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놈이 대학들어가서 술을 어찌나 과하게 드시는지 얘랑 연락안되면 잠도 못자고 암튼 이놈땜에 머리 굴리다 위치추적 앱을 깔기로 했어요.
진짜 정확하게 어느 식당에 있는지까지 나와요.
아이가 오케이한건 저희집은 통금시간도 없고 외박도 자유롭고 구속을 안하거든요. 그리고 제 성격상 이걸 계속 들여다보면서 얘 지금 어디서 뭐하는구나 확인을 할 사람이 못되고. 현재 제가 대학원 논문 학기라서 제 일만으로도 머리 터지고 정신없거든요.
다만 오늘 새벽 2시까지 들어갑니다. 이런식으로 귀가 보고는 하게 되어 있고. 본인이 말한 시간은 지키는게 룰이예요.
전 본인이 새벽 2시든 3시든 들어오겠다고 톡 보내면 그때까진 안자고 기다리구요. 애 들어온거 확인하고 저도 잠이 들거든요. 근데 이놈이 자꾸 시간 넘기고 연락안되고. 우린 서울 근처 경기도 사는데 서울서 놀고 집에 잘 들어오는것도 걱정되고.
아빠랑 저랑 큰놈이랑 의논해서 연락안되는 경우 확인한다고 하고 셋이 위치추적 깔았어요. 서로서로 확인가능한거죠.
암튼 이걸 몇번 들여다본적 있어요. 그래서 완전 꽐라 됐을때 데릴러 가기도 했구요. 남편이 핸펀 잃어버린것도. 이게 핸펀위치를 파악하는 거라서 핸펀 찾을수 있었어요. 암튼 여기까지가 순기능이었구요.
역기능이 발생했어요. 남편이랑 큰애가 제가 뭐 먹고 다니는지 궁금해해요. 제가 집에서는 밥을 잘 안먹거든요. 근데 학교 가는날. 또 지도 교수님 모시고 식사하는 날엔 나름 좋은 식당 가죠. 그럼 이 두남자가 카톡으로 오리고기 맛있냐. 오늘은 일식이냐. 집에서 밥 안먹고 나가서 좋은거 먹네,,, 엄마 밖에서 그런거 먹으니까 살 안빠지는 거 아녀? 이러면서 놀려요.
아,,,, 이놈의 어플을 지울순 없고. 뭔놈의 어플이 쓸데없이 너무 정확해서 내가 살뺀다고 집에서 밥 안먹고 밖에서 많이 먹고 다니는거 다 걸리게 생겼네요.
혹시라도 위치추적 왜하냐 라는 말씀은 ㅠ ㅠ
이놈 술 마시는 버릇은 버릇대로 고쳐놓겠지만 젊은 객기에 술을 급하게 많이 먹을 동안은 애가 집에 잘 들어올때까지 걱정이 많이 되서 어쩔수 없네요. 당사자도 모두 오케이했고. 전 진짜 이 어플로 애 시시콜콜 뭐하는지 확인 안하는거 맞고. 또 이게 본인이 싫으면 위치설정 꺼둘수 있어요. 아무래도 혹시라도 애인 생기면 모텔이라도 갈수 있지 않나 싶어서 원하면 위치추적 끄는것도 오케이 했구요. 대신 술 마실땐 무조건 켜놓으라고 약속 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