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운동을 해요. 몸치라서 실력이 느는 건 아니고, 그냥 숨 고르듯 다니는 거죠.
회사에서는 직책도 없고, 누군가를 이끄는 자리도 아니지만,
2인 가족의 생계를 지탱해주니 감사한 직장이라 생각해요.
남편과는 사이 좋아요. 남편은 우리가 딩크라는 걸 고맙게 여겨요.
아이 문제로 한번도 다투거나 흔들린 적 없어요.
그런데 요즘, 자꾸 생각이 들어요.
혹시 내가 느끼는 이 결핍이, 아이 때문은 아닐까.
그런 마음을 인정하고 나니, 조금은 홀가분하더라고요.
아이 대신, 이제는 나에게 관심을 주기로 했어요.
혼자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어요.
해마다 한 번 떠나는 해외여행은 아직도 가슴이 뛰고요.
동기들을 만나면, 불타던 시절 얘길 해요.
지금은 불꽃보단 잔열 같지만, 꺼진 건 아니에요.
그저 다시 어디에 불을 붙여야 할지 두리번거릴 뿐.
감사하고, 외롭고, 또 감사한 삶입니다.
아이 없는 빈자리가 아니라, 나로 채워가는 공간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