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닭다리만 백숙처럼 끓여도 되냐고 질문글 올린 사람이에요.
다들 된다고 하셔서 북채 한 팩 사서 끓였어요.
아이가 여름 감기 걸렸는데 통 먹지를 못해서 국물이라도 먹을까 싶어 끓였네요. 원래 삼계탕 백숙 엄청 좋아하는 애에요.
삼계탕용 재료 작은거 한 팩 넣고
마늘 한 주먹 대추 밤 은행도 한 주먹 넣고
대파 잎 냉동 한거 한 줌이랑 양파 반 개도 넣고
감자 큰 거 한 알도 넣고
오래 끓였어요.
어디서 받은 녹차소금으로 약하게 간 하고
큰 냉면기에 닭다리 세 개랑
쪽파 얹어서 아이만 줬는데
며칠 암것도 안먹던 애가 그걸 맛있다고
다 먹더라고요.
다음에 한 끼 더 먹이려고 남은거 용기에 담았는데
국물이 조금 남았어요.
제가 부끄럽지만 비위가 약해서 고기도 싫어하고 물에 빠진 고기는 더 싫어하고 고기가 빠진 물은 더더 못먹는 사람인데요, 남은 국물을 버리려다 냄새가 너무 구수해서 맛만 살짝 보려고 한 숟갈 먹었어요.
와 근데 국물이 너무 진하면서 달달 (양파인가) 구수 (감자인가) 한게 맛있는데다,
두 세 숟갈 더 먹었더니 몸 속이 따뜻해지면서 편안해지는듯한 신기한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여전히 비위에는 거슬리지만 그 느낌이 좋아서 밥 한 숟갈 떠서 국물을 작은 종지 가득 먹었어요.
아직도 배 속이 부드러운 느낌인데 너무 신기하네요.
음식이 아니라 보약 먹은것 같아요.
제가 쉰이 넘었는데 삼계탕 포함 닭 국물은 거의 처음 먹었다면 믿으실분 계실까요? 애 낳고 미역국도 소고기 못먹어서 황태 조개 등으로만 끓여먹었네요 ㅎ
암거나 잘 드시는 분들은 이런 보약 같은걸 매번 잘 드시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