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오신 엄마가
낙상 사고로 수술을 하시고 재활을 거쳐
집으로 돌아가 생활하신지 두달이 넘었어요
수술의 경과도 좋았고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가 열심히
재활 하셔서 비록 지팡이를 짚고 걸으시긴 하지만
그렇게 걸을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시골에서 혼자 생활하시는 엄마가
이래저래 늘 걱정이죠
평생 농사를 지어오신 엄마는
한참 농사를 지어야 할 계절에
본인 의지대로 무언가를 할 수 없음이
참 답답하기도 하고 때론 서글프기도 하고
그러신 거 같았어요
여기도 저기도 본인 손이 거쳐야 할 곳들은
넘쳐나는데 다치기 전이면 일도 아닌 것이
지금은 뭘 하나 하려면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아니면 방치해두고 자식들이 오갈때 처리해야 하니
여간 갑갑한게 아니었죠
올해는 그런 엄마가 걱정되고 염려스러워
자주 다녀온 편이었는데
이번에도 시간내어 갔다가
엄마 모시고 잠깐 바람도 쐬고
카페 모시고 가서 달달한 음료도 사드리고 시간 보내고
다음날은
밭일도 하고
집 담 옆으로 비만 오면
밭이나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길 위에 두둑하게 쌓여서
비 내릴때나 장마때 물이
집 담쪽으로 차고 들어와 문제였어서
엄마가 이걸 좀 퍼내서 물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걱정 하시길래
엄마 지휘아래 제가 삽질을 해서
물길도 내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날은
얼마 안돼는 소액
병원 가실때 쓰시는 택시비로 쓰시던지
동네 아줌마들이랑 맛있는거 사 드시라 하고
드렸더니 안받으시려는 걸 주머니에 꼭 찔러드렸어요
이번에는 현금도 얼마 없어서 소액 드렸는데
자꾸 엄마가 오만원 줄테니까
올라가면서 맛있는 거 사먹어~ 하시는데
아이고~ 괜찮아! 엄마 쓰셔~ 했더니
이거저거 사주고 일도 많이 했는데
미안해서 그러지...하시는 거에요.
그러면서 고맙다~ 하시고요.
그자리에선 그냥 그러고 말았는데
올라오면서 엄마의 말이 자꾸 맴도는 거에요
미안해서 그러지...
미안해서 그러지...
저는 저대로 엄마 생각한다고
엄마가 주려고 하시는 걸 일부러 안받았는데
엄마는 그게 또 참 미안하셨나 봐요
엄마는 그렇게라도 챙겨주시면
마음이 좋으실텐데
내가 너무 괜찮다고 거부했나 싶어서
그래서 다음부터는 만원만 받으려고요
엄마가 준 걸로
맛있는 커피~ 사마신다고 하면서 받으면
엄마도 기분 좋으실 거 같아요.
엄마~ 다음에는 내가 꼭 만원 받을께~
그걸로 맛있는 커피 사마실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