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상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인 우상호 조회수 : 2,341
작성일 : 2025-06-08 14:48:12

사실 우상호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최고의 협상가라고 정평이 나있다하니

기대됩니다.

또하나 의외의 이력에(연대 국문과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만 알고있던지라) 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에도 그 시대의 아픔이 담겨있는 듯 하네요.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오월문학상 당선작)

1.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아냈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2.
그래도 살아남으면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네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3.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어디에 묻혀 있느냐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송충이
(윤동주문학상)

친구가 되고 싶어 다가갈 때도
소리를 지른다, 너는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없이
발을 쳐든다

짓이겨진 하반신으로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손쉽게 죽여버릴 수 있는 거라면
분하구나, 내게는
너희들이 흉칙하건만

나는 다만 앞으로 가고 있을 뿐인데도
너는 소리를 지른다, 나를 가리키면서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 없이
돌을 던진다, 그리하여
나는 안다
너희들 중에도
약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모진 발 밑에 사정없이 짓이겨지는
그런 부류가 있을 것임을

손잡고 급히 떠나가는 너희들 뒷모습을 보며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IP : 221.140.xxx.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8 2:49 PM (59.10.xxx.175)

    처절하네요... 가슴아프고

  • 2. 아아
    '25.6.8 3:15 PM (218.235.xxx.72)

    우상호 님 시, 가슴으로 눈물 뚝뚝

  • 3. 와 원글님
    '25.6.8 3:40 PM (116.41.xxx.141)

    감사하네요

    다들 저리 처절이 한시대를 성토하고 살아오다
    또 한순간 잘못으로 나락가기도하고 ㅜ

    우리가 예전 어른들 전두환떨거지세력 반민주세력이라 성토하는게 엇그제인데 우리또한 2.30대한테
    기득권이라 배척당하고 지네들은 갈곳없어 이준석 지지한다 소리도 듣고

  • 4. ...
    '25.6.8 3:50 PM (115.41.xxx.13)

    초치는 얘기지만 변절자들 있어서
    혹 이 자도 그런자가 아닌가 싶은 우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지 않아야지
    우상호씨 제발 씹선비질 하지 마시기를
    이재명 대통령님이 심사숙고한 인사에
    똥 뿌리는 짓거리 절대 하지 말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4358 울샴푸 쓰니까 세제통에 곰팡이? 9 세탁 2025/06/08 2,331
1724357 세상의 불공평을 이 나이에 분개하고 있어요. 5 인생 2025/06/08 1,499
1724356 설탕 유통기한 3 아만다 2025/06/08 1,200
1724355 이 시간에 김밥이 먹고 싶어요 6 이놈의 배야.. 2025/06/08 1,232
1724354 귀뒤가 왜이리 종일 3 아유 2025/06/08 1,914
1724353 국민의힘 해산 진짜 가능할까요? 27 짜짜로닝 2025/06/08 2,912
1724352 계엄이 성공했으면 문통은 6 .... 2025/06/08 2,609
1724351 용산 개 고양이 비용이 다 세금. 10 ........ 2025/06/08 1,815
1724350 다 필요없고 민주당은 계엄 안하겠죠 19 Gjfhhf.. 2025/06/08 1,467
1724349 김혜경여사 "이런사람과는 포장마차를해도 먹고살겠다&qu.. 10 ........ 2025/06/08 5,528
1724348 대학원생 사수 때문에 괴롭힘 당하는 경우도 있을까요? 10 ... 2025/06/08 1,285
1724347 마네킨 이라는 미국영화 주인공 ?? 6 87년도 2025/06/08 1,564
1724346 4050대 민주당 지지자들은 노통이 뿌린 씨앗 아닌가요 47 0000 2025/06/08 3,338
1724345 전신마취 수술할 때 왜 속옷을 다 벗으라고 하는건가요 10 ... 2025/06/08 6,808
1724344 정말 국민 눈치는 1도 안보는군요 12 .. 2025/06/08 4,039
1724343 여름에 바다여행 1주 이상 갈거면 피부과 안가는게 낫겠죠? 4 .... 2025/06/08 804
1724342 갈비찜 할 때 6 갈비찜 2025/06/08 925
1724341 언론이 얼마나 개판이면 국민이 워치독 역할을 하고있음 3 꼴좋다 2025/06/08 1,192
1724340 하루만에 도착할수 있는 해외배송 택배 있나요? 3 질문 2025/06/08 512
1724339 빨래건조기 드뎌 8 ........ 2025/06/08 2,016
1724338 법무부장관 사표만 수리한 이유 대박이네요. 6 ... 2025/06/08 6,547
1724337 이재명 대통령님. 제발 초반에 기세좋을때... 54 ........ 2025/06/08 6,243
1724336 한미 대통령 브리핑룸 시설 비교.jpg 7 이게 다 세.. 2025/06/08 2,652
1724335 여름 상의 몇벌 있으세요? 6 .... 2025/06/08 2,345
1724334 중딩 전신마취 수술 전, 사전검사에서 금식해야하나요 2 ㅁㅁㅁ 2025/06/08 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