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매 둘째입니다.
둘은 미혼이고 저만 결혼했어요.
경제적으로 부유하진 않지만 여유있는 편이라 자식 모두 직장이 있어도 부모님 카드 한장씩 받고 생활비 쓰고 있고요. 아빠 외벌이고 엄마는 가정주부 십니다.
각종 보험료, 휴대폰요금 등 기본 고정비까지 다 부모님이 내주시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혼먼저한 저 빼고요.
심지어 첫째언니는 7억정도 되는 아파트 대출끼고 집도 사줬습니다. 저는 결혼당시 1억조금 넘게 받았고 집은 남편이 해왔고요.
저는 결혼한 뒤로 부모님 카드 반납하고, 제 보험료도 제가 납부하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몇천만원 짜리 주식을 언니와 동생 명의로 사줬다더라고요. 저 빼고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제가 시집을 잘갔습니다. 시댁이 저희집보다 훨씬 더 부유해요. 시댁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시기 때문에 친정에서 저에게 쓰는 돈보다 결혼정령기 놓친 언니와 남동생에게 집중하는 거 이해합니다. 여기까진 불만없어요.
결혼당시에 1억 정도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상시에 남편이 저희 부모님께 굉장히 잘해요. 작은거 하나부터 열까지 많이 챙겨드리고요. 매달은 아니지만 꼬박꼬박 용돈에, 비싼 제품은 아니지만 선물도 자주 사드리고, 과일 생활용품 등등 작게 크게 저희집에서 해드리는게 많습니다. 휴대폰을 바꿔드린다거나, 탭이 필요하다 하여 드리거나, 저는 안입는 깨끗한 옷도 정말 많이 줬고요, 종종 사드리기도 하고, 언니랑 엄마에게 사드린 건 아니지만 2-300만원짜리 명품가방도 한개씩 줬고요. 정말 자잘하게 늘 친정에 잘했어요.
꾸미기 좋아하는 엄마가 머리끝 부터 발끝까지 다 제가 주고, 제가 사드린 옷과 소품을 주로 하십니다.
사준 모자, 비싼 주름옷 상하의, 스카프, 신발, 가방까지요.
이번에 보험 두개 정리하면서 제 환급금이 각각 100만원, 200만원 정도 발생했습니다.
아빠가 내주신 불입금도 있어서 총 300만원 들어오니 남편과 상의해서 100만원 정도 엄마 지갑 사드릴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엄마한테 200만원 받았다 했더니 웃으면서 농담식으로 반주냐더라고요. 물론 계약자와 어느정도 불입자가 아빠시긴 하지만 일단 내 보험이고, 아직 미혼인 언니는 저리 받아가는데 이정도는 제가 가져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선물은 사드릴 생각이였지만요. 그리고 엄마가 지인에게 제 보험을 둘 다 들어놔서 정리하느라 고생도 많이했고요. 그래서 아니~ 나할건데? 하고 처음엔 저도 농담인 줄 알고 웃고 넘겼습니다.
근데 계약자가 엄마이다 보니 나머지 보험 중 한개를 제가 정리하는 과정 중 환급금 언제 들어오냐 했더니, 이미 엄마한테 들어갔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엄마보고 돌려달라 했더니 반반하자 이러시더라고요.
좀 정이 떨어집니다. 물론 아빠가 보험비를 결혼전까지 내주시긴 했지만 이건 내 보험이고, 결혼한 근 3년간 제가 냈고, 결혼하고 나서 시댁에서 지원을 정말 많이 받았지만 정말 친정에서 땡전 한 푼 받은게 없습니다. 납부해주신 아빠도 흔쾌히 보험환급금 너 다 가져라고 했고요.
물론 결혼한 자녀에게 지원해주는게 당연한게 아닌건 압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불만도 없었고요. 보험금도 부모님이 내주신 몫이 더 많아 보험금만 따지자면 당연히 반 이상 드려야 하는 것 저도 잘 압니다. 그러나 저는 언니랑 동생한테는 금전적으로 심적으로 마음을 많이 쓰면서, 같은 자식인 저에게는 결혼을 이미 하고 시집을 잘갔다는 이유만으로 금전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심적으로도 저를 너무 등한시 하는 것 같은 느낌에 내심 섭섭함이 컸습니다. 그래서 그런 작은 돈으로 부모님의 저에 대한 마음이 그런 마음이 아닐거라고 마음을 위로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너에게는 지원을 따로 해주진 않지만, 너도 돈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은 딸이라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 증명받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근데 나머지 자식들에게는 몇천만원, 몇억을 지원(및 지원예정)이면서 보험 환급받는 딸에게 겨우 50만원 마저도 달라고 하는 엄마에게 너무 큰 섭섭함을 느꼈는데 제가 너무 못된 딸인가요?
제 성격에 어련히 알아서 달라고 안해도 챙겨드릴텐데, 이거 제가 받는게 그리 아까울까요? 어렸을 때 부터 셋 중에서 차별도 많이 받았다 생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고 나서 친정에 나름 잘해드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는데 그 적은 돈 가지고도 바라는 부모님 모습보니(아빠 말고 엄마요) 잘해드리고 싶었던 마음이 사라집니다.
제가 못되고 속좁은 딸 같으면 가감없이 말씀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