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여행기가 있어 저도 적어봅니다
유럽여행카페에 누가 세비야 스페인광장의 플라멩코거리공연 영상을 올려놨더군요
그영상에 제가 인상깊었던 할머니가 나와 어찌나 반갑던지요
20년전에 세비야에서 플라멩코를 작은 창고극장에서 처음봤어요
그전까지 티비에서 가끔 보며 남녀의 사랑을 노래하고 춤추는 에로틱한 춤!이라고 혼자 생각하다가 현지에서 공연을 본거죠
남녀노소라고 할까요
남자 여자 젊은사람 나이든사람 구성원도 다양하고 알아듣지 못했지만 인생에 대해 얘기하는거다 춤과 노래보다는 서사시에 가깝다는걸 느꼈어요
특히 노회한 집시여성무용수와 나이든 남성가수가 처연한 느낌으로 다가와 한국근대소설에서 느끼는 인생사 굴곡과 겪어냄 이제는 다 털어내고 담담하게 옛일얘기하는듯한 장면
왜그리 처연하던지 가슴시린 기억이 있었어요
저혼자만의 감정이입이겠지만
플라멩코란 그런거였어하며~~
두번째 세비야갔을때도 다른 창고극장에서 공연을 봤어요
현란하고 실력있는 플라멩코 학교에서 수련받은 공연이었고 동행은 극찬을 했는데 저는 뭔가 좀 기교만 많은듯하다하며 좀 아쉬웠어요
그러다 스페인광장에서 할머니 공연을 만난거죠
이곳가신분들 보셨을거예요 여행기에 자주 등장합니다
여성무용수가 3명있는데 중간에 나이든 집시여성도 매력적이었는데 저 김수미할머니(제가 붙인 별명)에게서 20년전에 느꼈던 감정을 느꼈네요
늙어서 몸동작도 크지못하고 유연미도 떨어지지만 왕년의 관록을 느낄수 있던 귀엽기조차했던 할머니춤을 오래동안 사랑의 눈으로 봤답니다
나무발판위에서 발동작할때 구두굽 소리가 스페인광장에 울려퍼지는 공명도 참멋진(저 할머니는 땅바닥을 넓게쓰며 춤춥니다 구름판을 쓰지는 않아요 ) 팀이었어요
학교에서 배운게 아닌 구전과 도제식으로 배운 스타일같더군요
우연히 만난 거리공연에 참 뭉클했고 나는 이런 스타일을 더 좋아한다는걸 알았죠
그라나다에서 간 집시마을은 작은 민속촌처럼 세팅해놨어요 대장간집 그릇만들던집 양잠해서 옷만들던집..
산에서 바라보는 확 트인경치도 좋아요
그런데 마지막집 구석에 오래된 필름으로 된 기록영상을 틀어뒀는데 거기에 빠져서 20분정도를 봤답니다
공동체에서 어떻게 플라멩코 댄서들이 훈련되는지, 자기들 축제에서의 공연장면, 전설적 미모의 여성댄서도 나오고..
압권은 마지막에 나오는 나이든 여성가수가 앉아서 박수치며 노래하는데 딱 접신하는 느낌이었어요
예술의 감정이 절정에 오르면 신과 만나는구나~
내려오면 동네 여러곳 플라멩코 공연장이있어요
오전에 알함브라갔던터라 너무 피곤해 그냥 왔는데 세비야와 비교해볼걸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영상에서 할머니를 뵈서 반가와 적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