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문득 생각난 어릴때 상처받은 기억 하나

.. 조회수 : 1,657
작성일 : 2024-03-23 18:42:10

저는 어릴때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에서 자라 

상처받은 일이 너무 많은데

이것도 그 중 하나에요.

 

이날은 물리적 폭력은 없었기에 

오히려 안심하며 지나간 하루였는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는 이유는 뭘까요..

생각보다 상처가 되었나봐요. 

 

초등 1학년 어느날, 술에 취한 아빠가 저를 더 이상 혼자 기르기 힘들어 못 키우겠다며

고아원에 버리겠대요.

가방 싸서 고아원 가자고 해서 

책가방에 학교갈 책이랑 제 물건 조금 넣고 따라나섰어요. 

 

가방 싸면서 정말 고아원에 버릴까, 아니면 술 취해 또 다음날 기억도 못할 이상한 짓 하는걸까, 헛갈렸고 

정말 고아원에 버리면 큰집에서 따로 사는 할머니에게 전화해서

저 데려가달라고 해야겠다, 할머니가 바로 고아원으로 찾아 올거니까 걱정말라고

혼자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가방을 쌌어요. 

 

가방 들고 술 취한 아빠따라 집을 나와 버스 다니는 큰 길 대로변까지 걸어나와

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아빠가 "아니야, 그냥 집에 가자" 라고 말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집에 와선 별 일 없이 그냥 잤고 

다음 날 술이 깬 아빠는 아무 일 없던듯 행동했어요

술깬 다음날은 전날 술 취해 무슨 짓을 했든 언제나 그러거든요.

 

주먹과 발로 마구 맞은 날이나

밥상을 발로 차 김치국물을 머리까지 뒤집어 썼던 

고함과 비명이 난무했던 날들도 기억하지만 

비교적 조용히 지나갔던 그 날도 기억이 생생히 나요.

아빠에게 그때 정말 나 버리려고 했냐고 

살아있다면 물어보고 싶어지네요 ㅎ

 

IP : 125.168.xxx.4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24.3.23 6:54 PM (210.178.xxx.242)

    그래도 다행이라면
    지금은 원글님께 패악 떨지 못한다는거?
    토닥토닥.
    자격 없는 것들은 아예
    무정자증이나 불임으로 태어나게 하고
    간절히 바라고
    잘 키울 부부에게만
    귀한 생명 주심 안될까요? 하느님?

  • 2. 차오름
    '24.3.23 6:56 PM (223.38.xxx.243) - 삭제된댓글

    원글님, 아빠도 참말 불쌍한 인생을 살았던 가여운 영혼이었구나. 저 세상에서는 안식하세요. 라고 말하고 잊어버리세요.
    그 옛날의 어린 원글님도, 아빠도 이제 둘다 죽고 없는 거예요. 현재를 지금을 사세요.

  • 3. 그저
    '24.3.23 7:04 PM (180.68.xxx.52) - 삭제된댓글

    미성숙하고 책임감도 없는 사람이 아이를 낳아 본인도 나도 힘들었던거구나 생각하세요. 잊을 수 없겠으나 그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지기를 바랍니다.

  • 4. 너무
    '24.3.23 7:15 PM (118.235.xxx.51)

    불쌍한 기억이다. 원글님 안쓰러서 어째요.

  • 5. ..
    '24.3.23 8:08 PM (124.60.xxx.9)

    에효..
    그래도 다시 돌아갔잖아요.
    180님 말씀 참좋네요.

  • 6. ---
    '24.3.23 10:18 PM (211.215.xxx.235)

    댓글들과 달리 전 원글님 참 야무진 사람이구나. 초1 어린나이에 저렇게 야무지고 단단했구나..미성숙하고 건강하지 못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라는 말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런 기억이 힘드시다면 상담받아보세요. 과거에 발생한 일은 변하지 않지만 내가 보는 관점은 달라질수 있거든요.

  • 7. 아이를 가질만한
    '24.3.23 10:34 PM (117.111.xxx.4)

    어떤 준비도 없는 주제에
    본능만 있어서 섹스는 하고 애는 낳았는데 기르기는 벅찼던 가여운 동물이었구나 하세요.
    슬프고 힘든 날들은 지나갔고
    봄이 오고있고 원글님 스스로 만든 인생이 있고 이제 아빠가 가자면 가고 잠들면 하루가 끝나서 안도하던 아이는 없어요.
    그럼에도 잘 자라서 어른이 된 원글님이 있을 뿐입니다.
    스스로 견뎌서 갖고있는 날들 작고 크게 자주 행복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61992 이런 심리는 뭘까요 2 2024/03/24 1,317
1561991 이사견적받을때 사다리차 꼭 확인하세요 8 ㅇㅇ 2024/03/24 3,489
1561990 “홍콩 여행 주의하세요” 오늘부터 국가보안법 시행 14 여행주의보 2024/03/24 14,049
1561989 내가 다시 집을 짓는다면(긴 글) 36 건축 2024/03/24 6,079
1561988 아이패드 꽉찬 쓰레기통 파일 복구 방법 가르쳐주셔요.ㅠㅠ 3 아이패드 2024/03/24 1,349
1561987 조국 5년전 인문학 강의 영상 (존 스튜어트밀 ) 9 ㅁㅁㅁ 2024/03/24 2,072
1561986 지금 05년생 아들 편의점 알바 교육 ..중 8 엄마의 마음.. 2024/03/24 3,431
1561985 눈물의 여왕 김수현 연기 참 잘하네요 4 ㅏㅁ으로 2024/03/24 3,649
1561984 살다살다 내가 비키니를 다 입고 5 아낙 2024/03/24 4,632
1561983 혜리 학창시절 사진.jpg 51 .... 2024/03/24 24,546
1561982 들기름막국수와 어떤메뉴가 잘 어울릴까요?? 6 국수러버 2024/03/24 2,127
1561981 통닭파 계세요? 5 김통닭 2024/03/24 1,258
1561980 50대 친구들 모였는데 이름이 기억 안나서 ㅋㅋ 7 고독한대식가.. 2024/03/24 3,767
1561979 365다이어트병원 페이닥 월급 12 진미채 2024/03/24 4,237
1561978 파묘 오늘 1000만각이네요. 지금 996만 6 ㅊㅊㅊㅊ 2024/03/24 1,688
1561977 근데 김포 서울 편입은 어찌되가고 있나요?? 7 ... 2024/03/24 3,248
1561976 들기름 김치지짐 10 .. 2024/03/24 4,668
1561975 같은 메이커옷을 10년 넘게 사니 더 이상 살게 없어요 5 이젠 2024/03/24 5,503
1561974 20 30대는 일본보다 중국을 더 싫어하네요 66 ..... 2024/03/24 4,433
1561973 한소희 다 털리네요 69 2024/03/24 47,200
1561972 카피타노시칠리아 레몬치약 좋아요. 2 치약 2024/03/23 1,989
1561971 도저히 공감 안 되는 차은우(원더풀월드 스포 있음) 5 .. 2024/03/23 3,978
1561970 원더풀 월드) 한유리엄마로 나온 배우 아시는 분 5 궁금 2024/03/23 3,298
1561969 얼마나 오래 안 씻어 보셨어요 16 더러움 주의.. 2024/03/23 5,044
1561968 이사온 윗집이 늦은 시간에 층간소음이 심해요 3 ... 2024/03/23 2,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