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냥 차분하고 말도 조용조용해요.
나서서 돋보이는 것보다, 묻혀서 보일듯말듯
앉아있는 편이 세상살기가 편하다는것을
이미 어릴때부터 알아차렸어요.
그런데, 제가 언제가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낯선사람과 저멀리 마주보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순간이 다가올수록
그냥 제 가슴이 두근거려요.
그도 저를 보고
저도 그를 봐요.
그러다가 둘이 마주치는 순간이 오고
그렇게 또 멀어져가요.
그런데 낯선사람이 아닌
동네서점 사장님이거나,
미용실원장님이거나,
핫도그와 꽈배기가게 사장님이거나,
꽃집아가씨인경우엔
이미 낯이 익은경우라
그들이 새침하든, 무례하든, 친절하든.
상관없이 낯선얼굴앞에서
가슴이 쿵쿵뛰는 느낌이 전혀없거든요.
전 이느낌이 뭔지 모르겠어요.
낯선타인이 저를 보는 눈길이
너무 불편한것을 넘어서 가슴이 너무 쿵쿵거려요.
마땅히 뚜렷한 이유도 없으면서 그러더니.
지난 3월말에 장애인활동지원사강의를 수료하던 마지막날
옆자리에 앉아있던 여자가
하임리히법을 강사가 시연중에
갑자기 바로 이거야!하면서 두손을 모아
제 배꼽에 펀치를 날렸어요.
뒤에선 낄낄대는 소리가 들렸고
전 지금 뭐하시는거냐고 옆자리여자에게 화를냈고
그렇게 강의는 끝났어요.
문제는 그다음날 저녁부터 복통이 있어왔고
병원에 가니, 복벽타박상으로 진단을 내릴수있고
구역과 구토에 대한 정확한 증상은, 시티를 찍어봐야 안다는데
그일로 그 여자에게 전화를 하니 가격한 사실이 없다고
오히려 자신이 시티비용을 달라고 하는 정신나간 전화를 받으니
머리에 큰 충격이 가해져서 쓰러질것같다고 하는거에요.
학원에선 개입하는것을 싫어했고 2주간의 진료를 받아가면서
경찰에 신고까지 한후, 결국은 그 여자는 제 병원비를 물어내는것으로
일단락은 되었어요.
그일이 있고나서, 안그래도 낯선타인과 눈을 마주치고
둘이 조금씩 거리를 좁히면서 가까워지는 그런 일엔
유독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쿵쿵거리는데
이젠 그 증상이 조금 더 심해져서 숨도 가빠지더라구요.
이런증상도 혹시 공황장애인가요..
전 그런일말고는
달리 불편이 없고 말도 행동도 차분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