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뒷집 개가 아닌 개를 뒷집에 넣어줬어요.

.... 조회수 : 4,852
작성일 : 2024-02-03 11:27:09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오고 1년 정도 후에 원래 키우던 개가 하늘로 떠났어요. 

그 때 이웃들이 많이 위로해 주고, 저희 집에 일부러 개를 데리고 와서 간식 먹이고 그러면서 동네 개들과 많이 친해졌어요. 그래서 저희 집은 개들에게는 인플루언서 집이에요. 저희 집 앞 마당에 마킹하고 그러면 다른 개들이 와서 또 하고 또 하고. 좋아요 수를 배변으로 표시하면 실버 어워즈는 받을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키우는 개는 저먼 셰퍼드 인데 이 녀석은 모두를 웰컴하는 녀석이어서 다른 집 개들이 저희 집 마당에서 같이 잘 놀아요.가출한 개들도 저희 집 계단이나 뒷 마당에 들어와 있는 경우도 많고, 그러면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해서 또 친구되고. 

 

뒷집에는 스카이와 에이스라는 개들이 살아요. 스카이는 흰색 잉글리쉬 랩, 에이스는 초코렛 랩. 

스카이가 뒷 펜스 사이로 구멍을 파서 저희 집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뒷 집 아저씨와는 아저씨 부재시 스카이를 그 집 머드 룸에 넣어주기로 했어요. 어제는 2월 1일, 한 달 동안의 금주 기간을 마치고, 남편과 살짝 취해서 집에 오는데, 초코랫 랩이 저희 뒷마당에 웅크리고 있었어요. 웬일로 에이스가 집을 나왔네 하면서 다가가니 녀석이 넘넘 행복해 했어요. 밤이어서 그런가 살짝 더 색이 진해 보이기는 했는데, 남편에게 편안하게 안기는 것을 보니 뭐 당연히 에이스라고 생각했죠. 아저씨가 전화 안받아서 뒷집 머드 룸에  넣어놓고 집으로 와서 저희도 자려고 하는데, 멀리서 소리가 들려요. 

 

크라켓, 크라켓!!!! 크라켓~~~~~!!!!

 

엄마야...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남편과 눈이 마주쳐서 혹시 에이 설마 그래도 혹시 하고

뒷집 머드 룸을 열어보니 개가 고개를 갸우뚱 한채로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어요. 크라켓 하고 부르니

초고속으로 꼬리를 흔드는데 앗 이 아이는 크라켓이네요. 

얼른 크라켓을 안아서 거리로 달려나가 주인에게 돌려주고 왔어요. 

 

세상에 

왜 어제 밤은 달도 안 뜨고, 우리는 왜 취했을까. 초코렛 랩들은 왜 이리 비슷하게 생겼을까

오늘 아침에 뒷집 아저씨에게 이러저러 했다. 본의 아니게 남의 집 개를 잠시 넣어 놓았다 사과 하고 아저씨는 껄껄 웃고. 모두가 제 집을 찾아서 다행이었어요. 

IP : 108.20.xxx.186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바람소리2
    '24.2.3 11:31 AM (114.204.xxx.203)

    ㅎㅎ 해피엔딩이네요

  • 2. ㅋㅋㅋㅋ
    '24.2.3 11:32 AM (223.39.xxx.67)

    아 저는 글을 읽으면 그 상황이 그려지는 병이 있는데
    왜이렇게 훈훈하면서 웃기죠 ㅋㅋ 원글님 정말 유쾌하고
    따뜻한 분 같아요 크라켓!!!!! 했을 때 두분 엇 하고 마주봤을 때 표정이 머리에 그려져요 ㅋㅋㅋㅋ

  • 3. ...
    '24.2.3 11:34 AM (108.20.xxx.186)

    한 20초 정도 였을 것 같아요.
    둘이 표정이 오 마이 ... 크라이스트...
    저희가 크라켓과도 정말 좋은 친구였는데...
    세상에 크라켓 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처음에.

    바람소리 님 말씀처럼 해피엔딩이어서 다행이었어요.

  • 4. ...
    '24.2.3 11:35 AM (183.102.xxx.152)

    동화 같아요.

  • 5. 푸하핫
    '24.2.3 11:39 AM (121.133.xxx.137)

    원글님 글 넘 재밌게 쓰시네요 ㅎㅎ
    크라켓둥절~~ㅎㅎ
    개들로 하나된 정 넘치는 마을이군요!

  • 6. ㅇㅇㅇ
    '24.2.3 11:39 AM (180.70.xxx.131)

    사시는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 7. ㅎㅎ
    '24.2.3 11:43 AM (175.116.xxx.96)

    글 보니 외국이신가 보네요. 개들도 사람도 이렇게 살수 있는 곳이 부럽습니다 ㅎㅎ
    원글님 글 참 재미있게 쓰십니다. 해피엔딩이라 좋네요 ^^

  • 8. ...
    '24.2.3 11:45 AM (108.20.xxx.186)

    하하하하 크라켓 둥절이 딱 맞는 표현 같아요. 크라켓 갸우뚱 ㅎㅎㅎ
    아 미안해라.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요

  • 9. 글 읽으니
    '24.2.3 11:47 AM (121.133.xxx.137)

    막 보고 싶어지네요
    언제 한가하실때 줌인안아웃에
    한봔 올려주세요~
    사진 올렸다고 꼭 자게에 알려주시구욤ㅋㅋ
    저 작년 이맘때 노견 보내고 얼마전까지도
    강쥐들 제대로 못 쳐다보고 다녔는데
    이젠 그나마 사진이나 동영상은
    보게 됐거든요^^;;

  • 10. 어~
    '24.2.3 12:05 PM (180.68.xxx.158)

    진짜 해피해피~
    랩아그들도 참 착해요^^

  • 11. 바람소리2
    '24.2.3 12:06 PM (114.204.xxx.203)

    쵸코랩은 어찌 생겼나 궁금해요

  • 12. 저도
    '24.2.3 12:32 PM (223.39.xxx.41)

    궁금해요
    셰퍼드 크라켓 스카이 에이스 너무 보고 싶어요 ㅋㅋㅋ

  • 13. ...
    '24.2.3 12:37 PM (115.138.xxx.180)

    동화 잘 읽었어요
    행복한 느낌

  • 14. ...
    '24.2.3 1:05 PM (108.20.xxx.186) - 삭제된댓글

    저 121 님 마음 정말 잘 알아요. 그래서 지금 전화기에 있는 사진 몇 장 올려요. 새펴드는 저희 아이에요.
    흰 개와 토끼는 뒷집 스카이고요
    흰개 와 예쁜 아이는 저희 조카에요.
    둘 다 잉글리쉬 랩이에요.

    아쉽게도 지그 전화기에 초코렛랩이 없어요. 다음에 닼이 놀 때 찍어볼께요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7&num=3775023&page=1

  • 15. 시트콤느낌ㅎㅎ
    '24.2.3 1:12 PM (221.165.xxx.65)

    잘 읽었어요 유쾌하고 재밌는 일상이네요.
    그래서
    크라켓은 뉘집 개인 건가요? 궁금~

  • 16. ...
    '24.2.3 1:30 PM (108.20.xxx.186)

    크라켓은 한 블록 뒤에 사는 친구에요. 성격이 정말 좋아서 모든 개들을 품어주는 녀석인데, 동네 착한 큰 형이에요. 저희 집에서도 몇 번 놀았는데.. 세상에 당연히 뒷 집 개라고 생각해서 크라켓일 줄 상상도 못했어요. 착한 녀석. 남의 집에 넣어 놓고 왔는데도 울지도 않고. 흑. 갑자기 더 미안하네요.

  • 17. 부러워요
    '24.2.3 2:20 PM (175.223.xxx.33)

    좋은 동네에 사시는군요~~

  • 18. ㅋㅋㅋㅋㅋㅋ
    '24.2.3 2:33 PM (118.235.xxx.1) - 삭제된댓글

    크러켓은 엄마한테
    나 군만두 30년 먹을뻔했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4161 학생문제 해결하려 했더니 부당 전보. 학교 밖에서의 스승의 날 .. 00:47:23 60
1594160 롱샴 배낭 덮개부분이 살짝 끈적거리네요 알려주세요 00:47:19 38
1594159 단독주택에 살려면 부지런해야 하나요? 2 해방 00:44:04 82
1594158 히어로는아닙니다만 3 ㄹㅇ 00:38:11 356
1594157 나는솔로 2 ㅂㅂ 00:36:36 426
1594156 청소하고 싶어요 6 45평 00:29:29 398
1594155 제 통제가 심한가요 3 ㅁㅁㅁ 00:27:32 424
1594154 눈뜨자마자 비빔국수 먹을거에요 5 돼지 00:12:32 933
1594153 라스에 소시 티파니 이뻐졌어요 4 ... 00:09:12 793
1594152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동국대 나와요 5 하하 00:03:57 781
1594151 어떤 인스타 동안주장 할머님께 달린 댓글들 8 ㅎㅎ 00:01:22 1,311
1594150 한글에서 표를 입력하는 것 좀 도와주세요. 00 00:00:58 138
1594149 판다들 죽순먹는 걸 보면 신기해요 2 ㅇㅇ 2024/05/15 560
1594148 82쿡 옛날 웃긴 얘기들입니다 ~~ 3 검색 2024/05/15 803
1594147 ADHD 검사 문의드려요 2 검사 2024/05/15 330
1594146 남편이 여직원이랑 일대일로 술. 30 2024/05/15 2,577
1594145 온몸이 다 삐그덕거리고 소리가 나는데 고칠수는 있을까요 9 .. 2024/05/15 596
1594144 화이트 석가탄신일... 기상관측 이래 첫 5월 중순 대설특보 3 2024/05/15 1,212
1594143 프랑스 친구랑 제주 여행. 어떡하죠? 7 여행 2024/05/15 472
1594142 혈압이 160 나오네요. 6 .. 2024/05/15 1,302
1594141 미국 대형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한국 부부 3 ... 2024/05/15 2,743
1594140 냉해피해 입을 까 걱정입니다 5 ... 2024/05/15 1,007
1594139 저 너무 게을러요.. 게으른거 어떻게 고칠까요.. 9 .. 2024/05/15 1,666
1594138 후쿠시마 이후 반일이라는 게 부끄럽습니다. 11 일본 2024/05/15 1,003
1594137 처절히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 7 ... 2024/05/15 1,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