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주민이예요
친정엄마와 곱게 소심하게 각각 하늘빛 블라우스와 청바지를 입고
투표하러 아파트를 나서는데 웬걸,
맞은편에서 들어오시는 50대 부부가 서슬이 퍼런 얼굴로
시퍼렇게 입고 아파트로 들어오십니다.
아마도 투표를 마치고 돌아오시는 것 같은데
아저씨는 채도까지 명랑한 새파란 운동화까지 갖춰신으셨어요
나서자마자 파란 분들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아시다시피 여긴 원래 빨갱이니까요ㅠ)
그런 마음으로 친정 어머니와 손잡고 가는데
어찌된 일인지 길에서 만나는 분들이 다 파란 계열이예요
할아버지도 파란 체크 남방,
청바지에 남색 옷 입은 엄마와 파란 가방 든 딸,
하늘하늘 파란색 통바지 입고 파란 청가방 든 여성분,
남색 티셔츠 입은 남자분....
새빨간 티셔츠 입고 계셨던 참관인 한 분 빼고는 유채색이다 하면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80프로는 파란 계열을 입으셨네요
이 동네에서 이런 파란 물결은 처음 봐요.
물론 다들 초여름 옷은 빨간 옷보다 파란 옷들을 많이 갖고 계시긴 하겠지만
하필 오늘 파란 옷을 챙겨입고 나오기엔 너무 공교로운 날이라
저랑 친정 어머니랑 내내 기분이 너무 좋네요~
제발 압도적으로 승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