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날 첫째딸(엄유신)이 가족들과 친정에 와요.
김혜자는 들떠서 며느리들에게 이거해라 저거해라
쉴새 없이 음식이며 잠자리 이불이며 일을 시키고
가뜩이나 무더위에 밭일하랴 집안일 하랴 힘든데,
큰며느리는 그래도 군소리 없이 그 많은 일을
무던히 해내요.
하지만 큰며느리도 사람..결국 화가 나는데,
이유인즉, 온식구가 손님치르느라 정신이 팔려
영남이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고 헤매다
다친걸 일용엄니가 데려오는 일이 생기고
그와중에 콩국수 해먹여야한다고 콩 갈고 있고
다음날 아침엔 일찍부터 어머니와 큰며느리가
부엌에서 새로운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작은며느리가 들어와 형님 아직 주무시냐니
놔두라고, 걔가 며칠 늘어지게 잠자는게 소원이라며
실컷 자게 두라고 얼마나 힘들겠냐며 두둔해요.
암튼 쌓였던게 폭발하는 큰며느리,
땀띠가 가득 올라온 몸에 약을 바르면서
남편한테 시누 흉을 막 봐요.
다음날, 큰딸이 미싱으로 뭔가 만들고 있는데
김혜자가 다가가 며칠 더 있다가 가라고
보신하라고 염소 맞춰놨다..라고 소곤소곤 해요.
큰딸은 씨익 웃고
잠시후 큰딸이 큰올케(고두심)를 몰래 불러서
미싱으로 만든 모자도 씌워주고
영남이 옷도 만들어주고 썬크림도 주면서
올케 힘들게 사는거 보니 속상하다며...
다른 사람들은 친정가면 올케들 눈치 보이고
가만히 있기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 나이들수록
친정 오는게 좋고 편하다 이게 다 올케 덕분이다
라며 손을 잡고 감사의 인사를 건네요.
감동받은 고두심 어쩔줄 몰라하고
다음날 아침, 큰딸 가족이 서울로 돌아가려고
서로서로 인사들 나누는데 큰딸이 갑자기
올케는 좋겠더라! 엄마가 몸보신 해준다고
염소 맞춰놓으셨대. 나도 좀 먹고 가자니까
출가외인은 그냥 가래나? 어머니 섭섭해요
딸자식은 자식 아닌가뭐 그쵸 할머니? 하니
노할머니, 너야 뭐 이 집 자식이냐
영남애미가 종신 자식이지.. 얘야 잘했다
그렇잖아도 한마리 먹였으면 좋겠다 했는데
너희 애미가 늘 이렇게 나보다 한발 앞서는구나
하며 칭찬을 하고 김혜자 큰딸을 힐끗 보고는
멋적게 웃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