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아인 아침마다 데려다 주거든요. 근데 어제 나는 대화 때문에 기분이 나빴는지 화가 나서 퉁명스럽게 가네요.
아이가 제 기준에는 굉장히 정서적으로 감정적이에요 감정이 풍부한 것도 사실이고 친구관계에 예민한 아이에요. 자기 얘기를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 어느 정도 동질적이라고 생각 들지 않으면 잘 사귀지를 못해요. 요즘은 옛날처럼 친구를 엄청나게 많이 사귀면 서 친구 관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애들도 많아서 그냥 그럴 수도 있겠구나 늘 생각해왔죠. 그치만 지켜보면서 안타까울 때도 되게 많았어요.
감정형 아이라 뭔가 분통 터지거나 억울한 거 자기감정에 잘 맞지 않는 모양의 다른 판단들이 외부로부터 들어오면, 시큰둥하거나 그러려니를 못하고 너무나도 크게 흥분하면서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면이 커요. 그리고 자기가 직접 개인적으로 당한 일에는 그렇게까지 예민 하진 않은데, 자기 그룹이 당한 일에 있어서는너무나 예민해요 뭐 예를 들어 동아리 라던지 반이라던지 학원 같은 팀이라던지.. 내 개인이 당한 일보다는, 우리 그룹이 함께 당한 일들의 더 분노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다고 반장이나 리더도 아니에요..
사소하게 예를 들어
선생님이 성적으로 우리 반과 다른 반을 비교하며 기분 나쁘게 했다.( 만약에 개인적으로 선생님이 너 공부 좀 열심히 해라라고 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음)
동아리 기장이 다른 동아리랑 축제자리선정 두고 갈등이 있다가 결국 우리 동아리가 밀렸다.( 개인적으로 자기와 타인과의 싸움이 되면 그냥 밀리고 맘) 등등...
어제는 학교 체육대회에서 있었던 상대팀의 세리머니에 자기네 반 친구들이다 너무 화가 나서 정말 죽여버리고 싶었다. 어쩌고 저쩌고 하더라고요.
근데 자기가 직접 그 체육대회때 주전선수로 뛰거나 그런것도 아니고 세리머니는 원래 좀 그렇기도한건데 어제 귀가해서는 너무 흥분해서 막 욕을 하더군요 그냥 듣다가 씻고 한참있다가 자기전에 또얘기하길래, 제가 궁금해서
근데 애들이 다 그렇게 흥분하고 화가나있었냐고 물었더니,
그렇대요.
너무 그런거에 매번 긁히고 힘들면 좀 어렵지않나 너도 니가 왜 그런 재질인지 한번 생각해보고 이게 이렇게까지 흥분할 일인가 한번씩 생각해봐 어떻게하면 부정적인 흥분이 오래 지속되는걸 차단할 수있는지 거리도 둬보고.. 열받고 흥분하면 계속 그 쪽으로 가서 이성도 작동안하고 순간 괜히 말 실수도 하게되고 그래.. 건조하게 이야기 했더니
딱히 말을 안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좀 화가난듯...ㅠㅜ
제가 말을 잘못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고 자기도 주민등록증까지 나온 이 상황에서 자기 손해 보는 일에 대해서는 너무나 관대하고
자기가 속한 그룹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닌 거에 대해서까지도 피 터지게 뒷담화하는 게 좋을일이 없는 거 같아서 한마디 했더니 완전 화가 났나 봐요. ㅠㅠ그렇다고 이거 뭐 언제까지 맞장구 치며 들어줄 수도 없고 (사실 이런일이.너무 많아요)
화낸 것도 아니고 엄청 건조하게 한마디 했다가 분위기가 싸해졌네요 제가 좀.. 실수한 건가요. 근데 아이가 중고등을 좀 이런 패턴으로 사는 거를 보니까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얘 형제도 있는데 걔는 또 오히려 개인적인 일에 더 이득을 따지지 집단적인 일에는 그냥 좀 관심이 없는 편이라....
개인적인 일에 뚜껑열리는 거면은 같이.고민도 할 텐데 너무 자기 일도 아닌 데에 매번 똑같이 앞장서서 씩씩대고 열내는 태극기 부대 메커니즘같단 생각도 들고. ㅠㅜ 걱정도 되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