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제 글이 님께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혹시나 해서 적어요.
사실 요리하고 밖에 나가서 뛰는 거 힘든거 맞아요.
그거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거거든요.
님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어떤 "일" 때문이라 저랑 비슷하신 거 같아서
그냥 시간만 나면 그 "일"들이 생각나서 날 좀 먹고 갉아먹는 것 같고
미칠것 같고 왜 이런 일이 생겼나 억울하고 그러다가
전 환청까지 들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러다가 정말 정신과 가야 할것 같다 생각하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신과 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정신과 갈 정도로
내가 무너졌구나 싶어서 내가 날 이뻐해야 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고통을 준 사람들은 평안한데 피해자인 나만 미칠 것 같아서 억울하더라고요.
이게 가장 중요해요.
내가 날 위로하지 누가 날 위로해 라는 생각요.
사실은 그 누구도 날 위로하기는 힘들어 내가 날 위로하고 보듬자라고
그러면 그 생각을 안하도록 노력해야지.
그 생각을 안할 방법을 찾는데 무너지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지.
처음에는 술도 마시고 담배피려고도 해보고 했는데
담배는 사러 갈때 괜히 주눅이 들기도 하고 담배 뒤늦게 배우려니 안맞아서
술은 그다음날 영향이 너무 커서요.
(일을 해야하는데 일을 못하겠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다음에는 로맨스소설을 보고 만화를 보고
그래도 뜸금없이 생각이 문득문득 나더라고요.
그래서 날 혹사시키자 싶어서
실내자전거 하나 두고 ott에 있는 드라마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가장 아랫단계에서 10분되도
죽을 것 같아서 못하겠다고 거실에 누웠는데
몸은 힘든데 그 10분동안은 아무생각 안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10분씩 늘려가다보니 1시간동안은 드라마보면서
실내자전거하니 그 "일"들을 안 떠올리게 되었어요.
다른 분들도 요리하거나 밖에 나가서 뛰거나 하시는 분들
머리에서 그 어떤 생각을 비우기 위해 하시는 걸 겁니다.
다행히 우리의 머리는 한계가 있어
어떤 일에 집중하다 보면 그 "일"들을 잠시 망각할 수 있더라고요.
님도 님을 예뻐하세요.
애틋하잖아요.
님 사정 남 심정 님이 젤 잘 알죠.
남들은 그 누구도 아무리 내가 뭐라고 해도 내가 느끼는 고통 몰라요.
그러니 님만 님 스스로 다독일 수 있어요.
뛰든 요리를 하시든 밖에 나가서 뛰시든
청소를 하시든 저처럼 실내자전거를 하시든
자꾸 뭔가를 해보세요.
계속해도 되고 내가 날 망치는 것이 아닌 날 끌어올리는 것들을 생각하세요.
머리를 비우다보면 그래도 하루 살아갈 수 있어요.
그렇게 하루 버티다보면 일주일이 되고 한달이 되고
생각보다 세월이 빠르다는 거 느끼실 거예요.
그리고 조금은 무뎌질 수 있어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