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학회는 주말동안 계속되었다. 집행부 일부와, 여건이 되는 학생들은 금요일에 일찍 현장에 도착했다. 대부분은 남자였다. 다들 학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일정을 조정하거나, 다니던 직장에 휴가를 내는 등 노력한 사람들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고, 학교 행사 준비에 힘을 보탠다는 것에 기쁨도 있다.
학술발표 등 공식 행사가 끝나고 야간에는 레크리에이션을 겸한 행사가 진행된다. 사회를 맡은 학생회장은 아이엄마 참가자들을 호명하며 선물을 하나씩 건넸다. 얼마나 참여하기 힘든 행사인데 참여했는지에 대한 칭찬도 이어진다. 자신도 여성이기에 처지를 잘 아는 듯했다. 모두가 공감하며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개인 일정을 조정하고 휴가를 내는 등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며 하루 일찍 와서 준비하고 일을 도운 사람들에 대한 인사는 단 한 마디도 없었다.
굳이 나를 필요로 하지도 않았고 도와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자진해서 일을 하겠다고 자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대접을 받는지를 비로소 알았다. 인생에 꽤 큰 깨달음을 얻은 날이었다.
부르지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열심히 하는 병O… 그게 바로 나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