 삶과 죽음에 대해 덤덤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남편 평소에 저에게도 아이에게도 혼자 남은 시어머니에게도 아주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입니다.

[ᆢ]

비즈니스골프 나갔다면서요
어떻게 올 대기를 하겠어요
더구나 내부모도 아닌데요

[..]

비지니스골프라면서요
그럼 회사 그만 두고 어머님 곁에서 지극정성 해주면 좋으실까

[오뚜기]

이생에서의 죽음이 저생에서는 탄생입니다.
어떤경우 슬픔은 망자를 위한것이 아니라 남겨진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것이 될 때도 있어서...무작정 슬퍼하다고 좋고 멀쩡하다고 욕할 일은 아닙니다.
현생을 살긴 살아야죠. 얼마나 망자를 기리고 기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지는 각자의 몫이죠. 부부지간이나 형제지간이라도 판단하고 비난할 일은 아닙니다. 자기 성숙도의 정도이고 깨달음의 문제니까요.

그냥 내 몫만 열심히하면 그 자체가 귀감이 되어서 주변인에게 영향을 줄거에요.

지나치게 울고불고도 망자의 저승길에 방해가 된다고 합니다. 그저 기도 많이 해주시면 됩니다.

[...]

일부러 친구 만난것도 아닌데 어쩌라고요
내부모는 나한테나 애달프고 사무치는거에요

[남]

오래 전 시부가 투병 끝에 돌아가셨어요.
장례식장에서 시어머니와 동서가 형편이 어렵지 않음에도 비용문제로 말다툼을 하는 걸 보고 놀랐어요.
남편을 잃은 분에게 어찌 저럴까 싶고 그 상황에서 며느리와 그런 모습을 연출한다는 게 뭐가 우선이고 중한 지 잊고 있는 게 이기주의를 본 거 같아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다음 날 장지로 떠나는 버스를 타는데 안가겠다고 버티며 나중에 따로 찾아뵙겠다는데 남이란 걸 확인한 계기가 되었어요.
그 후부터 마음에서 지웠습니다.
저 사람은 가족이 아니구나라면서 말입니다.
남도 그러진 않는데 말입니다.

[....]

남은 남이죠.. 원글님 시가 부모님 생존해계시는지 모르겠지만 똑같이 하세요.
장례 치뤄보니 누가 인간이 아닌지 알겠더라고요

[.....]

내 자식 안위를 나만큼 본능적으로 걱정하는 사람이 누군지 생각해보세요 다른사람 생사에 대한 애달품 장례 이런건 학습이 어느정도 들어가 있어요

[..]

뭐 누굴 일부러 상처주려 한건 아닐거에요
본인 개념이 그정도인거죠
나중에 남편분 아플때 똑같이 하셔도 됩니다
약을 먹건 수술을 받건 병원에 맡기고 그냥 밖으로 놀러다니세요
섭섭하게 생각 안할겁니다

[갑자기]

갑자기 호스피스 들어갔다면 같은 심정으로 걱정하겠지만 아프신지 오래고 호스피스 들어가신지도 꽤 되었다면 남편은 무뎌졌겠죠. 그냥 본인 생활 하는 거구요. 결국 내 부모 아니면 다 그래요.
너무 많은 기대 하지 마세요.

[흠]

남편에게 님과 똑같은 강도의 슬픔을
요구할 순 없다고 봐요.
섭섭하지만 어쩔 수 없죠.
어차피 앞으로 더 많이 같이 살아갈 상대는 남편이니까
현명하게 생각해야죠.
남편이 아주 망나니가 아니라면야..

[나이값]

나이 들어도 철들지 못하는 사람 의외로 많아요
남편분같은 사람은 콕 찝어 얘기해줘야해요
님이 말한것처럼 나중에 시부모님 그럴때 똑같이 해주겠다고 해보세요
그나마 생각이 짧아 그런거면 미안하다고 하겠지요
애초 인간 아닌 사람은 배째라 할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