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집안 형편도 어렵고, 집에는 환자도 있고, 부모가 있음에도 제가 경제적 책임을 져야했던 시기요. 남들은 20대 반짝반짝 아름다운 청춘을 보내고 있을 때, 저는 삶의 무게로 점점 시들어갔어요. 늘 무표정에 남이 봐도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겠죠. 어쩌다 친구들 모임에 가도 말도 잘 안하고, 남의 말에 리액션도 당연히 없고. 그러니 남들도 먼저 다가오려 하지 않더라구요. 이러다 안되겠다 싶어 어느날부터인가 억지로 웃는 연습을 했어요. 얼마나 안 웃고 살았으면 근육이 굳어서 썩소가 되더라구요. 그래도 생각날 때마다, 혼자 있을 때마다 거울 보며 웃는 연습을 했어요. 소리내서 웃기도 하구요. 웃다가 눈물이 난 적도 있는데 그때는 펑펑 울기도 했구요. 그러다 웃는 게 자연스러워지면서, 제 마음의 응어리 같은 것도 조금씩 풀어지더라구요. 감정이 좀 풀어지니 마음 속 긴장도 해소되고 사람 대하는 것도 좀 편해졌어요. 먼저 다정한 말도 하게되고.
그러면서 남자 친구가 생기게 되었고, 그 사람으로 인해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제 생활은 그대로였지만, 마음만은 봄꽃으로 가득차게 되었거든요. 제가 사랑스러운 사람처럼 느껴지고, 삶을 이어나갈 희망이 생겼거든요. 그러면서 완전히는 아니지만 숨통을 트일 수 있을 정도로 힘든 일들이 정리가 되고, 저도 저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생기더라구요.
보통 말하는 사주 상 좋은 운의 흐름이 갑자기 들어온건지는 모르겠지만, 전 저의 기운이 바뀐 것이 웃음으로 인한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그래서 중년이 된 지금도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일부러 웃는 연습을 합니다. 좋은 기운이 들어오길 바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