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고 1 이예요.
방에 먹을거 가져다 주면서 제가 엉거주춤 침대 앉아 말하는 시늉을 하니까 먹을때 엄마가 쳐다 보는게 불편 하다는 군요...혼자 음악듣고 폰좀 하고 싶은데 엄마가 들어 앉았다는 거겠지요..
그러면서 엄마 아빠는 덜 불편하지만 (왠지 그냥 예의상 그리 하는 말 같음) 자기는 사람과 관계 맺고 의사 소통 하는데 엄청 에너지 소모를 해서 피곤하데요...
근데 저희 애가 연설대회 나가서 상도 타고 학급에서도 가끔 촌철살인을 날린다거나 그러는 걸로 알고있거든요.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구요. 선생님과 상담할때 저희애가 질문도 활발하게 한다고 얘기를 들어서 외향적인줄 알았는데 그런 일련의 행위에 큰 에너지가 소모 된데요.
원래는 내향적이고 시니컬 한데 그러면 안될거 같아서 낄때 끼고 빠질때 빠지면서 그냥 상황 봐서 한마디 던지고 그럼 애들이 재밌어 하고 자기도 무난히 학교 생활 할수 있다고 하네요.
방학때 땀흘릴려고 격투기 운동 잠깐 다녔는데 격투기로 힘들게 운동하는거보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외향적인척 하는게 200배나 더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하니 ...
니 성향대로 살면 되지 않느냐고 하니 찐따 되기 싫데요....그런 에너지 조차 소모를 안하고 가만히 혼자만의 세계에서 머물면 안될거 같다고요. 그래서 힘들어도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데요. 하긴 다들 그렇게 살기는 하죠.
하지만 이 아이는 이제 고1인데 ...그동안 거의 제게 이런 얘기를 안했는데 오늘 잠깐 속내를 얘기 하네요...
아이방에 들어가는 것도 조심스러워요... 혼자 있고 싶어 하는데 괜히 들어가서 이말 저말 제가 주저리 하면 아이는 억지로 그런 말 들어주고 제 장단 맞춰줘야 할까봐서요.
아이는 살갑진 않지만 부모에게 예의 바르고 아빠를 존경해요. 아빠가 우리 식구 먹여 살려준다고 ...
제가 뭘 도와줘야 할건 없을까요. 이제는 훌쩍커서 저런 속내를 말하네요..
82에 지혜로우신 분들 많아 엄마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 구해봅니다.
그냥 가만히 지켜보기는 할건데 혹시 몰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