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잘해요.
남편이 딸한테 다른건 몰라도 네 엄마한데 화장 기술은 꼭 배우라고 할 정도예요.
보통은 살림하는법 요리 이런거 배우라고 하지 않나요 ㅠ ㅠ
머리숱은 50대 치고 숱 장난 아니구요. 어깨까지 오는 중간길이예요. 롤로 말면 컬 생겨서 더 올라가는데 턱이랑 목 중간쯤..
요새같이 더운날은 화장 못하잖아요. 땀이 줄줄 흐르는데 화장 포기할수 밖에요. 물론 차갖고 일 나갈땐 화장하죠.
저 오늘 집에서 뒹굴대다가 맨얼굴에 머리 하나로 띵 묶고 안경점 갔다 왔어요. 민생지원금으로 큰아들 안경 새로 하나 더 하려구요.
여기 안경점은 저희식구 5명이 오래전부터 안경 맞춘 곳이구요. 제꺼 안경 맞출땐 꼭 헤어 메컵 하고 갔어요. 제가 집에서는 안경 잘 안끼고 밖에서 일할때 ppt화면 글자들이 잘 안보여서 잠깐씩만 쓰기도 하고 외부에서 주로 쓰니까 메컵 상태에 어울리는 걸 골라야해서 헤어메컵을 하고 갔던거죠.
아들은 안경테 고르고 저는 안경점 의자에 앉아서 매실음료수 마시고 있었어요. 거긴 음료냉장고 있고 손님들 무료로 마시게해서.. 들어가자마자 냉장고 문열고 매실 꺼내서 마셔주고 있었죠.
아들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안경테 몇개 고르더니
이거 괜찮아?? 너무 각졌지? 물어보고
저는 말하기도 귀찮아서 손으로 동그라미 그리며 동그란테 라고 수신호 주고...
안경점 사장님이 제 아들한테...
땡땡이 (울아들 이름) 오늘은 엄마랑 안왔네... 이러심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눈치 드럽게 없는 고딩 아들이 저를 휙 쳐다보고는.엄마랑 왔다고 대답하려고 하는 그 찰나에 제가 재빨리 다가가서 입닫아라.. 하면서 카드 주고 나왔어요.
메컵이 이렇게나 중요합니다. 아이라인 빡세게 그리고 이나이에 속눈썹도 붙이고. 헤어는 열로 데우는 헤어롤로 70년대 미국 여배우의 굵은 컬이 촤르르 흐르는 헤어스톼일을 하고 다녔더니...
속눈썹은 요새 자체접착제 붙어서 나오는거 있어서 풀바르고 이럴필요없거든요. 걍 떼서 눈에 착... 0.5미리 짤려서 나오는거 눈꼬리 끝에 똭 2개 정도 붙여주면 눈매가 2배는 길어보이니 포기할수도 없고.
못알아볼만 합니다. ㅠ ㅠ. 안경점 사장님 이해감. 눈이 이미 다른 눈이니...
그나저나 지 아빠 닮아서 눈치 드럽게 없는 아들놈이 혹시라도 엄마랑 왔다고 말하는건 아니겠죠... 아직 카드 결제 안된거 보면 안경점에 있는건데 불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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