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웃이셨어요
70대 초반인 아줌마가 시내에서 옷가게를 하시고 서울에 옷 사러 꾸준히 다니실 정도로 부지런하셨어요
옷가게를 하시니 차림새도 깔끔
피부도 매끈하셔서 비결 물어보면 우리딸이 사다준 설화수 바르니까 좋아보이는거야 하고 웃으시는데 귀염상인 아줌마세요
한달전에 베란다에서 바라본 그분은 아침에 어김없이 가게로 출근하시는 뒷모습이었어요
부부 내외가 옆동네 아파트로 이사가시고 한달만에 살던 아파트로 잠시 오셨는지 잠깐 마주했는데
인사드리고 잠깐 몇마디 나누는데 이상해요
눈빛도 흐릿하고 말도 이상하게 어눌해요
너무 이상해서 아줌마 몸은 좀 어떠세요? 살도 많이 빠지시고 안색이 안좋으세요 하니까
나 파킨슨초기래...
라고 하십니다
오랫동안 같이 이웃으로 살던 건강하시고 고왔던 분이 병환이 짙은 얼굴로 마주하니 제가 너무 허무해서 그만 그자리에서 엉엉 울어버렸어요
실례인걸 알면서도 눈물이 멈추질 않더군요
정말 건강하셨었는데...
아저씨도 좋아서 제가 신세도 많이 졌었어요
마음이 너무 안좋아요
그분들 이사가실때 식사 대접이라도 아님 좋아하시는 빵이라도 사드리고 보냈어야 했는데 그것도 마음에 걸리고..
아줌마 우리 다같이 아저씨랑 맛있는것 먹으러 가요
그러니
안돼 내가 뭘 먹으면 자꾸 설사하고 토해
라고 답하시는데 더 마음이 안좋네요
이웃도 이웃이었지만 인간이 나이들면 이렇게 갑자기 아플수도 있구나 인간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가 싶더군요
허무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