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귀농을 했다.
오랜 기간 준비 과정을 거치고
남편과 함께 노후를 보내러 영암으로 왔다.
1년 전에 집과 무화과 농장을 사 두고
준비를 해왔는데
내려 와서 진행 과정이 만만치가 않았다.
그 과정 중에
한 마리의 개냥이가 내 집에 들어 왔다.
임신을 한 몸이었는데
세상에 이토록 살갚고 이토록 상냥하고
이토록 총명한 놈이 있을까 싶은 냥이었다.
이름을 민이라고 지었는데
민첩하다는 뜻이었다.
4월 어느 바람 불고 신산하던 날
민이가 사라졌다.
지 이름을 빨리도 인지하고
부르면 어디선가 강아지 뜀박으로 뛰어오던
녀석인데
다음 날 아침에도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았다.
그날 울 민이가 새끼를 낳아었나 보다.
배가 홀쭉해진 채 사흘만에 나타나서
내 다리에 몸을 비벼댔다.
그리고 5월 어느 날
귀가 뾰족한 새끼 5마리를 데리고
신새벽 밥 주러 나간 나를 놀라게 했다.
민아~ 아가들 델고 와~ 응
늘 읆조리던 내 말을 알아들은듯
내 집 옥상 올라가는 계단 아래 작은 창고
앞에서 나를 기다린듯 했다.
흰색 여아 이름 영이
어미랑 똑 같은 남아 이름 진이
온통 까망이 여아2 이름 별이, 달이
온통 까망이 남아 이름 해
내 집에 6마리의 고양이 가족이
깜찍한 사이즈의 창고 집에서 살고 있다.
우리 부부가 무화과 밭에서
일 하고 있으면
녀석들이 따라 와서 주변에서
와다다 거리면서 놀고
그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삶의 위안이 돤다.
저녁이 되면 마당에서 뒹굴고 장난치고
정원에 들어가서 숨박꼭질하면서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너른 놀이터를 가진
행복한 고양이들이 아닐까~ 울 민이 가족
참고로
민이는 중성화를 6월에 시켰는데
수의사 말이 나이가 1년 좀 안된듯 하단다.
첫 임신일듯 하다는 말에 먹먹했었다.
여아 3마리는
6개월 되는 10월 경에 중성화를
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