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몇 시간 전에 정말 죽고 싶었어요

회생 조회수 : 5,538
작성일 : 2025-06-15 09:39:39

말로 다할 수 없는 큰 분노에 사로잡혀서 별별 생각을 다 했답니다. 

내게 상처와 아픔을 줬던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그들을 어떻게 하질 못하니 내가 대신 죽어야겠다는 이상한 결론을 내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이것저것 음식을 만들었어요. 

카레와 된장찌개를 동시에 끓이고 

밥도 새로 하구요. 

 

여기서 딴 소리지만, 제가 카레 끓이는 법은 

재료를 볶다가 우유를 부어요. 작은 팩 200밀리 정도요. 

그렇게 우유를 넣고 다시 좀 볶듯이 끓이다가 

카레를 나중에 넣고 물을 넣고 끓이거든요. 

그럼 참 맛있어요. 우유가 카레의 강한 향을 잡으면서 맛이 부드러워지거든요. 

 

오늘은 고기를 많이 넣었어요. 닭고기와 스팸을 넣었더니 

다른 날보다 되직하게 되었는데 

 

암튼 새로 지은 밥에다가 카레를 같이 먹고 

얼음 잔뜩 넣은 냉커피까지 마시고 

앉아서 책을 좀 읽었어요. 작은 이야기 한 파트를 읽고 나서 

집에 있는 쓰레기를 정리해서 좀 버렸답니다. 

 

그러고 나서 82를 좀 하니까 죽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어요. 

날뛰던 분노와 공격성이 다시 어디론가 숨었어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밑에 어떤 분이 우울증의 끝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쓰셨는데 

몇 시간 전의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 

가까운 데서 살면 저희 집에 모셔와서 새로 지은 밥에 카레든 된장찌개든 대접하고 싶어요. 

오늘은 된장찌개도 잘 됐어요. 청양고추를 하나 썰어 넣었더니 

된장찌개에 알큰한 맛이 있네요. 

 

저도 우울증이 정말 심해서 생각으로 자해를 많이 해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이렇게 간단하게 음식을 하면서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요리를 잘하지는 못하고 할 줄 아는 가짓수도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덕분에 제가 살아나긴 하네요. 

IP : 121.165.xxx.177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러게요
    '25.6.15 9:41 AM (211.62.xxx.195)

    요리 뿐 아니라
    뭐든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다보면
    조금씩 벗어나게 되는 것 같아요

  • 2. 뭐든간에
    '25.6.15 9:43 AM (220.78.xxx.213)

    탈출구가 있다는건 좋은거죠
    전 분노의 청소질을 합니다
    덕분에 항상 깨끗ㅋㅋ

  • 3. 박수~~♥
    '25.6.15 9:43 AM (116.45.xxx.34)

    참 좋은 방법입니다~~~~ 소소한 일상의 삶을 생각하면서 맘속의 어두움을 날려 버립시다

  • 4. .......
    '25.6.15 9:44 AM (61.255.xxx.6)

    너무 좋네요.
    어쨌든 몸을 움직이시고, 내 입맛에 맞는 맛있는 거 드시고
    거기다 산책까지..!
    사실 저도 하루에 3-4번은 자살 생각하는 거 같아요.......
    그냥 다 지겹다 그러고 살아요.

  • 5. ..
    '25.6.15 9:45 AM (183.107.xxx.46)

    나가서 뜁니다
    한참 뛰다보면 힘들어 죽을거 같은 생각이 들지요
    멈추고 쉬고 싶어요
    인간은 이리 간사한 동물 입니다
    모두들 힘내세요
    요리든 청소든 장을 보든 몸을 움직이세요
    6월의 반입니다
    고생이 많아요 조금 더 버텨보아요

  • 6. ㅇㅇㅇ
    '25.6.15 9:47 AM (221.140.xxx.166)

    잘 하셨어요.^^

  • 7. 뽀인트
    '25.6.15 9:47 AM (112.169.xxx.195)

    화제의 전환...

  • 8. 칭찬스티커
    '25.6.15 9:50 AM (211.229.xxx.27)

    칭찬드려요.
    정말 잘하셨어요.
    저도 어제 불면의 밤을 보냈는데 그냥 아침부터 돼지간장불고기 양념했어요.
    아이들 일어나면 상추쌈에 입터지게 같이 먹을려구요.
    조금씩..한발씩..걷다보면 다른 길도 보이리라 생각해요..

  • 9. 여러분
    '25.6.15 9:52 AM (121.165.xxx.177)

    진짜 웃긴 게 뭔지 아세요?
    제가 눕기만 하면 죽고 싶다, 그냥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다
    진짜 이 생각을 해요. 이 정도면 우울증 중증인데
    이러면서 병원에 가서 약 처방은 안 받아요.
    왜냐구요? 우울증 약이 저한테 해로울까봐요...

    이런 이율배반이 공존하는 게 제 마음이더라구요.
    죽고 싶다고 노래하면서
    몸에 해로울까봐 약을 먹지 않는 내 마음...

    저는 가끔 제 자신에게 물어요. 회생아, 장난 치냐?
    죽고 싶다메~근데 약은 무섭냐?
    너는 어느 게 진짜냐?
    아무래도 약 무서워하는 마음이 진짜겠죠?

    여기 계신 분들도 마음이 힘드실 때마다 뭔가 꽂히는 거 한 가지 해보세요.
    그래도 버티기 수월해지는 거 같아요.
    가끔은 그 죽고 싶은 마음이 진짜로 사라지기도 하구요.

    댓글 주신 분들 다 감사합니다.
    날 더운데 다들 잘 지내시길~

  • 10.
    '25.6.15 9:52 AM (222.120.xxx.110)

    제목보고 덜컹 내려앉은 가슴으로 들어왔다 웃고갑니다.
    아주 잘하셨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잘 버텨내세요.
    하루가고 또 하루옵니다.
    감정에 지배되지못하도록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한템포 꺽어버릴 수 있거든요.
    그리고 카레에 우유는 나중에 넣는게 아니라 처음에 넣고 우려내는거였군요. 아~~~~ 감사합니다.

  • 11. ...
    '25.6.15 9:52 AM (106.102.xxx.132)

    엄청 부지런하시네요. 원글님처럼 움직이고 다른 일 하는게 우울증 회복에 제일 좋은데 보통은 그게 안 돼서 힘이 들죠.

  • 12. 저도
    '25.6.15 9:55 AM (49.167.xxx.114)

    우울증 심한데
    정신적으로 힘들더니
    요즘은 가슴두근거림으로 숨도 못쉴거 같아요
    부정맥도 갑상선 항진도 아니라니 정신적인건데
    참 이겨내기 힘들어요

  • 13. 그래서
    '25.6.15 10:00 AM (182.211.xxx.204)

    안좋은 기억과 과거는 되돌아보지 말아야해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본인만 괴로우니까요.
    그들은 아무 생각없이 잘 살아가고 있는데
    왜 자신만 그 기억 속에서 못 벗어나고
    분노 속을 헤매며 자신을 괴롭히나요?
    잊어주는게 용서이자 복수입니다.
    나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찾고
    내가 더 잘먹고 잘사는게 최선의 해결책인 거같아요.

  • 14. 위에 저도 님
    '25.6.15 10:02 AM (121.165.xxx.177)

    저도 정신적으로 힘들 때 호흡 곤란에 가슴 두근거림 다 겪어봤는데
    스트레칭으로 그걸 벗어났답니다.
    옛날에 배웠던 국민체조 동작 있잖아요.
    호흡곤란이나 가슴 두근거림에 최고로 좋아요.

  • 15. ㅌㅂㄹ
    '25.6.15 10:02 AM (121.136.xxx.229)

    감정이 미친 듯이 올라올 때는 몸을 움직이는게 최고죠 정말 잘 하셨어요 그런데 약의 도움을 받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 16. ///
    '25.6.15 10:02 AM (14.5.xxx.143)

    지혜롭네요.
    자신만의 극복방법 칭찬합니다~~~♡

  • 17. ㅇㅇㅇ
    '25.6.15 10:02 AM (210.96.xxx.191)

    요리 잘하시는듯.. 능력 많으신거같은데..행복하시길 빕니다.

  • 18. ...
    '25.6.15 10:26 AM (122.40.xxx.142)

    원글님은 정말 강하고 또 따뜻한 분 같아요..!
    멋지고 훌륭하다 생각해서 댓글 남겨봅니다.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내시고 더 강하고 더 행복해지시기 바랍니다.

  • 19. 샐리
    '25.6.15 11:32 AM (121.157.xxx.217)

    병원가세요
    요즘 우울증약 좋아요
    정신과가셔서 맞는약 찾으시면 됩니다
    햇볕보고 꼭 걸으시구요

    힘내세요

  • 20. ㄱㄴ
    '25.6.15 11:51 AM (121.142.xxx.174)

    그 고비만 어찌저찌 넘기면 살아져요.
    잘하셨어요. 박수

  • 21. ...
    '25.6.15 1:16 PM (123.215.xxx.145)

    요리든 청소든 설거지든 집안일이 기분전환되긴 하더군요.
    잘하셨어요,원글님.

  • 22. 댓글 주신 분들
    '25.6.15 11:29 PM (121.165.xxx.177)

    모두 감사합니다.
    날씨 더운데 모두 건강 조심하고 잘 지내시길~
    다들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7289 극 i 성향이신 분들 전화통화요 45 ㆍㆍ 17:58:34 4,053
1727288 정청래 출마 선언문. 희망적이고 설레네요 7 .,.,.... 17:51:48 2,537
1727287 전세대출 국가 보증 제발 하지 마세요 9 ... 17:50:49 2,063
1727286 옛날 개그맨 노모와 아들 11 ... 17:47:46 3,791
1727285 딸 방 침대에 누워 있으니 천국이네요 26 17:46:46 9,892
1727284 질투의 감정을 어떻게 극복하세요? 14 질투 17:46:09 2,988
1727283 사랑니 발치 후 이런 증상 있을 수 있나요? 3 나이 17:42:11 684
1727282 옷 관리 - 드라이 vs 스팀다림질 6 abcd 17:30:52 854
1727281 맛있는 수박 고르는 법 대박이네요 8 ... 17:30:08 6,428
1727280 화장실이 곰팡이로 개판인데 어디다 연락해야하나요? 27 sos 17:29:30 4,201
1727279 공황장애는 왜 오는걸까요 12 ghgfdd.. 17:26:44 3,677
1727278 여름에 화려한 프린트 무늬 옷을 입고 싶은데 안 어울려요. 7 음.. 17:22:22 1,399
1727277 곤드레밥 간장은 집간장,진간장 어떤걸로 하나요? 7 급해요 17:08:25 933
1727276 시모의 프사 소감 한 마디 32 Oo 17:07:16 5,418
1727275 알리오 파스타, 카프레제에 곁들일 음식은? 3 추천해주세요.. 17:04:59 613
1727274 커튼에 봉에 꽂는 링 달린 거 세탁기에 넣을 때요 2 세탁 17:04:22 471
1727273 이학과목은 좋아하는데 공학쪽 과는 가고싶은게 없는경우 6 적성 17:02:58 504
1727272 손 끝에 물 한 방울 안뭍히게 해줄게 - 못 들은 것 같아요 8 결혼 전 17:00:59 1,178
1727271 살림정리하면서 나의 삶도 정리해요 5 정리 16:59:24 3,613
1727270 멕시코에 가져갈수있는지 봐주세요 6 모모 16:58:06 742
1727269 저녁은 뭐 드실 건가요? 10 또다시저녁 16:57:17 1,775
1727268 전문직의 정의가 뭔가요 28 요새는 16:56:55 2,413
1727267 탑텐 1+1 50% 할인 아니네요? 16 여름할인 16:55:59 3,927
1727266 닮았다는 말… 12 .. 16:43:55 1,383
1727265 새대통령이 나왔는데 11 .. 16:41:29 2,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