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상글) 저 남편 찐으로 사랑하는 거 맞죠?

... 조회수 : 3,430
작성일 : 2025-04-09 21:02:55

남편이 결혼전에 요리를 전혀 못했어서 

인스턴트와 배달음식으로만 살았고, 그래서 비만이 됐어요. 

제가 집밥하는 방법을 배우는 티 안나게 몇년에 걸쳐서 알려줬어요. 대놓고 가르치면 안배우는 스타일...칼질이 친숙해지기까지 이년정도 걸렸고요...

무튼 지금은 5년정도 지나니까 카레랑 된장찌개, 토마토오믈렛, 미역국 정도는 술술 해요. 

 

최근엔 다이어트 중이라 샐러드 도시락을 싸주고 있는데, 

이놈의 남편이 좋아하면서 받아먹을 줄이나 알지, 

와서 재료 한번을 안 씻는거에요. 

샐러드 도시락 싸면서 저도 제 아침을 준비하게되니까 별 불만 없이 하고는 있는데 (참고로 저는 6개월 휴직중) 

어째 고맙다는 말만 하고 한번을 안도와주는게 얄밉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또 배우는 티 안나게 알려주려고 

"나 상추좀 씻어줘~" 하고 주방에 불렀어요. 

씻고나서 가만히 서있길래

"한입크기로 찢어줘. 자기 맨날 먹는 채소 기억나지? 진짜 작게 찢어야 먹기 좋아." 했더니 한장씩 찢느라 시간이 너무 걸리는거에요. 그래서 겹쳐 찢는 방법을 알려줬어요.

"같은 모양끼리 겹쳐서 우선 세로로 한번찢고~~ 불라불라." 

그랬더니, 

"다했어!" 그러고 컴퓨터 하러 쏙 들어가버리대요?

 

그래서 제가 도시락에 넣으려고 봤더니 쌈채소들이 뭐랄까... 박쥐 모양처럼 듬성 듬성 찢긴 부분만 있는 한장의 채소들인거에요. 

이렇게 남편 손이 대충대충이에여. 

근데 그 상추를 펴서 상태를 보니까 

너무 남편의 저 보잘것 없는 살림력이 너무 귀여운거에요.

순간. 제가 깨달았어요.

 

와. 나  이 남자 진짜 사랑하나봐. 

 

참고로 저는 왕 야무진 스타일

남편은 그냥 평범한 아들노무새키 스타일이에요. 

답답할 때야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데

제가 이걸 귀여워한다는게... 

보살이거나 진짜 사랑하거나...

 

 

IP : 112.148.xxx.8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4.9 9:04 PM (114.200.xxx.129)

    남편 자상하네요 . 살림력은 그 자상함에 그냥 묻힐것 같은데요 ㅎㅎ

  • 2.
    '25.4.9 9:08 PM (218.159.xxx.228) - 삭제된댓글

    남편이 대체 어디가 자상해요? 원글님이 보살이죠.

  • 3. ...
    '25.4.9 9:14 PM (112.148.xxx.80)

    그냥 예쁜 구석이 있는 남자라 손 많이 가는데도 예뻐히면서 살고 있어요. 솔직히 집에서 살림이나 자기관리나 생활적인 면을 너무 안 배우고 와서 가정교육 제대로 안 시킨 시부모님이 원망스러운 지경일 때도 있었어요.
    지금이야 제가 많이 만들어놔서 살만해지니, 예전처럼 한숨나오진 않지만요.
    그래서 제가 말해요. 너는 내가 가슴으로 낳은 아들 같다고. ㅜㅠ

  • 4. ㅇㅇ
    '25.4.9 9:20 PM (125.130.xxx.146)

    남편 월급이 세면 이쁠 것 같아요

  • 5. ...
    '25.4.9 9:22 PM (112.148.xxx.80)

    ㅍㅎㅎㅎ
    월급은 평범 그 자체.
    지각 한번 안하고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한시간 넘는 출근길을 가는 모습이 예쁘죠

  • 6. 맞아요
    '25.4.9 9:25 PM (220.85.xxx.165)

    귀여우면 출구 없죠. 원글님은 이제 탈출 불가. ㅋㅋㅋ 내 눈에만 귀엽고 이쁘면 돼죠. 행복하세요.

  • 7. 하모예
    '25.4.9 9:38 PM (220.78.xxx.213)

    찐사랑이십니다
    남편분 복이죠^^

  • 8.
    '25.4.9 9:55 PM (211.234.xxx.177)

    생활적인 면을 너무 안 배우고 와서 가정교육 제대로 안 시킨 시부모님이 원망스러운 지경일 때도 있었어요.

    근데, 이런거 잘 배운 남자가 많나요?
    시대가 시대인만큼 거의 없죠.
    저 40대인데
    우리 부모님도 남동생들 안가르쳤어요.
    안배웠어도 본인들이 알아서 하려드니까 하는거지

  • 9. 요즘은
    '25.4.9 10:03 PM (172.225.xxx.231)

    아들이고 딸이고 넘 안가르치죠. ㅜㅜ

    진짜 찐사랑 맞네요. 저는 남편이 시키는대로 못하면 빽!! 하는데. ㅋㅋㅋ

  • 10. ...
    '25.4.10 6:34 AM (112.148.xxx.80)

    일단 그레도 본 게 있으면 나중에라도 흉내를 낼 수 있는데 좋은 걸 본것조차 없는거에요. 예를 들면 옷을 옷걸이에 걸 줄을 모르고 집 온 의자를 다 감싸놓고 소파며 바닥이며 ㅜㅜ
    나중에 시어머니 보니까 겉옷을 다 뉘여놓고 사시더라고요.

  • 11. ...
    '25.4.10 6:37 AM (112.148.xxx.80)

    건조기에서 옷을 빼놓으면 개어 놓을 줄 알아야하는데
    옷을 빼놓고 다른 옷 또 돌리고 빼놓고만 반복해서 드레스룸에 옷이 산이 되어 있었는데 언제 치우나 봤더니 3주 넘게 있어서 제가 못참고 잔소리했어요. 연애할때 그랬고 지금은 제가 꺼내자마자 남편 불러서 몇번 같이 갰더니 본인이 먼저 할 때도 있어요 >

  • 12. 미안
    '25.4.10 7:34 AM (182.221.xxx.29)

    죄송하지만 제가 남편같은 스탈이에요
    친정엄마만큼 살림잘하는 사람 본적이 없는데 저는 정반대에요
    남편이 그부분포기하고 살아요
    뭐시키면 전부 사고만쳐서..
    근데 맨날 저 귀엽고 이쁘다고 해요

  • 13. ...
    '25.4.10 8:25 AM (112.148.xxx.80)

    182님 복받으셨네요.
    근데 아마 님의 마음씀이 예뻐보여서 남편분이 예뻐해주는거겠죠.
    저도 그렇거든요. 뭐랄까.... 생활하는데는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대화는 따뜻해서 정서적 만족감으로 커버가 되는.

  • 14. ㅇㅇ
    '25.4.10 9:35 AM (58.29.xxx.20)

    귀여우면 출구 없죠. 원글님은 이제 탈출 불가. ㅋㅋㅋ 내 눈에만 귀엽고 이쁘면 돼죠. 행복하세요2222
    원글님 성격 좋으세요
    전 뭘 시키면 답답해서 내가하고말지 이런 스타일이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04171 근데 방송들은 왜 나갈까요?''이혼 숙려 갬프 같은거 15 2025/04/25 3,923
1704170 한동수 전 감찰관 페북글 5 .. 2025/04/25 1,420
1704169 매운맛에 갑자기 예민해지면 6 항상먹던거 2025/04/25 955
1704168 택배 주7일 반대해야 하는 이유 20 물류 2025/04/25 2,418
1704167 영어질문요 ) 벚나무랑 앵두나무를 2 ㅇㅇ 2025/04/25 707
1704166 62 ㆍㆍ 2025/04/25 12,464
1704165 베스트글 보고 느끼는건데요 10 ..... 2025/04/25 2,910
1704164 순천 국가정원이랑 습지 21 순천 2025/04/25 2,228
1704163 자발적 아싸인 고등 아들 걱정이에요 14 걱정 2025/04/25 2,720
1704162 스피루리나 변비에도 효과 있나요? d 2025/04/25 497
1704161 일본쌀 폭등 이유가 일본농협 사재기 26 요약정리 2025/04/25 3,220
1704160 검찰 소멸 직전에 뭐하는 조직인지 제대로 증명하네요 6 ㅇㅇ 2025/04/25 727
1704159 홍삼류, 경옥고 먹으면 변비 생기네요. 2 .. 2025/04/25 723
1704158 저들은 이재명 날릴거에요 44 ㄱㄴ 2025/04/25 4,908
1704157 친구관계 많이 서투른딸..엄마가 개입해야할까요 20 ㅁㅁ 2025/04/25 2,550
1704156 대장동 정영학 "검찰, 내 엑셀파일에 임의로 숫자 입력.. 7 000 2025/04/25 1,127
1704155 오지라퍼 직장동료 2 지나가는 2025/04/25 1,243
1704154 촛불행동 정확한 후원 게좌 알려 주세요 2 2025/04/25 420
1704153 뜬금없이 갤럭시 원격서비스 앱이 생겼는데 이게 뭐죠? 4 Sk 2025/04/25 1,097
1704152 고민이나 힘든점을 지인에게 말하면 안되나봐요. 13 무무 2025/04/25 3,524
1704151 요번 이혼숙려캠프가 역대급이네요 31 2025/04/25 16,724
1704150 미국장관이 흡족해 하는 덕수회담 10 어떡하나 2025/04/25 1,334
1704149 통장 묶기, 피싱도 지능적이네요 4 2025/04/25 1,970
1704148 조국혁신당 "檢, 文 날치기 기소…尹에 충성 끝없는 발.. 10 ㅇㅇ 2025/04/25 3,052
1704147 알리 노래 제목 찾아요 8 ?? 2025/04/25 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