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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울증 일까요

제가 조회수 : 2,278
작성일 : 2025-07-12 02:56:34

친정 어머니 오랜 투병 중이셔서 제가 대학병원 모시고다녀요.

얼마전 진료가 있어서 병원입구에 내려드리고

(거동이 불편해 잘 걷지못하십니다)

저는 다시 주차를 하러 온 병원안을 빙글빙글 돌다가

어렵게 주차를 하고

진료시간 늦을까 허겁지겁 병원 건물로 들어가서

휠체어 빌리고 입구에 앉아계신 엄마 태워서

진료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휠체어를 미는 순간

문 틈 사이로 아주 깊은 바닥이 보이는거예요

엄마랑 저 둘만 타게 됐는데

정말 1초도 안되는 찰나의 순간에

이대로 엘리베이터가 추락해버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얼른 제 자식 생각을 했어요

아이가 없으면 그냥 이렇게 죽는것도 괜찮겠다

그런데 아이는 아직 내 손길이 필요하니까

내가 없어지면 아이가 슬플테니

고개를 휘저어 생각을 떨치고

진료 보러갔어요

잘 걷진 못하지만 집안에서 혼자 일상생활 하세요

이게 언제까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요

한달에 한두번 병원 갈때마다 회사에 복귀시간을

못 맞출까 늘 불안해요 

애는 하교하고 밥은 먹었는지...

내 젊은 시절이 이 병원에서 다 지나갔구나 싶고

주말에도 아무데도 못가고 엄마한테 가서 살림을

돌봐드려야하고 이런 시간들이

한편으론 이렇게라도 살아계셔 다행이다하면서

병원 갔다 오는 날은 늘 차에서 운전하면서

눈물이나요 이게 어떤의미의 눈물인지 저도 잘모르겠어요

정신과를 가보려했지만 왜이리 대기는 많은지

직장인으로 쓸수 있는 최대한의 외출시간을

엄마 병원가는데 다 쓰기때문에

제 건강검진도 받지 못하고있고

아파도 참으며 살아요

애는 상대적으로 방치되구요

그냥 어떤 감정인지를 모르겠어요

요즘 들어 대학병원가면 주변을 유심히 보는데

70대  할아버지 할머니가 90대 부모님을 휠체어에

태워 진료실 들어가시거나

간호사들의 친절을 가장한 묘한 짜증을

80대 혼자오신 환자분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해

쩔쩔매는 것도 보게되고

그나마 제일 나아 보이는건 노부부가 지팡이짚고 서로

의지하며 진료실 앞에 앉아계신거였어요

부부중 어느 분이 환자인지는 알수 없었어요

한분은 보호자로서 오신거겠죠

한편으론 저 연세에도 함께 병원오시니

다행이다 싶고 자식들은 먹고사는게 바쁘니

저렇게 힘들게 걸으시면서도 우리가 알아서한다

오지마라 라고 하셨을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싶지

않은 마음도 보이는것 같아요

그냥 그날 엘베틈 공간이 왜 번쩍하고 들어왔는지

비몽사몽 졸다가 갑자기 생각이나네요

일이라도 안했으면 좀 여유가 있을텐데

먹고사느라 병원비 대느라 그만둘수도 없는 현실...

IP : 118.220.xxx.22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25.7.12 3:11 AM (49.170.xxx.188)

    많이 바쁘고 힘들어서 그래요.
    쉬지 못하면 그러더라고요.
    병원에 모시고 가는 일을 두 번에 한 번씩이라도
    돈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 맡길 방도를 찾으시든가
    주말 살림이라도 그렇게 하시든가 했으면 좋겠어요.
    쉴 수 있는 시간을 꼭 마련해 보세요.

  • 2.
    '25.7.12 4:36 AM (180.70.xxx.42)

    뭐라 감히 드릴말씀이 없을정도로 대단하세요.
    오랜투병이라니 얼마나 힘드실까요..
    할 만큼 충분히 하셨으니 이제 조금 내려놓고 모든걸 다혼자 하려하지마세요.

  • 3. ...
    '25.7.12 5:28 AM (112.133.xxx.142)

    원글님에게 휴식이 있기를 빌어요
    고생 많으세요 토닥토닥

  • 4. ....
    '25.7.12 5:28 AM (218.51.xxx.95)

    병원 가실 때 택시 이용하면
    적어도 주차하느라 힘빼는 일은 없을 텐데
    어떠세요?
    병원 대신 모시고 가는 서비스도 있을 거예요.
    이젠 원글님 자신을 챙기셔야겠어요.

  • 5. ㅁㅁ
    '25.7.12 6:08 AM (112.187.xxx.63)

    그맘때가 참 힘들어요
    저도 고 3아들두고 엄마 간변에 매달려본예인데 ,,,
    그 정도시면 등급안나오나요?
    요양사 몇시간 도움만 받아도 빠듯이 거동되는 어른도 혼자들
    잘 살거든요
    요양사가 동네병원정도는 모시고 다니구요

  • 6. ㅌㅂㄹ
    '25.7.12 7:07 AM (121.136.xxx.229)

    참 섬세하신 것 같아요 섬세한 사람들은 더 힘들죠 시간 내셔서 정신과 진료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7. ....
    '25.7.12 11:24 AM (106.101.xxx.224)

    너무 버겁고 힘드셔서 그런거죠
    저두 그런시간 지내봐서 공감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 그냥 버티면 살아지는거 같아요

  • 8. 원글
    '25.7.12 12:40 PM (118.220.xxx.220)

    따뜻한 댓글 모두 감사드립니다
    요양등급은 받아서 요양선생님이 매일 오세요
    그렇지만 대학병원 진료는 이동도 그렇고
    보호자가 듣고 상의해서 진료를 결정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제가 안갈수가 없네요
    가까운 동네병원 정도는 요양선생님이랑 가면 되는데
    사실 모든 진료를 대학병원에서 받아요

    택시 이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운게
    엄마 집 병원 다시 엄마 집 출근
    총4번을 타야해서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택시를 타기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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