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 쉽게 잊었습니다. 조국은 원래 공부하고 책 읽고 논문 쓰고 가르치는 학자였고 선생이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강단을 사랑했고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다 버리고 학교로 돌아가고 싶었던 천상 공부쟁이를 우리 사회는 추악한 칼질로 손발을 잘랐습니다.
양심 있는 분들의 사면 요구가 교향약의 타악기 소리처럼 잔잔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찬성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뼈아픈 것은, 이재명을 지지한다면서 온갖 이유를 들어 그의 사면을 반대하는 사람들입니다.
윤석열 검찰의 음모와 기레기들의 악의를 그대로 이식한 채 정의와 공정을 부르짖습니다.
알려고 하지 않고 믿으려고만 드는 자세를 우리는 미신이라고 합니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극우적 반지성주의의 참상입니다.
조국과 그 가족은 부당하고 불의하게 희생되었습니다. 이것이 역사적 사실이고 진실입니다. 윤석열 검찰의 쿠데타에 피흘린 조국 일가의 상처는 곧 우리 시대의 상처입니다. 그 상처를 돌보는 일이야말로 윤석열 내란 종식의 중요한 한 바탕입니다.
폭염이 목을 조를 때마다 독방 지옥에서의 그를 떠올립니다. 윤석열처럼 비루하지 않게 언제나 공부하고 성찰하면서 존재의 안팎을 키우는 그의 품성을 존경합니다.
영민한 문학비평가 겸 작가 정여울과 조국의 문답으로 쓰여진 이 옥중서신은 그가 얼마나 뛰어난 공부쟁이인지, 얼마나 치열한 통찰과 시대정신으로 자신과 공동체의 운명에 대해 고민하고 궁구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영치금은 못 넣어도 책은 사야지요. <조국의 공부>가 우리 모두의 공부가 되길 바랍니다. 고맙고 기쁘게 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