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대문 시장 명동 나들이

ooo 조회수 : 1,574
작성일 : 2025-05-03 09:47:02

6일 내리 쉬며 나만 바라보는 남편을

어떡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어제 남대문 시장 구경하고

명동에서 서서갈비 먹고 오자고 하니

폴짝폴짝 뛰며 좋아라하네요.

옛날 50대 중반이면 죽을 날 바라보는 노인이였다는데

세상 참 많이 변했어요.

 

거의 10여년 만에 갔더니 너무 새롭고 

남대문 시장이 이렇게나 볼게 많았나 싶어 놀랍더라구요.

사람이 엄청 많은데 가만히 보니 40%는 울나라 노년층

그리고 반 이상이 외국인들이였어요.

외국인들이 남대문 시장 오면 뭐 사갈게 있나 궁금했는데

제가 사전에 폭풍검색한 코스대로

다들 줄 서서 가메골만두나 효자손왕만두 사먹기

호떡집 줄 서기 등등 알아서 잘들 즐기고 있더라구요 ㅋㅋ

 

만두 한 팩 사서 길거리 한복판에서 손으로 집어먹으며

눈으로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가게 구경하느라

여념없는 관광객들 보고 있으니

거 즐길 줄 아네 소리가 절로 나옴 ㅋㅋㅋ

 

명동까지 걸어가는데 역시나 외국인들로 넘쳐나서

코로나때 대낮에도 귀신 나올것 같았던

명동 골목들이 꿈이였나 싶었어요.

서서갈비집이 웨이팅이 극심한 곳이라 설마 이 시간에 

갈비 구워 먹는 사람은 없겠지 싶은 4시쯤 가서

겨우 웨이팅은 면했으나 고기가 익기도 전에

웨이팅 줄이 생김 ㅎㅎ

 

연남 서서갈비가 명동과 연희동으로 옮긴건

몇 년 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가게 문짝이며 집기들을 그대로 옮겨와

외관이나 내부 보면 6.25때부터 있던 집이라고 해도

믿을 비주얼인데 이런 곳을 기어이 찾아내서

꾸역꾸역 몰려드는 관광객들 보니

역시 인스타와 틱톡의 힘이 대단하더군요.

 

그래도 작년에 몇 번 왔을땐 한국인들도 

반 정도는 되었던것 같은데

과장없이 가게를 꽉 채운 손님과 직원 중

사장님과 제 테이블 빼고는 전부 외국인 ㅋㅋㅋㅋ

주로 일본인들이 많았는데 오늘부터 일본도 연휴라

그렇다고 사장님이 설명해주시더라구요.

 

작년에 왔을땐 고깃집답게 시끌시끌 했는데

어제는 어찌나 절간같이 조용한지 얼마전에 다녀온

봉선사 템플스테이 생각이 남 ㅋㅋㅋㅋ

사방을 둘러보면 사진이나 동영상들 찍느라 정신 없고

오로지 가위와 집게 부딪히는 소리만 나고

어찌나들 소곤소곤 조용들한지 신기했어요.

 

틱톡으로 공부들 단디 하고 왔는지 

테이블 받자마자 비닐봉투 나눠주면 뭐에 쓰는건지

묻는 법도 없이 옷 착착 개켜서 넣고

자기들 마실 주종을 알 수 없는 술들도

얼음컵과 텀블러에 야무지게 챙겨와서 먹는게

왤케 귀엽나요 ㅋㅋ

 

그래 늬들이 또 어디가서 연탄불 연기에 켁켁거리며

고기 구워먹어보겠니 실컷들 먹고 가라 하며 바라보는데

유일한 한국인 테이블이다보니 마치 후쿠오카쯤

와있는 기분였어요 ㅋㅋ

 

서서 먹다보니 자연스레 스탠딩 파티 같은 느낌도 들어

옆테이블 스페인 커플과 고기 지금 잘라줘야 한다

고기 탄다 옆에 치워놔라 거들며 수다 떨다

맛있냐고 물어보니 생각한것 보다 훨씬 더 

와일드한 스타일인데 고기는 너무 부드럽고 스윗해서

세계 어디서도 이런 고기는 못 먹어볼것 같다고

너무 맛있대요 ㅋㅋ

이렇게 부드러운 립이 있을꺼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다며

이 소스는 뭐냐고 묻길래 간장으로 만든거라고

답해주니 어떻게 만드는건지 알려달래요.

아니 이 양반아 내가 그 비법을 알면 대를 이어

이 장사를 했겠지 같이 고기 굽고 있겠냐 ㅋㅋㅋㅋ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몸에 배인 갈비냄새가

너무너무 민망해서 다음부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샤워캡 쓰고 먹어볼까 진지하게 고민도 했어요.

 

간만에 도심 나들이한건데 오히려 해외여행 온 듯한

기분도 나고 좋았어요.

기나긴 연휴에 점심 먹으면서 오늘 저녁은 뭐 먹는지

물어보는 남편이 꼴뵈기 싫은 분들께 추천하는 코스입니다.

 

 

 

 

 

 

 

 

 

 

 

 

 

 

 

 

IP : 182.228.xxx.17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25.5.3 9:49 AM (180.69.xxx.254)

    재미있게 읽었어요. 가보고 싶네요.

  • 2. ㅡㅡ
    '25.5.3 9:51 AM (115.140.xxx.104)

    진짜 저도 이렇게 놀고 싶네요

  • 3. 부럽
    '25.5.3 9:56 AM (14.41.xxx.61)

    우리집 남편은 나이들수록 괴팍해져갑니다.
    어디를 같이가도 불평 불만이 하늘을 찔러요.
    이제는 제게 폭력으로 다가옵니다.
    긴 연휴 방콕하려구요.
    원글님이 부럽습니다.

  • 4. ㅎㅎㅎ
    '25.5.3 12:04 PM (222.111.xxx.211)

    샤워캡..좋은 생각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08555 이상민은 결혼 너무 서두르는거 아닌가요 19 ㅇㅇ 2025/05/03 7,020
1708554 최소 두명은 개명하고 살아야 5 gfdfsd.. 2025/05/03 1,489
1708553 병원에서는 깨끗하다는데 기분이 아직 ㅠ 3 방광염 2025/05/03 1,912
1708552 초혼인데도 결혼식을 생략하기도 하나요? 19 궁금 2025/05/03 3,043
1708551 판사도 죄지으면 감옥가야 10 내란제압 2025/05/03 1,068
1708550 부침가루로 수제비해도 되나요? 8 가루샹 2025/05/03 1,565
1708549 다이어트..배고픔과 배부름 미치겠네요 2 ㄹㄹ 2025/05/03 1,378
1708548 삼성폰 쓰면 당장 바꾸세요 (보안, 개인정보, 악성 메세지, 앱.. 5 ㅇㅇ 2025/05/03 3,667
1708547 너무 어려운 한국어 5 어떤날 2025/05/03 794
1708546 챗gpt한테 대통령상이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했어요 6 ㅇㅇ 2025/05/03 2,277
1708545 경호처에서 명품산 거 아니죠? 2 혹시 2025/05/03 1,116
1708544 이쁜 옷들이 많이 보이네요 8 ㅇㅇ 2025/05/03 2,987
1708543 법원 로그기록 10 도와주세요 2025/05/03 1,434
1708542 난리난 법원 민원신청 게시판 18 ........ 2025/05/03 3,616
1708541 대법원의 이재명죽이기 판결은 원천무효 10 ㅇㅇㅇ 2025/05/03 1,161
1708540 내일 혼여로 공주 가보려는데요 12 Nn 2025/05/03 1,550
1708539 모임에서 제일 어린경우이신 분 계세요? 8 티비 2025/05/03 1,027
1708538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9 .. 2025/05/03 1,386
1708537 하루 굶으면 좀 기분이 나을까요 8 하루 2025/05/03 1,660
1708536 김민석최고 긴급요청사항 18 .. 2025/05/03 4,562
1708535 법원 내부도 납득 못하는 분위기군요 3 ... 2025/05/03 1,823
1708534 이낙연 “민주당 후보 교체해야.” 43 ... 2025/05/03 3,014
1708533 펌 어제 정치뉴스 감동 댓글.jpg 3 덕수산장 2025/05/03 1,637
1708532 어제 예산상설시장 갔다가 5 ... 2025/05/03 1,668
1708531 알바몬도 해킹 당했어요 2 해킹 2025/05/03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