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운동하고나면 차분해져요

ㅁㅁ 조회수 : 2,274
작성일 : 2025-04-29 00:32:33

컴 앞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가족 저녁 해주고 

지친 상태

몸도 맘도 지치고 할일도 있어서 갈까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분명 하고 나면 좋아질거야! 라는 다년의 경험에서 나온 생각을

꽉 붙들고 후딱 옷을 갈아입어요.

생각하지 말아야해요. 

안가는게 몸에 더 좋지 않을까? 내일 아침에 갈까?

이런거 쓸데 없어요.

그냥 엉덩이를 일으켜요. 지금이에요. 롸잇나우.

 

수퍼맨이 왜 출동시 꽉 끼는 수트 입는지 알것 같아요.

저도 꽉 끼는 브라탑과 쫄쫄이 레깅스를 입으면

갑자기 운동 의욕이 샘솟습니다.

옷에다가 몸을 꿰었는데 안갈수 없거든요.

물론 수퍼맨처럼 레깅스위에 팬티를 입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울할수록 섹시한 걸로 골라 입고

겉에 다른 옷으로 두르고 문지방을 나섭니다.

모자를 꾹 눌러씁니다.

운동할 때 나도 남도 서로 눈안마주칠만큼.

 

몸을 이리조리 굴리고 댕기고 구부리고 앉고 

갱년기 열감과 진땀이 하나로 화하여

귀 뒤부터 목을 타고 쇄골을 타고 가슴 윗 언저리에서

번질번질 거리는걸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제대로 했네 했어.

 

운동 후에는 아는 얼굴과 미소띤 얼굴로 목례만 슬쩍 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몸을 씻고 문지르고 바르고

최대한 후딱 말린 후,

사악한 하루를 헬스크럽 옷더미 속에 젖은 수건과 함께 던져요.

바람빠진 풍선처럼, 그러나 한결 가벼워진 몸과 영혼으로

귀가합니다.

이때, 말을 많이 하지 않고 고요히 있는게 참 좋아요.

나 자신과의 시간을 놓칠수 없어서요.

 

올때는 노브라에 넝마주의 패션. 

한결 여유롭고 느려진 걸음으로

멀리 검은 하늘이 주는 평안을 몸 전체에 두르며,

조용해진 한적한 밤거리에서 울리는 

타닥타닥 나의 발소리에 귀기울입니다.

귓가에 소르르 하며 간지럽게 스치는 바람이 귀엽습니다.

가족이 기다리고 있을 아파트 불빛을 향해 한발자국씩.

그래, 가서 막 사랑스럽다고 가족에게 부벼줘야지

새롭게 결심(하지 않으면 어려울때가 상당히 많음)하고선 말이죠.

 

다녀왔어요~~하며 일부러 상냥하게 목소리를 내며 중문을 넘을 때

아직 착한 둘째 중딩이가 엄마야? 하고 활기차게 맞아주면

안심입니다. 물론 집은 엉망이죠.

좋네요.

운동의 힘. 루틴의 힘.

 

모두 행복하게 주무세요.

IP : 222.100.xxx.5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휴
    '25.4.29 12:39 AM (175.123.xxx.145)

    읽기만해도 가벼워지고 상쾌해지네요~~

    제가 108배 하고난 모습같아서 동감합니다
    얼굴이 환해지고 눈빛까지 반짝거려요

  • 2. 레깅스
    '25.4.29 12:43 AM (210.2.xxx.9)

    운동 열심히 하시는 건 좋은데
    레깅스는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갈아입으면 안 되실까요.

  • 3. oo
    '25.4.29 12:56 AM (76.151.xxx.232)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운동이 답이요. 우울증이 심해서 누워서 죽을궁리만 하다가 운동 하고 땀흘리고 나면 삶이 행복해요. 너무 웃기지 않아요. 운동이 신경을 재배치해서 새로운 인간으로 만들어주는것 같아요.

  • 4.
    '25.4.29 1:06 AM (211.234.xxx.174)

    암요.알지요.
    운동후 느끼는 상쾌함과 뿌듯함.
    집에 와 씻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한몫해서 저녁운동 선호합니다.
    잠도 잘 오고
    가뿐해서 정신건강도 좋아졌어요.

  • 5. ㅋㅋ
    '25.4.29 1:08 AM (119.71.xxx.80)

    슈퍼맨 쫙 붙는 전신레깅스ㅋㅋ 아 이제 알겠네요
    느낌 아니까

  • 6. 아왜요
    '25.4.29 1:18 AM (222.100.xxx.51)

    레깅스 입고 안돌아댕기고 위에 헐렁한 츄리닝 입고 갑니다
    걱정 붙들어 매소서

  • 7. 잘 읽었어요
    '25.4.29 1:49 AM (112.146.xxx.207)

    원글님, 글 좋아요. 내일 저도 운동할게요.

  • 8. ㅎㅎ
    '25.4.29 2:24 AM (218.54.xxx.75)

    섹시한 옷 입고 굴리고 당기고 구부리고 앉는
    운동이 뭔지 궁금하네요~

  • 9. 와우
    '25.4.29 3:09 AM (118.220.xxx.220)

    어쩜 글이 이리 상큼한가요
    사악한 하루를 목덜미에 흐르는 땀과 함께 버려야하는데
    그 기분 너무 잘 알면서 요즘 늘어져있었네요
    생각하지 말아야하는데 말이죠
    덕분에 다시 헬스 등록해야겠어요

  • 10. 우후
    '25.4.29 8:27 AM (125.137.xxx.84)

    원글님도 멋지고 글도 멋집니다.
    잘 살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어요.

  • 11. ...
    '25.4.29 9:06 AM (218.236.xxx.8)

    저도 하루종일 일하고 힘들지만 헬스장가서
    레깅스입으면 전투력이 ㅎ
    운동하는시간에는 몰입해서 잡생각이 사라져요
    다하고 나면 느무 힘들어서 천천히 걸어오면 기부니가 좋아요

  • 12. ...
    '25.4.29 9:28 AM (1.230.xxx.65)

    그마음 알아요.
    생각을 말고
    현관문만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저는 루틴대로 달리고 있습니다.

  • 13. 원글님
    '25.4.30 12:11 AM (112.146.xxx.207)

    덕분에 약속 지키려고 저도 오늘 나가서 한 시간 걷다 왔어요.
    올 때 치킨 사 왔지만 ㅋㅋ
    내일도 나갈게요!

  • 14. 감사합니다!
    '25.4.30 12:12 AM (222.100.xxx.51)

    저는 오늘 저녁까지 일이 있어서 회식하고 치킨 먹고 왔네요.
    내일 또 열심히 뛰면 되니깐 기분좋게 놀았어요!!^^
    힘내요 우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9546 이 시부 합가하려고 간보는거 아닌가요? 9 dd 10:19:35 294
1719545 등에 점빼고 몇일 후부터 운동이 근질근질 10:19:01 60
1719544 개불천교 등, 종교계가 너무 국가 세금 삥 뜯는다 3 삥뜯기 10:16:29 101
1719543 크로아상 맛집 있나요?? 5 ... 10:08:29 240
1719542 김건희 뇌물 샤넬백, 취임전 802만, 취임후 1271만원짜리 9 통일교 뇌물.. 10:05:57 626
1719541 여행 다녀왔는데 2 vudtod.. 10:04:01 388
1719540 패키지로 뱅기타도 좌석 지정할 수 있나요? 5 ..... 10:03:38 350
1719539 이완배경제의속살 설난영의혐오에 대한 해석 3 하늘에 10:03:38 210
1719538 사전투표일 이번주 목(29일).금(30일).입니다 2 사전투표 10:03:26 102
1719537 애 학원비 대줘야 할까요 3 ... 10:03:02 424
1719536 코 모공 조이는 팩같은 거 있나요 2 모공 10:02:36 183
1719535 서울대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어요 17 ㅇㅇ 09:59:06 892
1719534 눈썹거상 지난번 상담다녀왔는데 3 09:58:41 364
1719533 사회적 약자를 공격해서 반대층 지지율을 얻으려는 이준.. 5 09:57:20 201
1719532 열무김치가 국물은 괜찮은데 잎이 싱거워서 아무 맛이 안나요 3 왜... 09:57:14 156
1719531 재외투표소 마감투표율. 5 정말고마워요.. 09:56:15 375
1719530 보부상인데 오늘 가방 없는 출근했어요 3 vvs 09:54:02 552
1719529 저 이혼했습니다. 드뎌!!!!! 16 여러분 09:52:54 2,065
1719528 저 2월에 53.8키로였어요. 14 이대로 계.. 09:46:59 1,690
1719527 일제 치하에서의 우리 선조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하는 자. 14 .. 09:38:47 502
1719526 북유럽 배경 넷플 영화 보느 중인데 거기 자유연애가 생각보다 후.. 3 넷플 09:32:26 744
1719525 토요일은 투표없다...얼레리꼴레리♪♬ 7 웃겨 09:31:58 819
1719524 제주대학교 근처요 11 수국 09:28:43 379
1719523 요즘 내비 주로 뭐 쓰세요? 2 ... 09:26:57 227
1719522 통신사 엘지꺼 쓰시는 분 9 ... 09:25:45 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