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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우리 강아지 동공에 지진이 나냐면

.. 조회수 : 2,583
작성일 : 2023-12-07 20:34:41

우리 강아지가 아랫집 할아버지집

대문 옆 허름한 개집에서

실외견으로 1살을 살아냈어요

처음 만났을 때

4달 가량된 아기 강아지가

목줄에 묶였는데도 천진난만하게

프로펠러 꼬리를 돌리며

방글방글 웃는데

제 애간장을 녹이더라구요

 

매일 이 녀석을 찾아가서

간식을 먹이고 커가는 걸 안타깝게

지켜보던 나날들 ...

6개월간 다리가 한뼘이나 길어졌는데

강아지가 더이상 웃지 않았어요

표정이 시크? 아니 시니컬해졌어요

어른처럼 쎈척하고... 씩씩대기도 하고요

실외 환경을 맨몸으로 다 이기며 살려니

큰강아지처럼 굴더라고요 (중소형견인데)

아기 때부터 봐서 그런가

매일 가면 안아줬는데

그 때만은 얼른 품 안으로 들어와

얌전히 있었고요 (이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어찌 인연이 되어

내가 집에서 키운지 2년이 다 되가는데

이젠 쎈척 하질 않아요

화초처럼 애지중지 금이야 옥이야 키우니

원래 겁쟁이에 소심하고 예민한 강아지본성이 나와요

산책 때도 내 뒤꽁무니 따라 다니다

뭐가 이상하다 느끼면 안아달라고 펄쩍펄쩍 뛰어요

 

이런 소심한 애를 두고

출근하면 ....

집안에 뭐 하나 건들지 조차 않아요

하루 종일 딱 한자리에 돌부처처럼 앉아 있는 건지...

최애 공조차도 안 만지더라고요

 

이런 경우도 분리불안 증세라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요즘 좀 변했어요

 

외출해서 돌아와보면

요즘은 가끔 (매일은 아니고)

쿠션을 가지고 놀았는지 쿠션이

나동그래져 있거든요

공놀이 다음으로 좋아하는 놀이 같아요

마운팅..

 

마운팅 하라고

아멜리아라는 이름의 갈색푸들 그림이 있는

쿠션도 일부러 사줬어요.

그런데 얘가 내 하늘색 쿠션을 갖고 놀면

"그만해" 하며 혼냈더니

동공이 흔들리며 당황해 하고

마운팅 하면 혼난다는 인식이 생겼어요

 

그래도 얼마나 재미난지

본능인지 ...계속 하더라구요

가끔은 내가 설거지 하는 등뒤에서 몰래 .. 

그리고 특히 내가 사워하러 가면 ... 

얘가 아주 신나게 하나봐요

 

어제도 샤워 하고

문을 탁 열었는데

우리 강아지....

이 놈 아주 그냥

욕실 앞 1.5미터까지

슬라이딩해서 왔는지

동공은 지진.... (엄마야 .... 이런 표정에)

몸은 얼어붙은 듯 굳어서

죄인 마냥 우두커니 서 있고

내 하늘색 쿠션은 저쪽에서 뒹굴고

 

아주 꼴이 안쓰러울 지경인데

한편으로 되게 웃기는 놈이다 싶어요

뭔가 한마디 해야 할 거 같은데

소심한 동공지진은

미안한 맘이 들게 해요ㅎㅎ

 

저러지 않아도 되는데

어떻게 이해시켜야 되나요??

햐... 참

 

IP : 121.163.xxx.1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운이
    '23.12.7 8:37 PM (114.204.xxx.203)

    난리부르스 던 녀석이
    11살 되어가니 잠만 자네요
    산책 2시간도 좋아하더니 이젠 10분이면 집으로 들어기고요
    너도 나도 늙는구나 싶어서 슬퍼요

  • 2. 이거 자랑이죠
    '23.12.7 8:38 PM (121.134.xxx.200)

    넘 행복하시겠어요

  • 3. 하~
    '23.12.7 8:39 PM (125.178.xxx.170)

    예전에도 글 올리셨죠.
    그 녀석 참말 좋은 엄마 만났어요.
    지금처럼 내내 행복하시길 ㅎ

  • 4. ..
    '23.12.7 8:41 PM (121.163.xxx.14)

    우리 강아진 2살인데
    에너지가 많은 녀석은 아니에요
    산책도 최대가 1시간인데
    그것도 중간에 벤치에 앉아 주변 구경하기가
    10-15분 하고 그래요
    자주 저러지 않는데
    제 눈치 보는 게 … 안그래도 되는데 ..;;;

  • 5. ㅇㅇ
    '23.12.7 8:42 PM (211.203.xxx.74)

    너무 예뻐요
    님댁의 강아지 동공지진난 눈 얼음땡이 된 몸
    상상하며 읽었어요
    엄마를 너무 좋아하나봐요

  • 6.
    '23.12.7 9:37 PM (211.206.xxx.130)

    복 받으세요.

    실외 개집에 묶여
    추운 겨울
    더운 여름 살아남아야 되는
    댕댕이들 너무 가여워요 ㅜㅜ

  • 7. ㅜㅜ
    '23.12.7 10:02 PM (1.224.xxx.182) - 삭제된댓글

    유기견친구들이 커서 오면 애들이 저렇게 눈치보더라고요.
    습성?같은 게 은연중에 남나봐요.
    저희집 강아지는 10년째인데요, 첨엔 자꾸 옆눈으로 눈치봤어요 엉엉ㅜㅜ 넘 안쓰러워더 더 잘해줬더니 본성이 드러나고 이제 무소불위 아무 눈치도 안보는데..한참 걸렸어요.
    근데 아직도 암 생각없이 뒤에서 쓰다듬으면 깜짝 놀랄때가 많아서(맞고컸는지..에구ㅜㅜ속상) 쓰다듬을 때는 늘 손 먼저 보여주거나 살짝 갖다대고 쓰다듬거나 해요.
    이건 10년 같이 살아도 안고쳐지는듯..
    근데 저희 강아지는 분리불안이 심해서 혼자 못있고 엄청 짖거든요. 원글님강아지는 안 짖는 분리불안인가봅니다.

    눈치 자꾸 보게 하지마시고 쿠션 그냥 헌납하세요ㅋ 그 쿠션으로 같이 터그놀이도 하고 던지기놀이도 하면서 자기꺼라는거 인식시켜주면 눈치 안볼거 같아요. 아님 눈치볼 때 같이 눈 쳐다보지 마시고 슥~딴 데 쳐다보세요~
    그게 개들 언어로 괜찮아 라는 의미라 하더라고요.

    마운팅은 묶여지낼 때 할일이 넘 없으니 그걸 놀이로 인식했나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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