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라 친정에 왔어요.
자다가 깨서 해소되지 않은 엄마에 대한 미움을 글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이렇게 글로 정리하면 제 미움이 좀 나아지려나요.
엄마는 돈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고 억척스러운 분이에요. 그렇다고 직장생활을 하신 것도 아니면서 외벌이 아버지의 변변찮은 벌이로 딴주머니로 2억을 만드셨어요. 그러자니 아버지와 돈으로 인한 다툼이 잦았고 어린 시절 그걸 보면서 늘 불안했어요. 하지만 자식들에겐 늘 자기가 그 돈 안 만들었으면 니 아빠는 자식들한테 손 벌릴 사람이라며 아버지를 무능한 사람으로 깎아내리기 바빴죠. 본인은 지인들과 놀러도 잘 다니고 하고 싶은거 다 하면서 아버지는 제대로 돌보지 않으셨어요.
엄마는 매사 부정적이고 남 험담을 좋아하세요.
좋은 맘으로 누구 한번 칭찬하는 걸 본 적이 없고, 자식들에게 조차 사소한 애정 표현, 격려나 고마움의 표현을 하지 못하세요. 물론 당신도 그런 대우를 받고 자라지 못한 탓이겠죠.
엄마는 남의 말을 안 들으세요.
음식을 권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싫다고 해도 왜 그러냐며 끝내 본인 뜻대로 접시에 담아줘야 직성이 풀리세요. 본인이 한번 생각하면 그렇게 해야해요.
잔정도 참 없으시죠. 아버지 돌아가시기 1년전 요양병원 계실 때 일주일에 한번 면회가면 도착해서 한두마디하고나면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 있으니 가자셔요. 아버지 상치르고 친정에 오니 일주일도 안 지나서 영정사진도 버리셨어요.
물론 이제 80줄에 들어서신 엄마를 보면 얼마나 사시려나 잘해드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다가도 이렇게 해소되지 않은 미움이 불쑥불쑥 올라와서 뾰족한 말을 하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돌아옵니다. 언제까지 이런 일을 반복하게 될지 답답하기도 하고 오십줄이 되서도 극복하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잠이 안 와서 길게 적어 봤어요.
내일은 말을 좀 아까다가 집에 돌아가야겠어요.