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영 페북글
유시민이 김어준 유튜브에 나와서 왜 설난영씨를 직격했는지 그 맥락도 지적해둬야 한다.
유시민은 최근 설난영씨가 ‘SNL 코리아’에 출연해 이재명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법카 사용하지 마세요”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유력한 정당 후보 배우자가 다른 후보 배우자를 헐뜯는 것은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설난영씨는 “제정신이 아니고”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로 보인다"면서 우리가 어제 본 노동자 비하, 여성 비하, 저학력자 비하를 담은 썰을 풀어놓은 거다.
그러니까 유시민의 주장은 이런 것이다.
경기도 지사 시절 남편과 함께 관용차를 자가용처럼 사용했고,
아침 식사용 샌드위치와 과일, 세탁비 등 사적인 지출을 법인카드로 결제했고,
별정직 공무원이 소고기 값 등을 먼저 개인카드로 결제한 뒤 다음 날 식당을 찾아가 취소 후 도청 법인카드로 재결제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유용했던 김혜경 씨는 영부인 자격이 있지만,
이런 사실을 비판한 설난영씨는 서울대 나온 남편 만나 신분상승한 고졸 여공 출신이라 대통령 부인 자격이 없다는 거다.
김문수 후보가 국회의원 세 번, 도지사 두 번을 했으면서도 봉천동 25평 아파트가 전재산인 청렴 결백 공직자일 수 있었던 건 아내 설난영씨의 역할이 크다.
결혼 생활이라는 게 뭔지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아내가 청렴하지 않으면 남편이 청렴할 수 없다는 걸 누구나 다 안다.
그 사실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반면 케이스로 가장 최근에 대통령이었다가 파면된 윤씨 부부가 있다.
설난영 씨는 남편의 20년 공직 기간 동안 청렴한 정치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정치인 배우자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왔던 사람이다.
유시민씨는 대답해보세요.
"대통령 배우자라는 자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인 사람은 설난영인가요, 법카 유용 김혜경인가요?
그러나 유시민에게는 그런 사실들이 다 아랑곳없고 의미 없다.
김문수 후보가 청렴 결백이라는 추상적 개념에 피와 살을 붙여 만든 희귀종 정치인물로써 이재명에 대한 도덕적 우위를 자랑할 수 있게 만든 설난영씨의 정치인 아내 역할은 유시민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설난영씨가 1980년대 초 구로공단에서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남편 김문수 후보와 함께 민주화와 노동운동의 현장을 누볐고 이후 30년 가까이 국회의원 부인, 도지사 부인으로 산 경력도 유시민에게는 아무 의미 없다.
그에게 있어서 설난영씨라는 사람은 그저 '고졸 여성 노동자'라는 납작한 정체성 한 가지 뿐이다.
유시민의 이번 발언은 조국의 입시비리 사례와 더불어
대한민국 좌파와 민주당이 입으로만 민주와 진보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학벌과 계급, 성별로 사람을 차별하는 위선적 태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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