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되서 집콕한지 어언 다섯달
금방 나을줄 알았지만 이런저런 이벤트로 또 몇달뒤로 밀렸습니다
한동안은 상심해서 입맛이 뚝 떨어지더니만
이 생활에 적응한건지 식탐만 늘었어요
원래도 있던 식탐이 몸을 잘 못쓰게 되니
더 집요하고 효율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최대한 몸을 안쓰면서 식탐을 만족시키는 방법으로요
이를테면
만두집에서 배민으로 수육을 받아다가
따듯할 때 쌈싸먹고
냉장고에 보관된 차가운 잔반들은
즉석 쌀국수를 냄비에 끓이면서 넣는다던가
고구마를 쓰을쩍 에어프라이어에 굽는듯 마는듯해서
썰어서 말려 고구마 말랭이 비스므리하게 먹는다던가
안먹고 쌓아뒀던 간장맛 컵라면 2~3개를 후라이팬에 물 조금 넣고 파랑 볶아서 먹는다던가
비슷한 방법으로
라면을 궁중팬에 물조금스프조금 넣고 끓이다가
계란 터뜨려 섞어주고
또 계란 추가로 넣고 흰자는 휘휘젓고
가운데 노른자만 동그렇게 남겨 밑면만 익혀 비쥬얼을 살려 먹는다던가
비루하고도 간단하고도 재미났게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