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맛있고 정성스런 음식의 힘을 느꼈어요~~

신기해요 조회수 : 6,315
작성일 : 2023-12-29 19:51:22

싱글녀입니다 

요즘 힘든일있어서 계속 기운빠지고  마음도 무채색이고.. 우울하고 의욕도 없고 뭘 할래도 무섭고.. 사람도 피하고 싶고 그랬는데요

이런지 꽤 됐어요

 

갑자기 카레가 먹고싶어서 만들었는데

오늘따라 재료도 신선하고 정성스레 만들어졌어요

감자 당근 빨강파프리카 노랑파프리카 브로콜리 고구마 오이고추 청양고추..

감자 당근만 버터에 볶아서 물붓고 매운맛 카레풀고..

끓으면 채소 넣고서 바로 불을 껐어요

채소 신선하게 아삭하게 먹으려고요

 

그리고 밥은 어쩌다보니 우엉채소밥.

있는걸로 먹었어요

우엉 버섯 다시마 자른것  검은콩 보리쌀 기장.. 을 넣은 영양밥이에요

 

다 된 카레를 밥이랑 잘익은 김치랑 먹는데 

와 이게 너무너무나 맛있는거예요

그래서 진짜 꽉 채운 한그릇 푸짐히 먹었어요

먹는 중간에도 맛있다 맛있다 소리 절로 나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도  절로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더니 다 먹고나서 정리하면서 있는데

갑자기 이제 슬슬  미뤄왔던 일을 좀 해볼까..

사람들을 만나볼까..등등 절로 그런 생각이 들더타고요  

이것들은 다 제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불안 두려움에 차일피일 미루던 일이에요

 

 

그리고 잠깐 그것들을 하는 상상을 해봤는데도

무섭다는 생각도 별로 안들고

갑자기 마음도 몸도 뭔가 훨씬 더 두터워진듯한 

든든해진듯한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한결 평안하고 편안하고

갑자기 너무나 안정이 된 듯한 느낌. 암튼 그랬어요

전엔 그렇게 노력해도 안더더니 말이죠

 

그런 기분이 계속 이어졌는데 

이게 제가 아주 맛있게 먹은 식사 때문인 것을

그냥 알게 됐어요

오늘 저녁 이 한끼 뿐만은 아니겠지만

(계속 자연식 위주로 해오긴 했어요)

그래도 오늘 저녁식사가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한건 확실한거같아요

그냥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갑자기 영화가 생각났어요

바베트의 만찬.  이요  이거 아시나요?

원래도 좋아한 영화였지만

(재미있어요   카모메식당 안경 이런거 좋아하심 취향맞을듯요)

갑자기  그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갈등이 풀어진게

너무나 이해가 잘 되었어요

 

아주 맛있고 아주 정성스럽게 차린

그니까 사랑이 관용이 자비가 가득담긴 음식을

아주 맛있게 꼭꼭 씹어  먹고서

그들의 몸과 마음에 그 사랑 에너지가 넘쳐흘러서그렇게 되었다는것을요.

 

아무튼 갑자기 이런 제 마음이 너무 좋고요..

어떻게 이렇게 별다른 계기도 없이 

밥 한끼 맛나게 먹고 마음이 아주 평안하게 되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네요

 

잊어먹기 전에 언능 이 맘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저녁먹자마자 글 써봅니다

 

 

 

 

 

IP : 110.70.xxx.185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23.12.29 7:54 PM (49.231.xxx.179)

    님과 함께 저녁 한 끼 든든히 먹은 느낌이네요. 고맙습니다.^^

  • 2. 잘 하셨어요
    '23.12.29 7:54 PM (59.6.xxx.156)

    새해에 스스로에게 더 친절한 사람이 되기로 해요.

  • 3. 점점
    '23.12.29 7:55 PM (175.121.xxx.114)

    그럼요 식사의 힘이 얼마나 큰데요
    님을.소중히 여겨주세요

  • 4. 먹는 게
    '23.12.29 7:55 PM (223.38.xxx.4)

    엄청 중요해요.
    그래서 정성 들어간 집밥이 맛있는 거구요.

  • 5.
    '23.12.29 8:09 PM (115.22.xxx.188)

    기분 좋아지는 글이네요.
    정성이 들어간 맛있는 밥한끼 정말 중요하죠.
    이 기분과 에너지 이어나가셔서 어떤 일을 하시든 잘 풀리시길 바래요~

  • 6. ㅇㅇ
    '23.12.29 8:13 PM (125.179.xxx.254)

    제 인생 영화네요
    틈날때 마다 여기저기 홍보하는 영환데 ㅎ
    반가워요
    원글님 감정 너무 잘 알겠어요~
    저 역시 음식이 주는 힘, 즐거움이 인생에서 많이 큰 사람입니다
    특히 남에게 해줄 때 더 즐겁구요
    기분이 안좋았는데 글 읽고 좀 편하네요
    감사해요 ^^

  • 7. 맞아요
    '23.12.29 8:13 PM (118.235.xxx.167)

    대충차려먹는 밥은 배불리 먹어도
    건강이 나빠지더라구요

  • 8. 둥둥
    '23.12.29 8:25 PM (14.53.xxx.8)

    고맙습니다. 음식의 힘.

  • 9.
    '23.12.29 8:25 PM (222.120.xxx.93)

    정성과 진심이 깃든 음식...좋은 에너지를 주지요 글쓴님의 훈훈한 감정도 공감하며 위의 영화도 봐야겠어요

  • 10. ..
    '23.12.29 8:35 PM (106.101.xxx.130)

    맞아요
    정성껏 음식 만들어 먹으면 기운도 나고 기분도 좋아져요 ㅎㅎ
    배달음식 시켜 먹거나 대충 한끼 때우는 것과 확실히 다르죠
    말씀하신 영화. 저도 좋아하는 영화예요.

  • 11. 저요~
    '23.12.29 8:45 PM (119.202.xxx.149)

    이 글 보고 카레 만들었어요^^

  • 12. Dd
    '23.12.29 8:48 PM (210.178.xxx.120)

    바베트의 만찬 제 최애영화인데 어디서 다시보기 할 수 있나요.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도 추천합니다~

    원글님 댓글님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 13. 바베트의 만찬
    '23.12.29 8:52 PM (106.102.xxx.43)

    보고 싶네요
    ㅎㅎ

  • 14. ....
    '23.12.29 8:52 PM (182.216.xxx.223)

    원글님 글 백퍼 공감합니다.
    식구들이 주부들의 정성으로 만드는 집밥의
    소중함을 깨달아야할텐데....
    아무리 밀키트 나오고 인스턴트 발달했다해도
    정성껏 시간들여 정성들여 만든 음식 먹은 것과는
    비교 불가죠.

  • 15. 저도
    '23.12.29 8:55 PM (41.73.xxx.69)

    동감
    맛난 음식은 정말 추억과 기쁨을 행복을 줘요
    아 전 맛난 꽃게탕 알 꽉찬 게장 먹고파요

  • 16. ㅎㅎ
    '23.12.29 9:04 PM (39.125.xxx.74)

    기분좋아지는 글이에요~^^

  • 17. 잘했어요
    '23.12.29 9:06 PM (115.138.xxx.16)

    그렇게 내게 대접하면 됩니다
    갓지은 밥에 소박하게 정성스레 차린 밥상에
    도파민이 나와요
    세상 부러운 것 없구요
    대충 끼니 떼워 버릇하면 자존감도 하락합니다

  • 18. 점심 편의점에서
    '23.12.29 9:15 PM (180.67.xxx.212)

    때운 딸아이가 화내면서 집에들어왔는데
    따스한 갓지은 잡곡밥에 된장찌개 끓이고 나물좀 무쳐냈더니 두그릇 뚝딱비우고 환하게 웃고 평화를 찾네요
    음식 정말 중요합니다

  • 19. ..
    '23.12.29 9:33 PM (223.38.xxx.10)

    오 좋은 소식이네요
    정성스런 식사 싱글인 저도 실천할게요
    마침 엊그데 카레가루 사둔 게 있음

  • 20.
    '23.12.29 9:43 PM (221.143.xxx.13)

    아침 카레 하려던 참이었어요.
    보통 감자만 넣는데 고구마를 넣기도 하는군요.
    정성이라는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에 감동하게 되니 참 신기하죠.

  • 21. ㅇㅇ
    '23.12.29 9:59 PM (106.101.xxx.154) - 삭제된댓글

    일본 거주하는 한국인이 쓴
    요리 에세이에서도 그러더라구요.
    아침 식사를 정성껏 차려 먹으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 22. ㅇㅇ
    '23.12.29 10:00 PM (106.101.xxx.211)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쓴
    요리 에세이에서도 그러더라구요.
    아침 식사를 정성껏 차려 먹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 23. 구름
    '23.12.29 10:01 PM (14.55.xxx.141)

    덕분에 바베트의 만찬 유튜브로 간편 줄거리 봤어요
    재밌네요

  • 24. ㅇㅇ
    '23.12.29 10:24 PM (211.203.xxx.74)

    오 맞아요 정성스런 음식이 주는힘. .
    내년에 외로울 예정인데 정상스런 음식으로 힘내볼게요

  • 25. 그럼요.
    '23.12.29 10:29 PM (124.53.xxx.169)

    고생하는 남편 다 커도 늘 안쓰럽고 사스럽기만 한 아이들 생각하면
    밥 한끼도 소홀히 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점 때문이죠.
    오늘 저녁 간만에 가족이 다 모여서 쟁여둔 게 넣고 된장국에
    안창살 궈줬더니 고기는 그저그래 하면서도 게를 푸짐히 넣었더니 맛있다고
    국은 잘 먹네요. 기운 빠져 있다가도 따뜻하고 맛있는 밥상을 차리고 싶어
    추워도 시장나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못하는 거지요.
    집밥은 사랑이 없이는 맛있을 수가 없어요.
    추운데 님도 따끈한 밥상 자주 하세요.뭣보다 덜아파요.

  • 26. ...
    '23.12.29 10:47 PM (142.186.xxx.188)

    정성 어린 한 끼. 한편에 수필을 읽은 듯해요 감사합니다

  • 27. 동감이에요
    '23.12.29 10:48 PM (118.217.xxx.153)

    첫째아이 사춘기때 아빠와 충돌이 많아 힘들때
    가족들 모아놓고 맛난거 해주면 어느새 다들 화가 풀리고, 미움이 풀리는거에요. 마음도 풀리고요.
    음식이 위안이 되기도 하고...
    좋은글 고맙습니다

  • 28. 저도공감요
    '23.12.29 11:10 PM (125.189.xxx.41)

    맛난 음식은 모든걸 허합니다..
    저도 음식관련 영화 다 봐요..
    위안과 행복감을 주더라고요..

  • 29.
    '23.12.30 2:16 AM (122.36.xxx.160)

    집밥의 힘이네요.^^
    저도 식사준비에 좀 더 공들여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려운 시절에 어머니들이 밥은 먹고 다니냐는 따뜻한 말을 건네고 밥 먹고 가라고 손을 잡아끌던 드라마의 장면들이 흔했던시절이 생각나요.이웃에게 밥을 권하던 시대가 참 좋았어요.

  • 30. 0000
    '23.12.30 8:33 AM (106.101.xxx.210)

    집밥의 힘

  • 31. 가문의 영광굴비
    '23.12.30 5:16 PM (223.38.xxx.244)

    글만봐도 힐링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3738 남자들 왜그러나요 Bib 11:00:43 27
1593737 아일릿과 르세라핌이 폭망각아닌가요 일빠 11:00:20 39
1593736 아이돌 부모가 회사대표한테 갑질하는 것 같네요 1 어이구 10:59:57 38
1593735 요양원 요양병원 수원근처 어디가 좋을까요? 10:59:56 12
1593734 폴더폰 공기계 어디서 살까요? 폴더 10:58:08 23
1593733 뉴진스는 폭망 각 18 ... 10:50:24 896
1593732 장소 추천해 주셨는데 오늘 약속이라 원글을 삭제했습니다. 2 ... 10:47:13 234
1593731 수박 가격이 이렇게 차이 날 수 있어요? 3 세상에 10:45:57 259
1593730 승질나서 다 팔아 치운 ... 10:45:49 392
1593729 넷플 네안데르탈인의 비밀 2 ㅇㅇ 10:43:20 371
1593728 광고영상 좀 기억해주세요 날날 10:42:11 53
1593727 인생 선배님들 좀 도와주세요 5 ㄴㄴ 10:34:20 363
1593726 장윤선- 검찰 인사? 김건희여사 소환은 생각도 하지 말란 시그널.. 2 ㅇㅇ 10:31:23 459
1593725 고등 성적표를 가지고 왔는데요 10 입시 10:28:54 675
1593724 기부 중이시라면 어디에 하시나요? 5 00 10:28:38 181
1593723 제발 직장에서 애낳아라 소리좀 작작하세요 31 ... 10:25:48 911
1593722 [단독]“용산-국방부, ‘채 상병 기록’ 회수한 8월에만 26차.. 1 !!!!! 10:21:06 762
1593721 대학생 아이 증여 10 ... 10:20:53 602
1593720 KFC직영인가요? 매장이 몇개 안돼요. 3 치킨 10:20:18 385
1593719 대치동 아파트 보고있어요 3 이사 10:18:00 863
1593718 동물병원 왔는데 4 봄날 10:16:14 406
1593717 고유정 다큐프로 보는데 4 ㅇㅇ 10:15:58 932
1593716 대형마트 어디? 1 궁금 10:13:34 291
1593715 뉴진스 부모들이 나선 이유 25 윌리 10:08:43 2,007
1593714 간헐적 단식.. 어마어마한 두통 10 가을여행 10:08:17 1,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