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불쌍한 우리 할매.

... 조회수 : 1,899
작성일 : 2024-05-15 11:21:11

제 나이 올해 마흔 넷.

맞벌이로 바쁘신 부모님을 대신하여 

외조모님이 저를 키워주셨죠. 

 

제 나이 서른 여덟에 울 할매 돌아가셨는데 어찌나 울었나 몰라요. 

입관 할 때 들어가서 할매 옷 갈아 입히는거 봤는데 그 장면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네요.

지금도 울 할매가 너~무 보고 싶은데 

며칠 전 이모한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죠.

 

외조부한테 여자가 있었고 그 여자를 통해서 혼외자를 만드셨다구요. 

당시 전문직인 울 할아버지셨는데 직장에서 만난 20대 여자였다고 하더라구요. 

그때가 울 할아버지가 40대 후반. 

 

집안끼리 혼사로 울 할머니 스무살 꽃띠에 시집와서 

홀 시어머니의 매서운 시집살이하면서 

육남매 키우며 집안 살림하고 

술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울 할아버지 덕분에 

월급날엔 항상 얇은 월급 봉투만 받아보셨데요.

 

참 힘들게 사셨어요 우리 할머니.

그런데 지금의 제 나이 쯤에 그 험한 꼴을 당한거더라구요. 

세상에. ㅠㅠ

 

할머니를 화장해서 납골함에 모실 때 

우리 할머니 몸에서 나온 무릎 연골 두 개를 봤을 때 

너~무 울 할머니가 가여웠는데 

이런 기막힌 일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으니 

더 기가 막힙니다. 

 

살아 생전에 저와 사촌동생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다가 

작고하신 이후,

저희가 모두 알게 되었어요.

울 할머니는 손주들에게 끝까지 비밀로 하시고 싶으셨나 봅니다. 

 

하늘의 별이 되신 우리 할머니.. 참 불쌍해요 전. 

지금 살아 계시다면 그냥 아무 말없이 

그냥 꼬옥 안아주고 고맙다.. 사랑한다.. 수고하셨다란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IP : 218.237.xxx.18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5.15 11:24 AM (114.200.xxx.129)

    바쁜 부모님 대신 키워주셔서 원글님 감정은 진짜 남다를것 같아요..ㅠㅠㅠ
    그래도 이렇게 손주가 외할머니 생각하는 경우 잘없을것 같은데 그래도 손주 복은 있었네요

  • 2. 꽃피고새울면
    '24.5.15 1:39 PM (116.33.xxx.153)

    외할머님 천국에서 이렇게 착한 손녀 내려다 보면서
    흐뭇해 하실 거예요

  • 3.
    '24.5.15 6:53 PM (1.245.xxx.221)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친정엄마한테 이야기해 봤자 속상해 하실거 같아서
    익명의 힘을 빌어 82에 글을 올려보았어요.
    할머니께서 모쪼록 편안하게 쉬시면 좋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7830 웩슬러 검사 차이가 심한 이유는 뭘까요? 13:37:30 20
1597829 길에서 사진 찍던 남자 .. 13:36:01 81
1597828 김호중 사태의 경제 효과 2 ..... 13:34:31 192
1597827 주식 매도하고 며칠 있어야 예수금으로 2 예수금 13:33:01 99
1597826 양재역 근처 20대여자혼자살만한 곳 2 엄마 13:31:38 108
1597825 백중 기도비용도 정말 많이 올랐네요 백중 13:31:25 150
1597824 삼성페이 교통카드 선불형 충전시 수수료붙나요? ㅇㅇ 13:30:33 24
1597823 80년대생 이름인데 2 13:30:27 144
1597822 집 계약하는것도 가족에게 안 알리고 혼자 하세요? 2 ..... 13:30:24 157
1597821 취미도 모임도 없는 부모님 가진 분 계신가요.. 2 // 13:30:24 197
1597820 10세 남아옷 쇼핑몰 온라인매장 13:30:23 27
1597819 너무 피곤할땐 뭘 먹으면 좋을까요 1 ㅡㅡ 13:30:13 128
1597818 모듈 거실장 모듈 13:29:31 39
1597817 최근에 단어 말실수 하신 거 뭐 있나요.  .. 13:28:52 57
1597816 국민연금 납부는 몇세까지인가요? 2 .. 13:27:51 173
1597815 어제 삼재글 물어본 사람인데요 ㅇㅇㅇ 13:25:57 108
1597814 서울 깨송편 맛집 잘 아시는 분 계신가요? .. 13:23:30 42
1597813 기합받던 훈련병들 왜 보호조치 안해주죠? 3 .. 13:22:09 244
1597812 똑같은 티셔츠인데 뚱뚱하게 보이는 티가 있네요 2 .. 13:21:47 263
1597811 종합소득세 카드납부는 어떻게한가요? 2 13:20:41 169
1597810 삼성 메세지 튕김 현상 .. 13:19:20 71
1597809 스마트폰 차량용 거치대 2 궁금 13:18:23 162
1597808 여기가 천국이네요. 6 친정 13:17:39 820
1597807 냉장고안에 있는 10년된 12 13:15:36 1,004
1597806 9억 전세 살아도 서민?…소득 안 보는 '묻지마' 대출, 전세사.. 2 ... 13:14:39 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