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마트에서 인터넷으로 장을 보는데 동네마트보다 감자를 싸게 팔길래 덥석 3봉지나 샀어요(1.5kg짜리). 제가 감자요리를 너무 좋아해 늘 박스째 사먹는 여잔데 요즘 감자가 너무 비싸서 몇알씩만 샀거든요. 감자가 들어가는 요리 해먹으려고 잔뜩 기대했는데 배달 받아본 감자 크기가 너무 작아 실망...
계란만한 크기라 요리할 마음이 안내켜 며칠을 방치하다 오늘 갑자기 찐감자가 급 땡겨 감자 5알을 껍질벗겨 4등분 한다음 물을 붓고 구운소금과 스테비아(설탕 넣으면 더 맛있는데 집에 설탕이 없음) 넣어 바글바글 끓이다가 젓가락으로 찔러 익은거 확인하고 뚜껑 열고 가끔 흔들면서 남은 물기를 날렸어요.
이때 남은 물이 너무 많으면 버리고 하셔도 돼요. 그치만 저는 찐감자 만드는 것에는 거의 전문가 수준이니께... 딱 맞게 물이 남아 그대로 흔들흔들 물기를 날려 줬어요. 흔들때마다 감자들이 부딪치면서 얼마나 분이 나던지...
찐감자는 우유랑 먹는게 제일 맛있는데 주치의가 저한테는 안좋다고 해서 우유를 안 먹는 관계로다 집에 우유가 없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만들어 찐감자를 먹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그냥 찐감일뿐인데 이게 뭐라고 그렇게 맛있는지...
그 순간 멈췄던 식욕 스위치가 눌리면서 혈당관리고 뭐고 바로 감자 5알을 더 깎았습니다. 마음이 급항께 계란만하던 감자가 골프공만하게 보이는 마법...
감자 5알을 4조각으로 잘라 구운소금과 스테비아를 뿌려 푹 삶은뒤 다시 분이나게 흔들흔들... 분이 난 감자를 이번에는 아이스 녹차랑 먹는데 캬~ 이거 너무 맛있잖아!
감자 10알을 순삭하고 양심에 찔려(혈당관리중임) 아파트를 세바퀴 돌고 왔는데 또 먹으라면 먹을 수 있을것 같은 이 기분.
감자 잘못 샀다고... 저걸 다 뭐하냐고... 볼 때마다 찡찡 댔는데 내일은 감자 옹심이랑 감자전 만들어 먹을 생각하니 갑자기 소즁... 햇빛 안 비치는 펜트리로 옮겨두고 감자를 소비할계획표 짰습니다. 먹을 것엔 조금의 낭비가 없는 나란 뇨자...
내일은 감자 옹심이, 감자전
모레는 감자채전, 감자채를 도우로 한 피자
글피는 감자넣은 오징어국이랑 감자간장 조림...
그리고 감자랑 애호박 썰어넣은 수제비도 해먹고...
감자를 시즈닝한뒤 에프에도 구워먹고...
감자를 잔뜩 넣은 카레랑 짜장...
감자랑 버섯 넣은 된장찌개...
갈치 사다가 감자 넣고 매운 갈치조림도 해 먹고...
이러다 감자 모자라는거 아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