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이를 맡았던 특수교사 무죄 판결을 보고 계속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
그러나 ,
행여 저에게 말도 안 되는 민원을 꾸준히 했던 ,
그 학부모가 이 글을 보게 되어 , 또 민원을 넣을 거 같아 망설였습니다 .
민원이 두려운 게 아니고 , 말도 안 되는 그 소리가 듣기 싫은 겁니다 .
9 시 출근인데
8 시도 안 된 시간에
자기 아이 필통을 없어졌다 . 찾아라 .
( 교사가 아닌 하인 취급 )
양치도구가 계속 가방에 있다 . 관리 좀 해라 .
( 교사가 가방을 봤다면 , 개인 물건 동의 없이 만졌다 . 녹음기 찾았냐 등등 ... 시비 걸 것이 뻔함 )
감기약 보낸다 .
( 잘 먹였다고 확인 답장까지 보냄 )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
다 들어줬습니다 .
근데 이 아이가 매우 난폭합니다 .
남학생 걷어차기 , 여학생에게 손가락 욕하기 , 발음이 부정확하지만 상스러운 욕 , 수업시간에 자는데 깨우면 책상 뒤엎기 , 같은 반 친구들 사물함 마음대로 열어서 내용물 바꾸거나 섞어놓고 , 찢기 , 친구 책상 위에 있는 물병 집어던지기 , 반 친구 지우개 , 연필 이유 없이 집어 던지기 , 조종례 시간에 혼자 춤추기 ... 이루말할 수 없는 일들이 일상입니다 .
부모에게 말했더니 , 욕도 안 하고 순하고 안 그러는 아이인데 올해 돼서 그렇다 .
자기 아이 문제아로 찍었다 . 그런 걸 왜 나한테 말하냐 , 학교에서 문제가 생긴 거니 학교에서 고민해야 하는 거다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립니다 .
학교 관리자 , 주요 부장들 ( 복수 ) 에게 전화해서 울고불고 , 학교 다니지 말라는 거냐 . 담임에 대한 불만 ...
정말 제정신인가 싶더라고요 .
책상 뒤엎는 건 일반 학생도 아주 막장이라도 잘 안 하는 행동이에요 . 교사 얼굴에 침뱉기 , 교사 뒤통수에 주먹질하기 , 지나가는 학생 발 걸어서 넘어뜨리려 하다가 그 학생이 안 넘어지니까 자기가 당한 것처럼 넘어지는 시늉 ... 이런 짓은 집에서 누군가 그런 행동을 보인 거 아니면 나오기 힘든 거거든요 .
학교에서도 말도 안 되는 민원인 거 알지만 , 그냥 맞춰주는데 ,
하다못해 급식 후 양치 안 하고 귀가하는 날은 양치도 안 시켰다며 짜증 , 전화로 상스러운 단어를 내뱉고 교사에게 한 게 아니고 혼잣말이다라고 하고 , 주차장까지 아이를 모셔다 (?) 줘야 하고 , 다른 학생 종례를 해야 한다고 하니 작년에는 다 해줬다고 또 난리치고 ...
전화 민원 받는 부장은 귀에서 피가 날 것 같다고 하고 ,
장애학생 부모들이 힘든 거 잘 알고 , 이해하려고 해도
피해의식이 너무 깊고 , 받는 것에 익숙해져서 요구도 끝이 없어요 .
물론 일부 부모의 경우에요 .
이 학생 외 다른 부모님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인성이에요 .
학생에게 문제가 있으면 , 우선 교사나 학교에서 지도합니다 .
그러다 안 되면 부모와 같이 지도하자고 합니다 .
근데 우리 아이는 장애라서 표현이 그렇다 . 학교에서 밉게 봐서 그렇다 , 난폭한 아이 아니다 등등 다 알면서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억지를 부립니다 .
같이 수업받는 아이들은 정말 힘듭니다 .
장애가 있다고 배려도 한계가 있습니다 .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님 고충을 압니다만 ,
제발 상식만 지켜주세요 .
그게 아이를 위하는 길이고 , 나아가 아이가 건전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